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코칭 (19) – 내가 대기업에서 배운 것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저는 운이 좋게도 첫직장을 한국의 대기업에서 했는데요 제가 있을 때보다 훨씬 큰 기업이 되었습니다. 그 회사는 제가 인생을 설계하는데 있어서 좋은 이정표를 준 것이 많이 있는 고마운 직장이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리운 고향과 같은 곳이기도 합니다.

첫째는 퇴직관리입니다.

처음 신입사원 연수할 때 여러가지 교육을 받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이 말이 나왔어요. “퇴직관리”

“직원은 일정 기간 기여를 하고 회사를 떠난다.”

이 말에 흥분해서 언성을 높이기도 했었는데요.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이걸 가르쳐 준 그 회사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직장인에게 떠나는 날이 온다는 것을 알고 일을 하면 경제적 자유를 일찍 누릴 수 있기 때문이죠.

둘째는 수펙스 (Supex – Super Excellence의 합성어)라는 걸 배웠는데요.

이것은 무엇이냐하면 미래의 최고 절정의 나 (이데아의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원래는 이 개념은 기업이 선도업체를 따라잡고자 할 때 보통의 경우에는 그 선도업체를 벤치마킹을 해서 따라 가려고 하는데요. 그렇게 하면 결코 그 선도업체를 따라 잡을 수 없다는 거에요. 그 선도업체를 넘은 어떤 가상적인 최고의 회사를 상상하고 그 회사를 이기려고 덤벼야 선도업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개념이었는데, 이 개념을 지금도 몸에 배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항상 현실의 누구 혹은 어떤 자리 혹은 어떤 회사를 벤치마킹하기 보다는 이루어야 할 목표의 절대적인 기준을 두고 그것을 이루려고 노력해 온 것이 좋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셋째는 투자에 대한 개념을 잡게 된 것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왜 대기업이 소기업에 따라잡힐 수 있느냐? 를 너무 잘 배운 것 같아요. 대기업은 회사의 규모 때문에 장기적으로 신규사업에 투자를 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었어요. 저는 연구원이었지만 신규사업부 소속이었기 때문에 사장님이 계시는 임원보고에 간 적이 있는데요 저희가 보고하기 전에 큰 규모의 기존 사업부 보고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는 신규사업이니까 당연히 사업규모가 작았지만 이익률은 높았는데 임원님들의 마음에는 이미 없더군요. 그래서 그 때 깨달았죠.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회사에서 해야 한다!” 벤처캐피탈에 가고 스타트업을 전전하는 이유입니다. 하하

넷째는 좀 생뚱맞는 것인데요 5년이에요.

제가 그 회사를 5년을 다니고 나왔는데요. 5년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그 안에 다 이룰 수 있는 것은 이룰 수 있고 그 이후부터는 그동안 심은 노력을 따먹는 기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덤인 것이죠. 결국 5년정도 투자해서 그 이후부터는 그 결실을 따 먹으며 살아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또 회사가 크든지 작든지 간에 어떤 결과가 나오려면 적어도 5년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 기간이 지나면 결과가 나오기 시작하더군요. 꼭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라 미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에도 5년이 지나면 서서히 노력하고 애쓴 결과가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5년을 항상 저의 기준점으로 봅니다. “5년간은 투자기간, 그 이후는 열매를 거두는 기간” 이렇게 말이죠.

다섯째는 글로벌화 (Globalization) 에 대한 것입니다.

신입사원연수 프로그램이 3개월간 진행이 되었는데요. 그 중 한달은 일본어 학원을 다녀서 책 한권을 떼는 것이었고요 그 기간동안 2명이 한팀씩 일본연수계획을 짰습니다. 일본연수계획은 우리 마음대로 짜면 되었구요. 1인당 14만엔씩 2명이면 28만엔을 1주일간 일본에서 사용할 수 있어서 자금은 충분했어요. 이 일본 연수 기간 동안 저는 오사카대학, 교토대학 그리고 도쿄대학교를 다니면서 한국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그 기간동안 여러가지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은 객관식이었는데 마지막 문제는 주관식으로 한국에 대해 드는 것을 쓰라고 했어요.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것을 쓰더라구요. 일본에서는 남한과 북한 모두에 대한 뉴스가 매일 나옵니다. 이 경험을 통해서 느꼈던 것은 기업이 글로벌화 하려면 해외로 반드시 나가는 길 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나가서 직접 그들을 만나면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이 계기가 된 걸까요? 저는 외국에 살고 있군요.

여섯째는 직장 입사 동기에 대한 생각입니다.

먼저 동기들아, 미안하다. 제가 회사를 퇴사하고 나니까 입사 동기들과 만날 일이 없었습니다. 결국은 대부분 남이더라구요. 그래서 직장 동료는 그냥 있을 때에만 동료이지 꼭 중요한 나의 인생의 동반자는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장 동료는 떠나면 어차피 남이고 잊혀지기 때문에 적당히 잘 지내다가 헤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만 이런 생각이기를 바랍니다.

일곱번째는 결정에 대한 생각입니다.

살다 보면 여러가지 결정을 하게 되지요. 그런데 그 결정의 결과는 당장 나타나지 않고 보통은 꽤 시간이 흘러야만 진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더라구요. 대부분은 수십년이 지나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정은 반드시 스스로 해야 하고 그 결정에 대해 스스로 믿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누구도 대신 해 줄 수 없고요. 조언은 구하되 결정은 본인이 하고 밀고 나가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여덟번째는 첫 직장이 주는 고마운 마음입니다.

제가 이런 좋은 기업에서 첫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참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첫 직장을 통해서 인생의 중요한 커리어를 쌓게 되고요, 결혼자금 마련을 통해서 가정을 이루게 되고요 그리고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첫 직장은 항상 저에게 중요한 곳입니다. 지금도 그 고마운 마음은 변함이 없습니다.

아홉번째는 대기업이라는 곳에 대한 생각입니다.

회사를 다닐 때는 한국의 굴지의 대기업이라는 곳이 되게 크게 느껴졌습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대리까지 있었으니까 뭐 당연하죠. 그런데 이제 돌이켜보니 그저 작게만 느껴지더라구요. 마치 어릴 때 초등학교 운동장이 굉장히 크다고 느끼다가 큰 이후에 가보면 한없이 작은 운동장을 마주하는 느낌이랄까요? 아마 그만큼 제가 커졌기 때문이겠죠. 영원히 큰 존재는 없겠구나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 자신을 포함해서요.

마지막 열번째는 경영자의 철학과 삶에 대한 생각입니다.

제가 다닌 대기업의 경영자이신 오너께서는 경영에 대한 철학이 확고하신 분이셨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공부하도록 경영원칙 교재를 만드셔서 우리가 그걸 외우고 공부하고 토론하게 하셨죠. 경영자의 철학과 삶은 직원들의 철학과 삶에도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요. 좋은 경영자와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만큼 큰 복인 것 같아요. 미국에서도 직원들 중에서 과거에 좋은 경영자와 함께 일한 찬란했던 과거를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얘기하는 걸 듣습니다. 그만큼 좋은 경영자의 철학과 삶은 직원들의 삶에 평생 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적다보니 10가지나 되었네요. 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는 거름이 되어주고 가정을 꾸릴 수 있게 해 주고 지금의 제가 있게 해 준 첫 직장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화이팅!! 을 외칩니다. 그 회사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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