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TONIAN (36) – 아시안컵 이후 한국언론 vs 일본 언론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얼마전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개최국 카타르가 요르단을 결승에서 3:1로 이기고 지난 대회에 이어서 아시안컵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축하합니다~!!

사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었습니다. 64년만에 도전하는 우승이었고요 이전에는 2015년에 결승전에서 호주에 져서 준우승에 머문 것이 가장 높이 올라간 것이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이번 아시안컵이 시작하기 전부터 언론에서 우승이 당연하다는 투의 논조로 불을 붙이더니 이제는 클린스만 감독 사퇴시키기에 올인하는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아시안컵축구] ①’종이호랑이 아니다!’…한국 64년 만의 정상 도전 – 연합뉴스 1/11/2024

쉴 땐 뭐하지 한준희의 축구話 아시안컵 역대급 국대 뽑았다. 64년 한 풀어줄 천기누설 – 중앙일보 1/4/2024

위와 같이 “역대급 국대”, “종이호랑이 아니다”와 같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우승 설레발을 치더니 4강에서 탈락하자 화살이 갑자기 클린스만 감독에게로 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기사는 정치면에 올라옵니다.

이미 미국 간 클린스만…홍준표 “정몽규가 전화로 해임해야” – 한국경제 2/12/2024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습니다.

반면 우리보다 일찍 8강에서 조기탈락한 가장 강력했던 우승후보 일본은 분위기가 좀 다릅니다.

アジア杯で見えた各国のレベルアップ W杯予選への教訓 (아시안컵에서 본 각국의 레벨업 월드컵 예선을 위한 교훈) – Nikkei 2/12/2024

이 글은 축구전문 저널리스트 “오스미 요시유키 (大住良之)”가 쓴 컬럼인데요.

“아시안컵은 카타르의 2연패를 끝으로 10일 막을 내렸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일본과 ‘라이벌’로 꼽혔던 한국은 모두 결승에 진출하지 못했고, 결승전은 중동의 두 팀인 요르단과 카타르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대회 전 FIFA 랭킹 87위, 아시아 랭킹 13위였던 요르단은 대한민국과 1승 1무를 거뒀고, 준결승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아시아 팀들 간의 ‘격차’가 크게 좁혀졌다는 점에서 상징적이다. ‘언더독’으로 여겨졌던 팀이 ‘강팀’으로 여겨졌던 상대를 상대로 당당한 경기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4개 참가팀 중 3개 팀(인도, 홍콩, 베트남)만이 승점 0점, 즉 조별 예선 3연패로 탈락했다. 그러나 인도가 유일하게 득점에 실패했고, 홍콩은 아랍에미리트(UAE)에 1-3으로 패했지만 미드필더 필립 찬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일본을 상대로 2골을 몰아치며 한때 전세를 뒤집은 베트남의 높은 경기력은 일본 팬들을 놀라게 했을 것이다.

대회 전 FIFA 랭킹만 보면 일본이 17위, 이란이 21위, 한국이 23위, 호주가 25위, 100위 이하 팀이 7개 있다. 그러나 토너먼트가 시작되자 순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타지키스탄이 대표적인 예다. FIFA 랭킹 106위. 조별리그에서는 레바논에 연장전 후반 추가골로 역전승을 거뒀고, 녹아웃 토너먼트 1차전에서는 UAE와 1-1 무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승리해 첫 출전 만에 8강에 진출했다. 요르단과의 준준결승전에서는 불운한 자책골로 0-1로 패했지만, 골키퍼 루스탐 야티모프가 좋은 수비를 선보이며 빠른 템포의 축구를 펼쳤다.”

“아시아 각국의 축구 수준이 급상승한 이유 중 하나는 유럽 출신 감독들의 영향이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24개 팀 중 15개 팀은 유럽 출신 감독들이 이끌었다. 크로아티아와 스페인 출신의 국적이 각각 3개이지만, ‘구 유고슬라비아’를 합치면 크로아티아 출신 3개국,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출신 각각 1개국으로 총 6개국이 된다.

전 세계 고강도 축구의 흐름인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전력 질주를 반복하고 빠른 전환과 공에 힘을 불어넣은 결과 ‘경쟁’할 수 있는 팀이 급격히 늘어났다. 과거 아시안컵 축구는 세계 강팀들에 비해 느리고 전술적으로 미숙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높은 수준의 축구는 그런 이미지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레벨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은 유럽에서 자란 선수들의 존재다. 비록 일본에 1-3으로 패했지만, 인도네시아는 그런 선수들을 보여줬다. 장신 CB 엘칸 바고트는 잉글랜드에서 자랐고 잉글랜드 입스위치 타운에서 뛰고 있지만 어머니의 조국을 대표하는 선수의 길을 선택했다. 벨기에 메헬렌에서 뛰고 있는 미드필더 샌디 월시는 아일랜드인 아버지와 인도네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네덜란드 U-20 대표팀에도 출전한 뒤 2023년 인도네시아 대표팀에 발탁됐다.

동남아시아 팀들은 테크닉은 높지만 체격이 작아 동아시아, 서아시아와 체력적으로 경쟁할 수 없는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점점 세계화되는 사회에서 인도네시아처럼 유럽에서 나고 자란 선수를 몇 명이라도 더하게 되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고, 여기에 수준 높은 코칭이 더해진다면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다.

조별예선에서 일본을 꺾고 세계를 놀라게 한 이라크에는 오랜 정세 불안 속에서 유럽으로 이주한 사람들의 자녀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그들은 축구 선수가 되어 고국에서 조국을 대표하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다.

세계 정상급 코칭과 유럽에서 자란 선수들. 올해 아시안컵은 이런 요소들로 한 차원 높은 경쟁을 펼쳤다. 일본 대표팀은 아시아에서 축구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을 것이다.

3월에 다시 열리는 월드컵 아시아 예선 2차전에서 승리하면 9월부터 3차 예선이 시작된다. 18개 팀이 참가한다. 각 팀은 6팀씩 3개 조로 나뉘어 내년 6월까지 9·10·11월 총 10경기, 내년 3·6월 각각 2경기씩 치른다. 예선 3차전에서 2위 안에 들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조별리그 시드 배정은 조추첨 당시의 FIFA 랭킹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이란,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할 가능성은 없다. 그러나 호주, 사우디 아라비아 또는 카타르와 함께 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낮은 시드”에 있는 그룹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낮지만, 이번 아시안컵에서 강팀을 꺾을 수 있는 팀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일본이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휘청거릴 가능성이 크다. 아시안컵에서 얻은 교훈을 살려 예선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떤가요? 대한민국보다 언제나 우승확률이 높았슴에도 불구하고 8강에서 패하며 조기탈락한 일본. 지금 일본언론은 월드컵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지난번에 쓴 것과 같이 일본축구는 2050플랜을 향해서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는 중이고 언론은 그것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BOSTONIAN (35) – 일본축구협회의 2050 플랜: Japan’s Way

곧 3월이 되면 월드컵 2차예선이 펼쳐집니다. 지금은 감독을 교체하라고 여론에 부화뇌동할 것이 아니라 아시안컵으로 나타난 문제점과 현재 아시아 팀들의 약진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그 해결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언론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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