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시리즈에 올리는 분들이 꼭 인생에서 성공을 하거나 잘 나가는 분들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저는 이곳에 인격적인 성숙을 이루셨다고 생각하는 분들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경비원 아저씨는 서울에 살 때 저의 아파트에서 제 어머니가 외출을 하시면 아파트 열쇠를 맡아주셨다가 제가 찾으러 오면 주시거나 소포가 오면 보관했다가 주시곤 하시던 분이었습니다.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저도 경비원 아저씨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년전에 우이동 아파트 경비원이던 고 최희석님 (당시 59세)께서 지역 입주민 심씨로 부터 폭행을 당하다 견디지 못하고 자살해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가족, 법원 앞에 서다] ⑦故최희석 경비원 형 – 서울신문 8/20/2020
당시 가해자 심씨는 최희석님보다 10살이나 어린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경비원 업무를 다르게 보는 분이 계십니다.
“나는 행복한 경비원입니다”를 쓴 장두식님
“경비원으로 겪은 세상, 책으로 안 낼 수 없었죠” – 고양신문 7/23/2020
이 분이 경비원이 좋아서 이렇게 쓰신건 아닙니다.
“경비원으로 일하려면 집에서 나올 적에 오장육부를 싹 빼놓고 나와야 합니다. 과거 누렸던 지위도, 나이도 완전히 내려놓아야 해요. 간혹 경비원에게 갑질을 하려고 드는 주민도 있거든요. 모든 주민들에게 맞추다 보면 속이 썩기 마련이에요. 석 달마다 업무계약이 갱신되는 냉혹한 세계에서 20년 동안 경비원으로 계신 분들을 보면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장두식님은 레크레이션 강사로도 일하셨고 유튜브도 운영하고 계십니다.
“나이 70에 이런 일자리 다시 없죠” 경비원 장두식 씨의 좌충우돌 일과 행복[서영아의 100세 카페] – 동아일보 11/20/2022
지난 3년간 여러 아파트를 옮겨다니다 7번째인 지금의 아파트에 정착했다. 7월에는 그간의 에피소드를 엮은 책 ‘나는 행복한 경비원입니다(생각나눔)’를 펴냈다.
2020년에 나온 ‘임계장 이야기’(조정진 저·후마니타스)는 ‘임시 계약직 노인장’의 줄인 말인 임계장이 상징하듯 공기업 퇴직 후 경비로 살아가는 주인공의 애환이 그려졌다. 2021년에는 ‘나는 아파트 경비원입니다(최훈 저·정미소)가 나와 60대 이후 일하고자 하지만 일할 곳이 마땅치 않은 노년의 설움을 그려냈다. 두 책이 사회고발적인 성격을 살짝 가미한 자전적인 서적이라면 장 씨는 경비원 눈높이에서 아파트 단지 주변 이야기를 정리했다. 어찌보면 경비원 지침서 비슷하다.
“두 분 책을 모두 읽어봤어요. 잘 쓰셨더라구요. 하지만 저는 그 책들은 싹 잊어버리고 제 스타일로 썼어요. 저는 긍정적인 측면을 많이 생각합니다. 경비원 일이 제게 일하는 기쁨을 주거든요. 경비 일을 하면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부지런해집니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니 생활에 절제가 생기고 사회활동을 하니 약간의 긴장감을 통해 활력도 얻습니다. 나가서 빗자루질을 하거나 쓰레기통을 물청소하면 운동이 되고요. 손주들 용돈을 척척 주니 며느리들도 좋아하죠.”
“사람사는 세상인데, 이런저런 일이 있겠지요. 6군데나 옮겨다니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경비는 3개월마다 근로계약서를 갱신합니다. 주민과 트러블이 생기면 무조건 잘린다고 봐야 해요. 그래서 출근할 때는 오장육부를 빼서 집에 두고 간다고 생각해야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마음가짐입니다. 일터에서는 밝고 예의바르게 처신하되 적당한 거리를 유지합니다. 주민들과도, 동료와도 절대 속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문제가 생기기 쉽거든요. 주민이건 동료건 제 쪽에서 바라는 게 없으니 서운할 것도 없지요.”
2017년 첫 책 ‘노래하는 인생’을 낸 뒤 매년 한권꼴로 모두 6권을 냈다. 제목만 소개하자면 ‘언제나 청춘으로 살기’ ‘요양보호사’ ‘나의 인생노트’ ‘스피치를 재미있게 잘하기 위한 이런저런 상식 이야기’ ‘나는 행복한 경비원입니다’ 등이다. 모두 같은 출판사를 통해 자비출판했는데 거의 팔리지 않았다고 머리를 긁적인다.
“아, 그게…. 옹색하게 살다보니 집이 좁거든요. 출간 때마다 500부씩 찍는데 안 팔린 것 전부 받아와 집에 쌓아놓다보니 좀 곤란해지네요.“
‘100세 인생’의 저자 린다 그래튼 런던경영대학원 교수는 100세 시대에는 직업과 교육이 송두리째 달라진다고 일찌감치 예고했다. 30년 공부하고 30년 일하고 30년 노후를 즐기는 게 20세기 식 인생 주기였다면, 100세 시대에는 한 사람이 평생 서너 가지 직업을 갖게 되고, 그 사이사이에 이를 위한 재교육(평생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