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나만의 삶의 목표를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 앞에 나가는 그 날까지 성장하는 것이 나에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소명이라는 생각에 회사를 벗어난 나만의 매일 루틴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오전 9-12시까지 도서관 가기였는데요, 아내가 가라고 한 도서관에는 주차료를 내야 해서 돌아오고 집에서 가장 가까운 Free Library에 갔습니다. 지난 번에 전작주의에 대해 잠시 쓴 적이 있었죠.
오에 겐자부로 (大江健三郎, 1935년 ~ 2023년)의 독서법인 3년 전작주의를 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바로 시작을 했습니다.
저의 첫번째 전작주의 작가는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년 ~ 1784년) 입니다.
임마누엘 칸트는 평생 70권의 책을 썼다고 하는데요 순수이성비판 (Critique of Pure Reason), 실천이성비판 (Critique of Practical Reason), 판단력 비판 (Critique of Judgement)의 세권의 비판 서적이 가장 중요하죠. 사실 칸트는 제가 몇년 동안 꼭 알고 싶었고 연구해 보고 싶었던 주제이기도 합니다.
- 순수이성비판: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 실천이성비판: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 판단력 비판: 나는 무엇을 이해할 수 있는가?
104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님의 책을 보면 철학을 하고 싶으면 가능하면 최근 철학자 보다는 과거의 철학자를 연구 과제로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하셨는데요 저도 그래서 서양 철학의 거장인 임마누엘 칸트에 대해 오랜동안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살고 있는 저로서는 번역본을 사기가 만만치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최근에 미학과 예술학에 관심을 다시 갖게 되면서 이번에는 칸트의 판단력 비판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판단력 비판을 이해하려면 순수이성비판과 실천이성비판을 읽지 않을 수 없는 것이죠.
문제는 책을 구했느냐?
네 영문판을 구했습니다. 어흑… 그러나 제가 누굽니까? 미국에 산 지도 이미 20년을 훌쩍 넘어 버린, 매일 매일 영어로만 살아가고 있는 제가 영어를 웬만큼 한다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시작을 했습니다. 아….그런데 말이죠.
이런….단어가 너무 어려워요. 철학책이라 그런지 그동안 듣도 보도 못한 단어를 사용하네요. 그래도 실망하지 않고 열심히 단어장을 찾으면서 읽어 내려 갔습니다. 그래서 12시를 넘은 12시 40분까지 읽은 페이지는 32페이지.
거의 800 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약 4% 를 읽었고 아직 역자 서문을 읽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략 계산을 해 봐도 이런 속도로 읽어 나가면 한 달 내로 다 읽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매일 3시간씩 읽으면 말이죠.
이래서 고전, 고전, 대작, 대작, 이러는 것 같습니다. 제가 웬만한 200 여 페이지 책은 하루 이틀이면 다 읽는데 이 책은 역시 달랐습니다. 또 문제는 한번을 읽는다고 이해를 할 수 있느냐? 그게 아니죠. 적어도 세번은 읽고 나야 뭔가 감을 잡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래도 시도를 열심히 해 보려고 합니다.
위에 말한 세 권 말고요. 칸트가 죽기 전까지 쓰다가 끝마치지 못한 유작이 있습니다. 이 유작은 사실 자연과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쓰던 것인데요. 이 유작도 읽어 보고 싶고,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을 1781년에 초판 (1st Edition) 을 쓰고 반응이 시원찮아서 1783년에 Prolegomena to Any Future Metaphysics (형이상학 서설) 이라는 책을 쓴 다음에 1788년에 순다시 순수이성비판 재판 (2nd Edition) 을 쓰게 됩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형이상학 서설까지 3년 내에 읽을 수 있다면 저로서는 가장 성공적인 (?) 칸트 전작주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 가지고도 좀 부족해서 칸트에 관한 좋은 강의들을 좀 들으면서 개념을 잡아 가려고 생각을 합니다.
배가 고파서 다시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이 정도 거리면 그냥 걸어도 되겠는 걸?’
거리가 편도 2.5 Mile (3.4 Km)인데 걸으면 55분 정도 걸리고 6천 보 정도 걷는 것 같아요. 다음 주에는 이 거리를 걸어서 다녀 오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처음에는 쉽지 않지만 계속 하다 보면 이 거리도 아무렇지 않게 되고 그러면 도서관을 가서 책을 읽고 돌아오는 오전 시간을 통해 고전을 읽고 유산소 운동을 하는 좋은 Routine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오전 루틴을 나름대로 완성하고 났다고 생각을 하니까 왠지 제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오후 시간에는 뭔가 프로젝트를 해야 겠다고 생각을 하는데요. 일단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읽고 있는 책, Ernie J. Zelinski의 “How To Retire Happy, Wild and Free”에서 보니까 이 분도 처음에는 글을 못 썼다고 하고 그래도 매일 적어도 3시간 이상은 꼭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읽고 있는 이 책은 이 분야에서 나름대로 추천도서 반열에 오른 베스트 셀러 작품입니다. 글도 재미 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새로운 안목과 함께 배우는 것도 아주 많습니다.
Ernie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만의 삶을 주관적으로 건설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노력을 통해서 몰입 (Flow) 하면 인생은 아주 즐거워 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배운 대로 오전 3시간 동안 저만의 루틴인 도서관 가서 책 읽기를 3시간 정도 하고 오니 ‘벌써 그래도 3시간 이나 내가 뭔가를 해 냈구나!’ 하는 뿌듯함이 밀려 옵니다.
보스턴 임박사님은 하실 수 있을겁니다. 항상 번뜩이고 재치있는 글 잘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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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뵐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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