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NA Virus
바이러스는 유전자의 형태에 따라 크게 DNA Virus와 RNA Virus로 나뉜다. DNA Virus로 대표적인 것은 B형간염 바이러스 (HBV, Hepatitis B Virus)와 Shingles를 일으키는 VZV (Varicella-Zoster Virus), HSV (Herpes Simplex Virus),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 (Herpes Papilloma Virus) 등이 있다. DNA Virus는 인간의 DNA에 삽입 (insertion)되거나 circular DNA 형태로 존재하면서 몸의 면역이 약해졌을 때 계속해서 발현하고 평생 질병을 일으킨다. DNA는 유전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혹시 돌연변이가 생기더라도 교정할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있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잘 생기지 않는다.
반면 RNA Virus는 유전정보를 DNA가 아닌 RNA 형태로 가지는 바이러스를 말한다. RNA 바이러스에는 코로나 바이러스, C형간염 바이러스 (Hepatitis C Virus), Ebola Virus, Zika Virus 그리고 RNA에서 DNA를 만드는 Retrovirus인 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등이 있다. RNA는 교정 메커니즘이 없기 때문에 돌연변이가 쉽게 일어나고 따라서 변종이 아주 쉽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HIV의 경우에는 1987년에 팬데믹이 있었는데 그 후 지금까지 백만개 이상의 변종이 있다고 알려져 있을 정도이다. 이러다 보니 RNA Virus는 인간의 건강과 안녕을 위협하는 아주 흉악한 미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RNA Virus의 RNA는 인간의 mRNA와 다른 구조로 이루어져 있고 복제 메커니즘도 인간의 방식과 다르다. 따라서 RNA Virus의 이러한 다른 구조를 인식하는 Pattern Recognition Receptors에 작용하는 내재면역 (Innate Immunity) 메커니즘이 우리 몸에 있기 때문에 RNA Virus가 우리 몸에 침투해도 웬만해서는 쉽게 분해되는게 마땅하다. 하지만 아직 우리가 모르는 방법으로 RNA Virus들은 우리의 면역계를 셧다운 시킬 수 있고 그래서 우리 몸안에 침투해서 복제를 하며 복제와 변종을 일으키는 과정을 통해 어떤 경우에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로 변할 수 있다. 우리가 겪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COVID-19 Pandemic)은 바로 이런 과정에서 나온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사태였다.
RNA Virus는 또한 생화학 무기에도 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60년대에 미국과 소련 (지금의 러시아)이 냉전을 하는 동안 RNA Virus인 VEEV를 이용해서 생화학전에 사용할 수 있는지를 미국과 소련이 모두 연구했다는 얘기도 전해질 정도로 RNA Virus는 매우 오랜기간 연구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일반인들이 잘 몰라서 그럴뿐 RNA Virus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의 중요한 표적으로 연구되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유전자 치료제의 모델로도 연구되고 있다.
RNA Virus의 구조와 전달체계
RNA Virus가 우리 몸에 들어와서 유전자를 증식하고 다시 나가는 과정은 아래에 그림에 보이는 것과 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먼저 RNA Virus는 RNA 유전자를 둘러싸고 있는 Capsid라고 불리우는 지질막으로 둘러쌓여 있다. 이 지질막에는 인간의 세포막 표면에 있는 Receptor와 결합해서 안으로 쉽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구조의 Spike Protein이 있고 이 Spike Protein이 인간의 세포질을 뚫고 들어가면 지질막은 벗겨지고 RNA 유전자가 인간의 Ribosome에 의해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어서 다양한 복제과정을 일으키며 이렇게 생긴 새로운 바이러스 유전자들은 다시 새로 만들어진 지질막에 둘러쌓여 인간의 몸을 나가게 된다. 이 과정에서 병을 일으키지 않고 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인간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유발하고 심지어는 죽게 만들 수도 있다.

RNA 자체는 본래 매우 불안정한데 그냥 물 속에 있으면 20분 이내에 모두 분해된다. 그렇기 때문에 RNA 자체로는 우리에게 큰 위험을 끼칠 수 없고 바로 이런 지질막으로 둘러쌓여 있기 때문에 분해되지 않고 우리 몸에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도구가 되는 것이다.
VEEV의 경우에도 예를 든 것처럼 RNA Virus를 이용하면 질병을 유발해서 전쟁에 유리하게 이용할 수도 있고 치료 유전자를 넣어주면 유전자 치료에도 이론상으로는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RNA Virus는 우리에게 여러모로 많은 것을 가르쳐주어 왔다.
mRNA-LNP의 탄생
RNA Virus가 RNA 유전자와 지질막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에 착안해서 변형한 방식이 지금의 mRNA-LNP 전달 방식이다. 이 때 mRNA는 RNA Virus가 가진 구조를 띄게 되면 당연히 우리 몸의 Pattern Recognition Receptors에 의해 내재면역 (Innate Immunity)의 공격으로 사멸되거나 강력한 염증반응을 유발해서 몸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천연 mRNA는 유전자 전달에 사용할 수 없다. 바로 이것이 mRNA 치료제가 수십년간 개발되지 못한 이유이다. 천연 mRNA는 할 수 없지만 오랜 연구의 결과로 내재면역반응을 회피할 수 있는 변형 mRNA에 대한 중요한 연구결과들이 얻어져서 드디어 mRNA 를 유전자 전달에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또 하나의 문제였던 전달체계 (Delivery System)인 지질막에 대한 부분이었는데 처음에는 주로 Liposome이라고 불리우는 이중 지질막을 이용하고자 노력했지만 이 부분도 오랜 기간 과학자들의 중요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Lipid Nanoparticle을 통해 해결이 가능해 진다는 것이 확인되기 시작했고 최근들어 3개의 약물이 LNP를 기반으로 승인을 받음으로써 드디어 mRNA-LNP의 조합이 인간의 유전 질환에 이용할 수 있는 좋은 치료 조합이라는 것이 증명이 된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일반인은 알 수 없었고 전세계적으로 선진국의 몇몇 사람들만 알고 있는 정도였기 때문에 처음에 mRNA 치료제가 나왔을 때 사람들은 믿을 수 없었다. 특히 소위 생명과학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더욱 생명과학 도그마에 빠져서 이것을 인정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모든 일은 데이타로 얘기한다. AI/ML이 발전하더라도 이런 것까지 찾아내기는 아직 어렵다. 여전히 과학은 발전하고 있고 생명과학 도그마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의심하는 자들이 기회를 찾아내며 큰 돈을 벌고 있다.
지금 모더나가 그런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