커리어코칭 (11) – 시간의 시험을 견뎌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제가 너무나 존경하는 박사님이 계시는데요. 한번은 이 분이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구요.

인생은 강한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야!

제가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드리려는 분들은 주로 아직 인더스트리 경험이 없는 – 인턴쉽 같은 것 말고 Full-time employment experience를 말해요 – 대학원생 혹은 포스닥 분들입니다.

이 분들로 말씀드리자면 한국인 중 상위 1%의 브레인들이고 미래가 아주 창창한 – 아니 짱짱하다고 해야할까요? – 분들입니다. 다만 너무나 가방끈이 길어지다보니 자신의 가방이 어디에 있는지 가끔 안 보일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있을 뿐 실력으로만 따지면 앞뒤 가릴 필요도 없는 넘사벽 스펙의 소유자들이십니다. 전지구적인 관점에서요.

그럼 이런 분들을 모셔 가야할 것 같은데 현실은 어찌된 영문인지 모셔가기는 커녕 “이래서 안된다. 저래서 어렵다“는 둥 부정적인 조언을 엄청 많이 받게 되십니다. 정말 그럴까요?

저는 이것을 단순히 시간의 시험을 견뎌야 하는 문제로 보입니다. 시간의 시험이란 자신의 시간이 올 때까지 준비하며 기다려야 한다는 뜻이죠.

무슨 일이든 안되는 이유는 백만가지가 넘습니다. 되게 하면 사실 이유가 없어요.

지금 현재 인더스트리에 계신 분들은 뭔가요? 아주 너무 천재적이라서(?) 잡을 잡으셨나? – 설마?

그런건 아닐거에요. 많은 분들이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는 말을 많이 하시고 또 그렇게 들으셨을텐데 저는 이게 약간 카더라통신에서 나온 뉴스가 아닌가 싶어요.

지금까지 회사에 가신 분들은 제가 알고 있기로는 한국인 네트워킹으로 가셨다기 보다는 거의 순전히 자신의 Pedigree에 의해 회사에 가신 분들이 많은 걸로 알아요. 다시 말하면 자기가 다니던 대학원이나 포스닥 연구실이 원래 인더스트리에 많이 가는 랩이었던 거죠. 미국인 네트워킹이 작동을 한 것으로 봐야해요.

저도 그렇거든요. 본래 혼자 있기를 즐기는 – 고독의 찬가를 부르는 – 성격이어서 특별히 인더스트리를 가는데 네트워킹까지 필요했으면 지금 서바이벌을 못했을거에요. 그냥 저의 Pedigree가 저를 인더스트리로 자연히 인도한 것일 뿐이죠.

혹시 2008년 금융위기 이전과 그 이후에 잡마켓이 바뀌어서 금융위기 이전에 첫직장을 잡았던 저와 그 이후에 잡을 잡았던 분들이 다른 여건이었을 수는 있지만 글쎄요 제가 보기에는 금융위기 이후에도 Layoff가 훨씬 많았지 특별히 채용이 늘지는 않아서 아마 네트워킹이 있든 없든 특별히 도움은 되지 못했을 것으로 생각해요.

오히려 당시 한국으로 네트워킹을 타고 귀국하신 분들은 많으실 수 있겠네요 – 만약 이걸 네트워킹이라고 하는거라면.

미국에서 네트워킹을 할 때 우리는 미국사람들 하듯히 한명에 3, 4분 얘기하다가 다른데로 넘어가고 이런 거 잘 못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면 미국인들이나 유럽인들은 우리를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이 99%일거에요. 제가 이름을 줄여서 하는데도 엄청 헷갈려 하거든요.

그래서 네트워킹을 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얼마나 장기냐면요 (?) – 내가 인더스트리에서 액티브하게 일하는 한에서 – 즉, 오래 서바이벌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서만..

20대말, 30대의 젊은 분들에게 50대는 굉장히 먼 미래로 보일 수 있지만 Long-term drug discovery 세계인 바이오텍에서 실력을 보여주고 자신의 일이 결과로 손에 잡히려면 어느새 50대에 접어드는게 이 업계의 생리이고요 건강이 허락하면 70대까지도 일을 하는게 바이오텍에서는 사실 자연스러워요. 지금도 제가 아는 분들 중에 그렇게 일하시는 분이 계시고요 지금 젊은 분들의 시대에는 아마도 경력의 길이가 길어지면 길어지지 짧아지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하는 것과 인더스트리 커리어를 이루어가는 것도 비슷합니다. 첫해에 연구가 잘되서 Top 논문까지 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요? 보통은 연구의 우여곡절을 통해서 몇년간 연구를 진행하다가 연구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꼬리를 물고 연구결과가 나오기 시작하잖아요? 시간의 시험을 견뎌야 좋은 논문이 만들어지는거죠.

인더스트리도 그래요. 시간의 시험을 견디며 어느 기간 서바이벌을 해야합니다. 그 서바이벌 기간동안 함께 서바이벌한 동료들은 인종과 상관없이 나의 소중한 네트워크가 되고요 그런 생존력 강한 네트워크들이 함께 또 더 강한 적자생존의 늪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어차피 지금 보스턴이나 샌프란시스코, 뉴욕 같은 바이오텍 클러스터들은 좋은 젊은 인재의 유입은 매우 잘되고 있고 벤처캐피탈의 자금력은 거의 무한대로 있는 걸로 보이고 (제가 보기에 한국과 비교해서) 이제는 좋은 Seasoned Scientists, Engineers, Talents (경력이 화려한 인더스트리 과학자들)도 아주 많아졌거든요.

따라서 지금 남아있는 과제는 Disruptive Innovation을 할 Venture-Minded Talents가 얼마나 있느냐가 그리고 New Scientific Discoveries 중에서 Medical Application이 진짜로 가능한 것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 같고요 오랜 기간 검증된 네트워크가 함께 이런 기회를 함께 만들어가게 될 것으로 생각해요.

네트워크를 하시든지 잡 인터뷰를 하시든지간에 너무 단기간에 목적을 실현하려고만 접근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잡 인터뷰가 안되시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그 관계는 유지를 하시도록 노력하세요. 인터뷰 중에도 좋은 만남은 있을 수 있습니다. 모든 건 시간이 걸리고 네트워크도 마치 좋은 친구나 좋은 애인을 만나듯 1년에 한명 정도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공들이는 노력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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