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와 IMF 구제금융을 받으며 한국의 30대 재벌기업 중 절반이 사라졌습니다. 당시 신호그룹 회장이었던 이순국님은 회사를 정리한 후 68세에 일본 여행 중 갑자기 닥친 협심증으로 쓰러진 후 다시 재기하며 체육학 박사학위와 의학박사학위를 받게 됩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노력의 결과였죠.
“일흔 넘어 운동하니 키도 크더군요”…81세 ‘몸짱 할아버지’ 이순국 전 신호그룹 회장[서영아의 100세 카페] – 동아일보 8/13/2023
이순국 전 신호그룹 회장(81)의 인생 후반전은 68세에 시작됐다. 일본 여행 중 협심증으로 쓰러진 게 계기였다. 평생 운동과는 담을 쌓고 지내던 그가 마침내 ‘운동할 결심’을 했다.
이후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신체 개조를 단행했다. 이론공부에도 뛰어들어 74세에 서울과학기술대에서 체육학 석사, 76세에 상명대에서 체육학(운동생리학) 박사, 81세에는 순천향대 의대에서 의학박사(예방의학)를 취득했다.
무작정 열심히 운동하려다 보니 의문이 생겼다. 고령자에게 적절한 운동이란 무엇일까. 운동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2014년 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대학원에 입학, ‘고강도 저항성 운동이 남성 고령자의 신체 구성 및 활동 체력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을 위해 필리핀에 가서 사람들을 모아 3개월간 운동시킨 뒤 골밀도 등 신체변화 데이터를 비교했다.
이어 ‘저항성 운동 강도가 남성고령자의 신체 구성, 체력 및 산화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2018)’을 주제로 상명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때는 광주의 노인들을 대상으로 3개월간 운동을 하게 한 뒤 혈액검사 등을 통해 체내 활성산소의 변화양상을 연구했다.
-2월에는 의학박사 학위를 받으셨는데.
“운동의 효능을 의학적으로 보면 어떨지 궁금해졌습니다. 꾸준히 운동하며 건강하게 사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데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답을 찾고 싶었어요.”
그는 격일로 아침에 1시간 정도 조깅을 하고 매일 오후 헬스클럽에서 2시간씩 근력운동을 한다. 그에 따르면 근육은 72시간까지 운동을 기억한다. 그래서 72시간이 넘기 전에 다시 해당 근육을 운동시켜줘야 한다.
그는 몸의 근육부위를 크게 6개로 나눠 하루 두 군데씩 2시간, 3일간 돌아가며 운동해주는 방식으로 몸 전체의 근력운동을 이어간다. 이렇게 운동을 시작한 이래 십여 년간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고 코로나 바이러스에도 감염되지 않았단다.
“제가 운동에 열심인 것은 내 인생을 책임지기 위해서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에 대한 책임을 자기가 져야 한다고 알리고 싶어요. 내가 몸져눕거나 병원을 내집처럼 드나들면 가족에게 끔찍한 고통을 주게 되지요.생로병사는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지만 가급적 오래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추는 것은 자신은 물론, 가족과 타인을 배려하는 일이예요.”
“인생이라는 배를 타고 혼자 노저어 서해로 가는 사람을 그린 겁니다. 제가 아이디어를 냈어요. 저는 65~70세에 전반전을 끝낸 뒤 혼자 서해바다를 향해 마지막 항해를 하는 게 후반전이라고 봐요. 서해로 간다는 건 죽으러 가는 건데, 그걸 자기 힘으로 가자는 거죠. 혼자 노를 저어 바다로 가라. 노인이 되면 그런 주체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건강이 더욱 중요해집니다.”
체육·의학 박사 딴 80代 몸짱…”다음 공부목표는 노년학” – 한국경제신문 7/6/2023
이 전 회장이 박사 학위를 딴 것도 운동과 연관이 있다. 석사 논문은 ‘고강도 저항성운동이 남성 고령자의 신체구성 및 활동체력에 미치는 영향’이었고 박사 논문은 ‘8주간 저항성운동의 강도가 남성 고령자의 신체구성, 체력 및 산화 스트레스에 미치는 영향’이었다. 그는 “논문 연구를 위해 베트남에 가서 실험을 했고 체육학에 이어 의학 박사도 자연스럽게 취득하게 됐다”고 했다. 의학 박사 논문도 ‘신체활동과 건강 관련 삶의 질과의 연관성에 대한 메타분석’ 연구였다.
공부를 계속하는 이유를 묻자 그는 “건강을 유지하고 치매를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운동을 매일 하기 어려운 직장인들에게 조언해달라고 하자 “젊을 때 1순위는 건강이 아니어도 된다”고 했다. “젊은 시절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처절하게 노력해야 할 때”라는 설명이다. 이 전 회장은 “내 정체성은 ‘80대 몸짱 할아버지’이기 때문에 매일 그렇게 운동을 하는 것”이라며 “다만 운동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최소 주 2회 이상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그는 “80대엔 노년학을 공부하고 90대엔 종교학을 연구하면서 저승 갈 준비를 할 것”이라며 웃었다. 좌우명이 ‘YCDNSOYA’(You can do nothing sitting on your armchair: 안락의자에 앉아만 있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라는 이 전 회장은 “행복한지 아닌지를 요즘 사람들이 너무 깊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행복이 어디에서 오는가, 나는 행복한가 같은 생각 자체를 아예 안 하고 자신의 정체성대로 그저 살아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