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cket List (42) 과학 사상가 (Scientific Thinker)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사유를 존중하는 서양식 사고방식에서 나온 학문 중 하나가 철학 (Philosophy)이라고 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사유하는 사람을 철학자 (Philosopher)라고 하지요. 저도 한동안 철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중요한 철학자의 책들도 읽고 시간을 내어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철학자와 철학자의 책이 주는 유용성은 ‘생각하게 하는 힘’이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이들의 다양한 사유와 오랜 고민의 결과로 부터 일반적으로 평소에 생각하지 않은 어떤 새로운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하는 것이죠.

철학도 물론 이런 두뇌의 사고훈련이라는 입장으로 중요한 도구임에는 틀림없지만 과거 철학은 권력자의 편을 옹호하는 도구로 활용되고 대중을 굴복시키는 데 이용되곤 했지요. 한 때는 철학이 신학의 시녀라는 이야기도 했던 만큼 철학은 단순히 생각을 하는 도구학문이라기 보다는 권력의 정당성을 옹호하고 권력을 한군데로 집중시키기 위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해서 더이상 철학적 사유에 대해 배우고 싶은 마음은 좀 사라진 상태입니다. 권력을 옹호한 것은 공자, 맹자를 위시한 동양철학이나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를 위시한 서양철학에서 공히 유사한 것 같고요 그 이후의 동/서양 철학도 조금씩 변형이 있기는 하지만 큰 조류에 있어서는 결국 비슷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마 제가 철학에 대한 공부가 부족해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일단 제가 추구할 분야는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대신에 “사상가 (思想家, Thinker)”에 대해 생각을 하기 시작했는데요 사상가는 한자나 영어에서 보듯이 ‘생각하는 사람, 사유하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조각상을 보면 사상가가 어떤 사람인지 느낌으로 알 수 있습니다. 턱에 손을 괴고 뭔가 골똘히 생각을 하고 있죠?

저는 이 중 “과학 사상가 (Scientific Thinker)”가 되는 것에 대해 좀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과학 사상가는 주로 과학적 현상을 대상으로 과학적 사고를 통해서 새로운 발견을 해내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과학과 기술이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는 요즘 보다 기초적이고 근원적인 과학에 대해 보다 깊은 사유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4차산업이나 인공지능, 생명공학 혁명의 시대라는 명칭 등으로 작금의 과학기술문명이 과거에 없이 급진적인 발전을 이룬다는 언론의 조명이 시도 때도 없다 보니 많은 분들이 과학 기술에 대해 너무 맹종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과거에도 이런 발전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17, 18세기 산업혁명이 그러했고 20세기의 자동차나 항공 산업도 당시로서는 너무나 획기적이었지요.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계문명의 발전으로 사람들이 일을 적게 할 수 있다고 선전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노동시간이나 강도는 오히려 늘어났고 사람들은 과거보다 더 많은 일을 해야 했지요. 최근에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이 등장해서 우리의 삶의 질이 늘었는가? 하면 어쩌면 우리가 보다 더 많은 일을 더 빨리 처리해야 하는 상황으로 삶의 질이 더 나빠진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은 또 어떨까요? 인공지능이 미래 우리의 사고를 지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인공지능이 아니라 인공깡통 (Artificial Stupidity)이죠. 기계가 내놓는 많은 답변들은 여전히 정확하지도 않고 오히려 인공지능을 위해 사람이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좀 장황하게 되었지만 저는 과학을 과신하거나 맹신하는 것을 매우 염려하는 사람입니다. 과학은 불가지론 (Agnostic), 즉 ‘아무 것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한 학문으로 현재의 사실들이 언제든지 뒤집어 질 가능성이 있는데요. 과학적 발견을 진리로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어리석음의 늪으로 빠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일례로 제가 오랜동안 일하고 있는 생명공학 분야의 경우에도 언론에서 대서특필하는 내용은 현실적인 한계를 거의 담지 못하는 것 같은 인상이고 아직 확인되지 못한 환상만 심어주는 것 같은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과학이 항상 틀릴 수 있다는 오류성과 함께 과학을 이해할 때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특히 생명 윤리와 같은 과학 윤리 현상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의견 개진과 다양한 생각들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과학 사상가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잠시 생각을 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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