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cket List (50) Ending Note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오늘은 주일입니다. 제가 미국교회를 다니고 있는데요 우리 교회는 Multi-ethnic church여서 백인, 흑인, 황인, 히스패닉 등 모든 종류의 인종들이 함께 있습니다. 목회자도 그렇고요. 주로 2세들이기는 하지만 중국계, 이집트계와 한국계 목회자가 있습니다.

오늘 설교는 우리 교회의 한국계 목회자 분이 설교를 하셨는데요 몇달 전에 아버지께서 암 진단을 받으시고 현재 화학요법제 항암 치료를 받으시는 중에 계십니다. 아버지도 본래 목회자이셨어서 하나님에 대한 신앙만큼은 좋은 분이고 이번 항암치료 중에 온가족이 Airbnb를 빌려서 여행을 했는데 그 마지막날 아버지께서 가족예배를 함께 하자고 하셨다고 합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이시다”가 설교의 주제였다고 합니다.

오늘 설교를 들으면서 저의 돌아가신 부모님과 장인어른이 생각이 났습니다. 세분 모두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러니 뭐 저의 말년도 비슷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요 그래서 그런가요? 우리 회사에서 개발 중인 암백신 (Personalized Cancer Vaccine)의 효과가 고무적으로 나올 때면 저는 너무도 흥분이 되고 마치 저의 비전이 암백신의 개발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차피 사람은 죽습니다. 이 명제는 의심할 여지가 없지요.

몇년 전에 Ending Note라는 영화를 알게 된 적이 있습니다.

이것의 처음은 일본의 어느 69세 화학회사 임원 스나다 도모아키의 이야기로 시작을 합니다.

일본은 정년이 보장되지요. 이 분은 일본 화학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한 후 평생 40여년간 한 회사에서 일을 해서 임원까지 오른 분으로 이 분이 정년을 얼마 남기지 않은 어느날 건강검진 중 위암 말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스나다 도모아키의 이야기는 영화를 전공하는 막내딸 스나다 마미에 의해서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어져서 2011년에 “Ending Note – A Death of Japanese Salaryman”이라는 이름으로 상영이 되었습니다. 유튜브에도 나와 있어서 저는 유튜브를 통해서 이 영화를 봤습니다. 이 영화는 실화이고 실제 이 분의 말기암 진단 이후부터 돌아가시기까지 그리고 장례식까지 모두 촬영이 되어 있는 “스나다 도모아키” 본인이 주연인 특이한 영화입니다.

엔딩노트 편집

스나다 도모아키는 말기암 판정을 받은 후에 자신의 마지막 남은 몇달 동안 부터 장례식까지 해야할 일의 Bucket List를 “Ending Note”라는 제목으로 쓰고 이를 실행합니다. 이 영화는 이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실행해 나가는 스나다 도모아키의 마지막 몇달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되겠습니다.

  • 평생 믿지 않았던 신을 믿어보기
  • 한번도 찍어보지 않았던 야당에 표 한번 주기
  • 일만 하느라 소홀했던 가족들과 여행 가기
  • 손녀들과 한번 더 힘껏 놀기
  • 아들에게 인수인계
  • 장례식 초청자 명단 작성하기
  • 장례식장 사전 답사가기

등의 버킷리스트를 만들어서 이것을 실행하고 스나다 도모아키는 마지막 눈을 감습니다.

보스턴에 살고 있는 저는 미국의 상속법 때문에 이미 상속과 관련한 법적인 것을 해 놓았습니다. 미국에서는 네가지를 합니다.

  • Will: 일반적인 유서
  • Living Will: 본인이 스스로 결정을 할 수 없는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유서 (예를 들면, 생명연장을 받을 것인지 여부 등)
  • Power of Attorney (대리인 지정): 본인의 사망 시 상속과 관련한 법적 절차를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한 대리인 지정, 보통 변호사 지정
  • Revocable Living Trust: 본인 사망과 함께 부동산 등 유산을 상속할 트러스트로서 Probate Court를 가지 않고 상속을 용이하게 마무리할 수 있게 하는 트러스트 설립

등입니다. 저는 회사에서 주는 Legal Insurance를 통해서 이미 이 모든 것을 몇년 전에 다 마쳤고요. 매년 갱신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법적인 부분이고 생애 마지막 버킷리스트를 작성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 저로서는 갑작스런 죽음보다는 시한부 인생을 맞는 편이 남는 가족들과 저 자신을 위해 더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쓴 버킷리스트 중 일부도 Ending Note와 관련된다고 볼 수 있겠지만 Ending Note는 마지막 몇개월 – 아마 2, 3개월 정도? – 동안 할 일에 대한 버킷리스트가 될 것 같습니다.

앞에 말한 스나다 도모아키씨의 경우는 10가지의 Ending Bucket List를 선정해서 실행을 마쳤습니다.

일반적인 버킷리스트와 달리 Ending Note는 남겨진 가족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고 망자에 대한 후회가 남지 않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10가지 정도의 엔딩노트를 만들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일단 생각나는 것을 여기에 적어 놓으려고 합니다.

  • 온가족 여행 & 예배 드리기
  • 자녀들에게 남기는 편지책 쓰기
  • 상속/기부 관련 작업 마무리 하기
  • 장례 초대할 분들 명단 작성
  • 장례식 당일 예배 설교문 및 참석자들께 드리는 인사글 작성
  • 장례식장 (Funeral Home) 및 묘지 (Cemetry) 계약

오늘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이군요. 가만보니 미국 장례 절차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자녀들이 미국에 살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국 보스턴에서 장례를 한다는 생각으로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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