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1주년 추모예배: My tribute to my dad’s first memorial service – from Jacob to Joseph

2024년 7월 12일은 아버지께서 하늘나라에 가신 후 처음으로 맞는 추모예배 (Memorial service) 날입니다. 올해에는 이 날을 동생 가족들과 함께 보내기 위해서 휴가 날짜를 맞추어 한국에 들어왔습니다. 다행히 올해 휴가가 안식년으로 한달이라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추모예배를 한국에서 드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완수네 집을 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의 추모예배를 준비하면서 어떤 내용으로 말씀을 준비해야 할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몇일 동안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십여년 전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성경에 나오는 야곱이 이집트 왕 바로의 앞에서 한 말씀을 빚대어 하신 것이 생각이 났습니다.

저의 조상들이 세상을 떠돌던 햇수에 비하면 제가 누린 햇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험악한 세월을 보냈습니다” (창세기 47장 9절 말씀, 새번역)

이 말씀 중 “험악한 세월을 보냈습니다“라는 부분을 한숨조로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보면 아버지의 인생은 참으로 고달픈 삶이었습니다. 겨우 3살 때 할아버지께서 주식투자를 잘못했다가 큰 돈을 잃으시고 화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5남매 중에 4째이셨던 아버지는 모든 일을 아버지 없이 해내야 하셨습니다. 대학 진학을 어떻게 해야 할지 도움을 전혀 받지 못한 탓에 번번히 실패를 하시다가 적성에 맞지 않는 서울신학대학교에 들어가시고 전도사까지 되셨지만 당시 신앙이 약하셨던 어머니의 반대로 전도사를 그만두시고 철물점을 시작하시게 되면서 아버지의 고달픈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려운 와중에 저희 3남매를 낳으시고 키우셨지만 생활이 전혀 나아지지 않았고 화학회사에 취직했지만 전공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번번히 후배들에게 승진이 뒤쳐지는 수모를 받게 되었고 그 아픔으로 회사를 그만두고 부림특수화학이라는 회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몇년간은 매출이 나아지는가 싶었지만 결국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하고 제가 고3이 되던 해 1월에 부도를 맞게 되었습니다. 그 때가 아버지의 나이 50세이셨습니다. 우리가 다 기억하듯이 아버지는 금융거래 문제로 오랜 기간 경찰에 쫓기는 신세이셨고 법적 의무가 사라지는 15년간 우리는 매우 어려운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각자 전액장학생이 되거나 과외 등 아르바이트를 하든가 삼성산학 장학생이 되든가 하는 식으로 스스로 대학 등록금을 해결하면서 대학 졸업을 겨우 할 수 있었지만 어머니의 기도와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는 모두 대학원 이상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이러한 어려움 가운데에서도 우리 3남매에게 꼭 해 주시고 싶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3남매가 “아버지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자신이 가능한 오래 살아내는 것이었습니다. 3살 때 할아버지를 여의고 평생 아버지 없는 자녀로 산다는 것의 고통을 아셨기 때문에 우리들에게만은 그런 아픔을 남겨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약속대로 최선을 다해서 우리 모두가 50대가 될 때까지 살아 주셨습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말씀을 생각하면서 20년 전에 저에게 주셨던 요셉의 말씀이 기억났습니다. 이 말씀은 저 뿐만 아니라 우리들과 우리 자녀들까지도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야곱이 죽기 전에 12형제를 위해 야곱이 축복을 하면서 특별히 요셉에게 하신 축복의 말씀이 있습니다.

요셉은 들망아지, 샘 곁에 있는 들망아지, 언덕 위에 있는 들나귀다. 사수들이 잔인하게 활을 쏘며 달려들어도, 사수들이 적개심을 품고서 그를 과녁으로 삼아도 요셉의 활은 그보다 튼튼하고, 그의 팔에는 힘이 넘친다.  야곱이 섬기는 ‘전능하신 분의 능력이 그와 함께 하시고 목자이신 이스라엘의 반석께서 그와 함께 계시고, 너의 조상의 하나님이 너를 도우시고, 전능하신 분께서 너에게 복을 베푸시기 때문이다.” (창세기 49장 22-25절 말씀, 새번역)

요셉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10명의 형들에 의해 죽을 뻔 하다가 노예로 팔리게 되었고 보디발 아내의 모함으로 감옥에 갇혔다가 이집트의 총리대신이 되는 과정은 정말 드라마틱했습니다.

우리들의 삶도 고난의 연속이었습니다. 아버지가 부도를 당한 후 나는 사관학교, 완수는 공고, 은미는 상고를 가라고 아버지가 어렵게 말씀하셨던 것을 기억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그렇게 하지 않고 각자가 혼자의 힘으로 공부를 했고 대기업에 취직을 했었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힘들게 살아온 것을 잘 압니다.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만큼 살게 되고 각자 아름다운 가족을 일구게 된 것은 여기에 나온 창세기 49장의 요셉의 축복 말씀 “전능하신 분의 능력이 우리와 함께 하시고 목자이신 이스라엘의 반석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 조상의 하나님이 우리를 도우시고, 전능하신 분께서 우리에게 복을 베푸셨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어머니께서 2017년에 돌아가시고 장례를 마친 후에 우리 3남매가 남겨진 아버지를 부양하기 위해 결정했던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고 서로에게 감사하며 말씀을 마치고자 합니다.

처음에 완수와 내가 반대를 했지만 은미가 어머니의 유언이라고 하면서 아버지를 4년 동안이나 함께 살면서 모셨는데 너무나 큰 일을 해 준 은미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이후 은미가 안식년을 가게 되면서 완수와 제수씨께서 최선을 다해서 애써 주신 덕분에 아버지께서 혼자 사시면서도 비교적 건강하게 사실 수 있었고 2022년에 대장암을 비교적 일찍 발견해서 수술도 잘됐고 요양병원도 잘 찾아서 은미와 완수가 번갈아 가면서 아버지의 회복을 도운 것도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 마지막에 치매가 와서 기억에 어려움을 겪으셨지만 그래도 아버지께서 마지막까지 식사나 모든 일을 스스로 하실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셨고 결국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6년을 더 사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이 6년간의 과정에서 각자 말 못할 고통과 어려움이 있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감사합니다. 잘 버텨주어서…

요셉이 자신의 축복을 이루는 데에는 요셉이 형제들을 온전히 용서하고 다시 하나되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우리 형제, 자매가 아버지의 추모예배를 드리며 이루어야 할 것도 우리의 화합과 하나됨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에게 감사합니다. 잘 버텨주고 잘 살아 주어서….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동생 여러분에게 감사합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