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나의 삶 (55) 다시없는 기회: Reunion, Recreation and Memento Mori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회사의 배려로 두번째 Sabbatical leave (安息年, 안식년)을 받고 온 가족들 함께 한국에 방문하여 한달간 지내고 있는 중입니다. 첫번째 안식년도 의미가 있었지만 이번 안식년은 또다른 의미로 저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안식년을 보내는 중간이지만 그간의 생각과 현재의 느낌을 잠시 나누고 싶어서 글을 적으려고 합니다.

Re-Union (재회)

먼저 이번 안식년에서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Re-Union (재회)를 통한 만남을 가지는 것입니다. 작년에 큰 딸이 결혼을 하게 되면서 새 식구가 하나 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는 5명이 함께 한국을 방문하여 이런 저런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이번주에 온가족이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날씨도 좋았고 음식도 좋았고 모든 것이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것은 함께 하는 여행이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여행을 또 언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 이런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좋은 의미가 있었습니다. 국제면허증을 가지고 렌터카를 운전하면서 여행을 했는데 자녀들과 함께 다니다 보니 몇년전에 어른을 모시고 다니는 흔한 제주 여행과는 또 다른 곳을 방문하게 되더군요. 같은 제주도 여행을 하더라도 50대 이후의 사람들이 다니는 곳과 20대의 사람들이 다니는 곳은 크게 다르다는 것을 이번에 깨닫고 왔습니다. 차 안에서 그리고 돌아다니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런 것도 참 좋았던 것 같습니다.

또다른 만남은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입니다.

본래 제가 마당발은 아니고 소수의 사람들과 깊이 있게 지내는 편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이번 여행에서도 한국에 있는 저의 소중한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2000년에 만나서 지금까지 이런 저런 형태로 지내고 있는 후배를 만났는데 그는 성공한 벤처투자자로 지금도 유명하고 미래에는 더욱 유명해 질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런 유명세와 달리 그의 마음가짐과 삶의 자세는 수수하고 차분하며 항상 꿈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런 그의 마음과 행동이 저에게 큰 도전이 되고 귀감이 됩니다. 남자들이 거의 4시간을 주저리 주저리 사는 얘기, 현재의 한국과 미국의 이야기, 그리고 현재와 미국의 바이오 산업 등에 대해 나누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흐르더군요. 음식점의 둘만의 공간도 좋았고 직원분이 시간이 다 되었다고 하지 않았다면 아마 이야기가 더 이어질 뻔했는데 다행히 (?) 딱 좋을 때에 음식점 직원분이 잘 나타나 주신 것 같았습니다. 내일부터 출국하는 날까지 저와 소중한 인연들은 계속 만나게 될 예정입니다. 저는 이런 만남을 가지며…

오늘이 이 사람과 만나는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라는 생각으로 만나고 있습니다. 웃고 떠들고 또 한편으로는 심각해 지기도 하면서 서로 때로는 학생이 되고 때로는 선생이 되어서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치는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런 만남은 저에게 참 소중합니다.

Re-Creation (재생)

휴가 (休暇)는 사전적 의미로 ‘직장ㆍ학교ㆍ군대 따위의 단체에서, 일정한 기간 동안 쉬는 일. 또는 그런 겨를’입니다. 저도 안식년 한달을 받아서 휴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 기간동안에도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생각을 하고 음악을 듣는 등등 정서적, 감정적인 쉼의 시간을 가지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번 휴가 일정 중의 하나는 국립중앙도서관의 온라인 회원이 되는 것인데 이것은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싶은 저의 마음을 대변하는 계획이기도 합니다. 미국에 살다보니 한국책을 읽을 기회가 참 없는데 온라인 회원이 되면 원없이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하니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또하나는 고서점을 방문해서 현재 시중에 나오지 않는 책을 찾아 보려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찾고 있는 책은 고 함석헌 선생님의 책 ‘씨알은 외롭지 않다’와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라는 책도 있습니다. 이 책은 제가 가장 어려웠던 고3시절에 제가 잘못되지 않고 중요한 정신적 심지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저를 일깨워준 책이어서 꼭 확보하고 싶은 책입니다. 검색을 해 보니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라는 책은 절판이 된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이 책을 찾고 싶습니다.

교보문고를 방문해서 그동안 나온 책을 살펴보는 것도 저에게 중요한 일정의 하나입니다. 올해에도 좋은 책과의 만남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

이번 안식년을 통해서 또한번 생각하는 것은 저의 죽음에 대한 생각입니다. 하나님이 저에게 허락하신 이생의 삶의 시간이 한정적인 것을 알기 때문에 그 시간이 주어져 있음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이번 만남들과 흘러가는 시간들을 통해서 가장 아름다운 삶의 모습을 배우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휴가 기간이지만 그 중 하루는 회사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기로 되어 있습니다. 한국 지사에서 요청한 기관에서 발표하고 지사 임직원 들에게 저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공유하는 시간을 좀 갖기로 되어 있는데 이런 시간도 저에게 주어진 것이 너무나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歲月不待人, 세월부대인) – 중국 도연명 (陶淵明, 365~427년)의 시에 나오는 글입니다. 고교 시절 배운 말인데 이 말을 기억하며 시간을 아끼며 살아야 겠다는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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