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어느덧 8월에 접어들었습니다. 최근 몇일간의 보스턴 날씨는 정말 한증막 같았는데요 마침 오늘 오후에는 소나기가 쏴아 내려준 덕분에 날씨가 많이 시원해 져서 기분이 좋습니다.
저는 한달간 휴가를 다녀와서 일을 하는 중에 있는데요 다른 동료들은 이제부터 휴가를 가는 것 같더군요. 물론 7월에도 많이 휴가를 다녀왔지만 8월에 몇주간 휴가를 가는 동료들도 있습니다. 다들 휴가들 잘 지내고 돌아오길 바랍니다.
항상 저의 생각이나 글이 그러하듯이 ‘어떻게 사는게 행복한 삶인가?’에 대해 매일 매일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쓰던 초반에는 조기은퇴 혹은 조기퇴직을 염두에 두고 글을 많이 썼는데 시간이 지나고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발견하게 되면서 조기퇴직보다는 ‘일과 여유를 함께 하는 삶“으로 저의 삶의 방향이 바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한국에 있는 동안 20년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저희 동기가 고등학교 78회인데 그런 이유로 매년 7월 8일이면 정기모임을 하는데요 올해에는 마침 저의 휴가 기간과 겹치는 바람에 동창회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40여명 정도가 나온 것 같습니다. 이번에 보니 다들 많이 바뀐 것 같더군요. 일단 10여명은 전혀 모르는 동기들이어서 특별히 얘기를 나누지 않았고요.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과 함께 얘기를 하게 되었는데 일을 그만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그런 이유인지 몰라도 좀 변했다고 할까요? 그런 느낌을 좀 받았구요.
“이제 동창회를 꼭 나가지 않아도 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꼭 만나야 하는 친구들도 분명히 보이기는 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은 이제 너무 변해 버려서 그리 만나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된 것 같아요. 과거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날 때에는 문과, 이과 친구들을 모두 볼 수 있어서 다양성 면에서 좋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서 친구들을 만나고 보니 사는 모습이 이제 많이 변한 걸 느끼게 되었고요. 그러다 보니 그 친구도 저에게 다가오길 어려워 하는 것 같고 저 또한 그 자리에서 더 많은 얘기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한 게 아닌가 싶었어요.
동창회가 지난 후에 모임에 나오지 않은 동창들을 따로 만나거나 전화통화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것도 결국 느낌이 비슷했습니다. 어쩌면 이번에 정말 누굴 더 만나고 누굴 더 이상 만나지 않을지에 대해 거의 마음에 결정을 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반대로 저와 함께 공부한 카이스트 동창들과는 서로 사는 게 비슷비슷해서 그런지 너무 편했어요. 올해에는 몇명만 만났지만 작년에 대전에 가서 대전에 사는 친구들도 만나게 되었는데 정말 좋은 느낌이었거든요.
“아! 이런 친구들이 편한 것이구나!”
이런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나는 친구 중에 가장 오랜 친구는 교회 친구들이에요. 어떤 친구들은 중학교 때부터 만났기 때문에 만난지 40년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이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제가 너무 혼자 말을 하는 느낌을 그동안 받았어요. 그래서 그게 저는 좀 아니다…. 이런 생각이었는데 다행히 저보다 연배가 높은신 분의 유튜브를 통해서 “3분 Talk을 하면 좋더라….” 이런 말을 들어서 이번에 우기고 우겨서 3분톡을 했습니다. 결과는 아주 좋았어요.
제가 말하는 시간을 확실히 크게 줄이기도 했고 그동안 말을 많이 하지 않던 친구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들을 수 있어서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다들 많은 일들이 있었더군요. 매년 한국에 들어오면 만나는데 그동안은 이런 얘기를 듣지 못하다가 올해에야 비로소 3분톡이라는 방법을 통해 그나마 듣게 된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 교회 친구들과의 만남은 정말 죽을 때까지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른 친구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길 바랄 뿐이죠.
그리고 저의 가장 친한 친구인 아내가 있습니다. 제가 아내인 이 친구는 교회 선후배 사이로 만나게 되어 결혼까지 하고 살고 있는데요. 요즘들어 점점 가까워지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가능하면 아내가 하자고 하는 것은 다 들어주고 있고요 반대로 아내도 제가 하자고 하는 것을 거의 다 들어주는 것 같아요.
매주 한번씩 함께 골프 치고 매일 동네 한바퀴 걸으며 얘기하고 가끔 외식도 하고 어떤 때에는 미술관에서 그림이나 조각을 본다든가 콘서트홀에 가서 음악을 듣는 등 이런 저런 걸 함께 하는데 그 각각의 의미가 저에게 매우 크고 행복하게 다가옵니다. 아마 그래서 저에게 이것이 바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 소확행 – 이 아닌가 하고 생각을 합니다.
저와 아내는 오랜 시간의 대화를 통해서 저의 Full-time 일을 하는 나이를 65세로 정한 상태이고요. 저는 이 때까지 큰 무리없이 바이오텍에서 일을 하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더 하고 싶으면 더 할 수도 있으리라 생각을 해요. – 너무 세상 물정을 모르는 건가요?
이번에 한국에 가서 친구들이 은퇴나이를 물어보던데 미국에는 은퇴연령, 즉 정년,이 따로 없습니다. 그러니 한국에 있는 임금피크제라고 50대 중반 이후 정년까지 매년 임금이 깍이는 일도 없고요. 모두 자신의 역량에 맞추어 임금은 계속 올라갑니다. 제가 일을 잘 한다는 가정에서요. 그리고 정년 개념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일하는 연령도 스스로 정합니다. 저의 보스가 65세이고 저의 팀에 70세 가까이 된 연구원이 계십니다. 아직 그만 둘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두분 다….
얼마 전에 미국 교회 친구들과 만나서 얘기를 하다보니 다들 오랫동안 – 70대까지는 – 일을 할 생각이더군요. 그리고 한 친구가 최근에 회사에서 은퇴하시는 분이 계신데 그 분의 나이가 92세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플랭카드 주제가 “Finally Retire!”라고 하더군요.
이런 분들을 보면서 저도 제자신이 “언제까지 일을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해 봤는데 일단 정규직으로 일하는 것은 65세로 아내와 약속 (?)을 했고요. 그 이후는 옵션입니다. 제가 현재 하는 바이오 연구를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66세 이후에도 일을 하리라 생각은 하는데 다만 일하는 형태가 주당 40시간/주5일 근무 형태는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거죠. 최근 들어서 실험실에서 하는 연구는 손을 잠시 놓았었는데요 지금 생각 같아서는 실험을 완전히 놓지는 말고 연구하고 싶은 주제가 있으면 제 손으로 스스로 해 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저는 저의 미래보다 현재의 삶에서 행복을 찾고자 합니다. 그래서 몇년 후의 미래가 잘되는 것보다는 오늘 하루가 가장 좋은 하루였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감사와 기쁨으로 충만한 건강한 삶과 제 주위에 있는 진정한 친구들과의 교제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하나님의 은혜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가운데에서 하나님이 본래 주신 충만한 삶을 살아가게 되기를 진정으로 소망합니다.
The Very Fullest Life in God We Tru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