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RNA (리보핵산, Ribonucleic Acid) 와 관련된 혁신적인 분야에서 오랜기간 몸담게 된 것은 일개 과학자가 가질 수 있는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RNA 분야가 혁신적인 분야가 되기까지에는 정말 오랜기간 수많은 과학자들, 벤처캐피탈리스트, 혁신적인 창업자 (Entrepreneur), 빅파마 (Big Pharmaceutical Companies) 및 정부의 협력과 노력이 만든 결과입니다. 2021년말부터 mRNA – 메신저 RNA – 백신이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 (FDA)로 부터 EUA (긴급신약사용승인, Emergency Use Authorization)을 통해 Pfizer/BioNTech의 백신 Comirnaty와 Moderna의 백신 Spikevax가 코로나백신의 확산을 크게 맞을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전세계 거의 모든 사람들이 RNA의 시대가 왔다는 것을 믿든지 안믿든지 간에 자각하는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2010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이와 상반된 분위기여서 RNA 신약 개발은 거의 사망선고를 당했다고 하는 자조석인 기사들과 논문들이 많이 나오던 때도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정말 빙산의 일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신약개발을 해야하는 과학자들은 거의 종교적인 수준의 신념을 갖지 않고서는 이렇게 오랜기간 자신들의 과학적 커리어를 될지 안될지 모를 미지의 과학에 헌신하기는 너무나 어렵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RNA와 DNA의 기본물질인 뉴클레오사이드 (Nucleoside) 화학 합성 연구에 오롯이 몸담을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서 AIDS치료제 개발연구와 C형 간염치료제 개발 연구에 깊숙히 연관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있어서 너무나 큰 즐거움이었고 또 보람된 일이었습니다. 비록 이들 치료제 개발을 통해서 C형 간염치료제였던 Uprifosbuvir (MK-3682)가 미국 임상 3상에 진입한 것이 가장 상용화에 근접한 것이었고 상용화 자체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Merck사의 시장전략적 접근에 의한 임상개발 중단결정이었지 약 자체의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에 아쉬움도 큰 반면 보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 이후 이 약물의 개발에 대한 좋은 논문들이 Merck 연구원들의 땀과 노력의 결과 좋은 논문들로 나오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은 저로서는 큰 기쁨입니다. 저 또한 이 분야의 많은 논문들을 냈고 특허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Nucleoside (2) – Uprifosbuvir MK-3682
또한 오랜기간 뉴클레오사이드 연구를 하고 논문을 읽으면서도 항상 느꼈던 RNA에 대한 깊은 갈증을 예일대학교에 포스닥으로 일하면서 나름 해소할 수 있었고 Riboswitch라고 하는 새로운 유전자조절 메커니즘 연구에서 좋은 논문들을 낼 수 있었고 그 기간동안 뉴클레오사이드 합성연구 뿐만 아니라 RNA 연구에 대해서도 4년여의 기간동안 너무나 훌륭한 RNA 연구자들과 교수님의 지도 속에서 매주 매일 토론하고 목소리를 높여가며 또 어떤 때에는 좋은 친구로서 같이 East Rock에 올라기서 놀던 시간들도 기뻤던 순간들이었습니다.
지금은 Moderna사에서 아주 초기단계의 개발단계부터 조인해서 이제 Fortune 500기업 중의 하나로 성장할 수 있기까지 8년간 새로운 혁신 기술인 메신저 RNA (Messenger RNA) 연구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저에게는 너무나 큰 과학자로서의 자부심이자 자산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코로나 백신인 Spikevax는 전세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초단기 개발부터 상용화까지 이른 약물일 뿐만 아니라 매년 20조원의 메출을 내는 초대형 블록버스터 약물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메신저 RNA 백신을 개발하고 상용화가 되었기 때문에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이 열렸고 이것은 거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의 미래가 밝아졌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Science, Nature, Cell등 세계 최고의 과학논문에 등재되는 논문들 중에서 RNA를 찾아보는 것이 이제는 아주 흔한 일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 몇년간 시작된 많은 획기적인 바이오텍 기업들이 RNA 기반기술을 바탕으로 세워지고 있다는 것은 저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것이고 흥분되는 일입니다.
저와 함께 일했던 수많은 동료들은 과학적 자질 뿐만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 겸손함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대담함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무수히 어리석은 질문을 던지는 저에게 언제든 활짝 웃으며 신나게 저를 위해 소중한 그들의 시간을 할애해서 서로 돕고 웃고 즐거는 것이 이제는 너무나 소중한 나의 일상이 되었습니다.
메신저 RNA의 초기단계부터 상용화까지 그 어려웠던 터널을 함께 지나왔던 저의 수많은 동료들은 편안함을 뒤로하고 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새로운 스타트업에 조인해서 열심히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 그들처럼 또 새로운 도전의 자리에서 매일 매일 질병에 신음하고 좌절하는 전세계의 수많은 환자들과 가족들 그리고 의료진들을 위해 조금더 나은 치료제와 백신 옵션을 제공하고자 불철주야 노력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해 봅니다.
30여년간 과학자로서 일하면서 배우고 경험한 RNA 기술혁신의 얘기들을 조금씩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저의 일천한 지식이 너무나 협소하고 지엽적이어서 모든 얘기를 다 나눌 수 없겠지만 그나마 조금이라도 RNA 치료제 개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나 환자분들, 그분의 가족분들 그리고 의료진 분들에게 혹시 작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이 글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어나가 보려고 합니다.
과학적인 내용들이지만 너무나 전문적인 용어들에는 나름 필요한 추가 설명을 붙여서 쉽게 이해하실 수 있게 애쓸 예정이고 쉽게 설명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비과학적인 내용전달을 피하기 위해서 그에 맞는 근거 논문들을 링크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신문이나 뉴스에서 RNA에 대한 얘기를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모두가 RNA에 대한 용어에 대한 친근함을 느낀 나머지 마치 RNA를 잘 알고 있는 듯 착각을 할 수 있는데 사실 자주 듣는 것과 제대로 아는 것은 매우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적인 내용을 과학자가 아닌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돕는 것이 과학자가 할 수 있는 도리라고 생각이 들고 그것을 위해 어떻게 하면 좀더 잘 이해하실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혹시 잘 이해가 안되시는 부분이 있으시면 답글이나 이메일 mailto:BostonDrLim@gmail.com 로 알려주시면 참고해서 계속 수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습니다. 누구든지 이 약이 만병통치약이라고 하는 순간 그것은 사기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RNA 혁신 기술도 만병통치는 아니며 이 기술이 가능한 분야가 확실히 있는 반면 불가능한 분야도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기술의 한계점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또 새로운 혁신 기술을 낳을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됩니다.
이 시리즈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 Antisense Oligonucleotides
- siRNA Oligonucleotides
- mRNA Therapeutics
- Gene Editing
- RNA Editing
- Gene Writing
- RNA-Targeting Small Molecules
- Gene Therapy
- Cell Therap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