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cket List (58)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연구소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요즈음 ‘Younger Next Year

저는 평생을 생명과학자로 살아 왔습니다. 과학자는 과학적인 사고를 하도록 훈련을 받은 사람이고 따라서 항상 저의 사고 과정은 ‘가정 (Hypothesis) – 실험 설계 (Experiment Design) – 실험 및 데이타 (Experiment & Data Generation) – 결과 분석 (Analysis)‘의 단계로 생각합니다.

직장에서도 수십년간 신약 개발을 위해서 매진해 왔는데 그 과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고 한국과 독일, 미국을 돌면서 다양한 문화 속에서 다소 다른 접근법으로 연구를 하는 것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한 일들이 주로 화학 연구이기 때문에 저의 목표는 물질의 구조를 변화시킴으로써 생명체의 본래 기능을 변형시키는 것이 주된 관심사였죠. 수십년간 신약 개발을 하면서 작은 성공도 경험했고 큰 성공도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그 보다는 수많은 실패가 바탕에 깔려 있었습니다. 수많은 좌절의 시간들과 고민의 순간들이 있었고 이러한 시간과 순간들은 모두 저의 실험실에서의 다양한 실험 과정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문제의 해결점을 찾아가게 되었고 그러한 결과를 동료들과 효율적으로 공유하면서 함께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면서 궁극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연구의 방향이 잡히는 경험들을 할 수 있었습니다. 행운아였죠.

최근에 나온 연구에 따르면 한개의 신약이 상용화 되기 위해서는 약 $1.5 Billion (2조1천억원)의 천문학적인 연구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신약 개발은 혼자서는 할 수 없고 거대한 연구소의 협업을 통해서만 끝까지 마칠 수가 있습니다. 그것도 오직 자금 조달이 가능한 미국이나 유럽, 일본, 중국 등에서만 최종 상용화 및 마케팅을 할 수 있고 다른 나라는 아직 꿈도 꾸지 못하죠. 한국의 경우에도 복제약을 만들거나 신약을 개발해도 주로 초기 단계에서 해외 기업에 매각하는 식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 연구자로서 산 것 뿐만 아니라 저는 개인적으로 많은 질병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모님들이 모두 다양한 암과 치매로 돌아 가셔서 그 과정을 통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죠. 또 지금은 제가 가진 지병을 스스로 연구하며 잘 관리하고자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저에게 이러한 개인적인 아픈 경험들이 물론 없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제가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달랐다고 한다면 저는 질병을 알게 되었을 때 먼저 논문을 찾고 과학적인 현재 치료법에 대해 스스로 공부하고 그 확률을 보고 의사 결정을 하는 식으로 즉, 과학적인 접근법과 사고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점입니다.

가정에 환자가 발생할 때, 가족들이 함께 상의하게 되는데 과학적인 훈련을 받은 저와 달리 일반인인 가족들의 경우는 주로 다른 사람들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입소문을 듣거나 광고를 보고 그 내용을 곧이 곧대로 믿고 따르려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때에는 반대로 치료법이 있슴에도 불구하고 미리 실망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과학적인 사고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배우고 경험한 과학적인 접근법을 환자들과 가족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을 다투는 환자들과 가족들의 입장에서 일일히 공부하고 배우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어서 이것을 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현재로서는 생각만 정리하고 차츰 공부와 연구를 통해서 평생의 비전으로 삼고 해 볼 만한 일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환자의사결정지원도구 (PDA, Patient Decision Aid)라는 함께하는 의사결정 (SDM, Shared Decision Making) 중 하나의 도구가 개발되어 있기는 합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경우에도 웹 기반 전립선 암 스크리닝 PDA에 대한 논문이 있습니다.

전립선암 선별검사 의사결정도구 개발…논란 해법될까 – 11/21/2023 메디컬타임즈

한국어로 된 2023년 최지연 박사님 논문리뷰도 있어서 일단 첨부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러한 도구와 함께 환자들과 가족들을 도울 수 있는 어떤 좋은 도구들이 있을 수 있을지 혹은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좀더 연구해 보고자 합니다. 이것이 어쩌면 제가 해야 할 평생의 직업이 아닐까도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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