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TONIAN (39) 화요일에 휴가내기

보스턴 임박사 스토리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기분이 다운되고 왠지 우울한 하루였다. 아내는 이런 날이면 평소보다 훨씬 다운되곤 했는데 오늘은 혼자 있기 어렵다고 S.O.S. 를 했다. – “오늘 회사 안 가면 안돼?”

Yes Maam!!

예스맨인 나는 보스에게 아내가 아파서 쉬겠다는 텍스트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아내 곁에서 조금 더 있기로 했다. 요즈음 고3엄마 증후군으로 여간 어려움을 겪는 터가 아니다. 이제 이번달 말이 되면 모든 대학의 발표가 나오게 되니 입시 결과를 알 수 있을 터이지만 Missy USA 방에서 벌어지는 매일 매일의 일희일비는 한달이라는 시간을 기다려 주지 않고 아내의 불안한 마음을 사정없이 후벼주고 있는 중이다.

그런 엄마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우리 고양이 Mona는 아침 일찍부터 밥 달라고 보채기가 시끄러워 결국 일어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지경이다. 통조림을 따서 밥을 주고 나면 그제야 집안이 고요해진다.

아내가 아침부터 다시 어려움을 호소하는데 도저히 이렇게는 안되겠다 싶어서 점심에 좋아하는 우리들 식당에 가서 콩나물 해장국을 먹자고 하니 처음에는 좋다고 했다.

휴가를 냈다고는 하지만 아침부터 줄줄이 미팅이 있고 책임감이라는 것 때문에 휴가를 내든 말든 미팅은 참석하는 것이 나에게 더 쉼을 주는 편이다. 두개의 미팅을 다 끝내고 나니 드디어 아내와 점심식사를 위해 외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함께 Arlington에 있는 우리들 식당에 가서 콩나물 해장국을 시켜 먹었다.

가랑비가 조금 내리는 데도 식사를 하고 나니 아내도 힘이 좀 나는지 도넛집에 가서 도넛을 몇개 사서 큰 딸네 집에 들러서 강아지 Luna와 조금 놀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가 요즘 마음으로 많이 힘들어 하는데 이렇게 주중의 하루를 온전히 함께 쓴 것은 잘한 것 같아 마음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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