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지난 연말 이후로 좀 글이 뜸했습니다. 절필선언(?)을 한 것도 아닌데 글이 쉬는 것도 새로운 글을 이어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시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기간동안 저는 좋아하는 책도 몇권 읽고 오랜만에 만나지 못한 지인들도 다시 만나서 그간의 근황을 서로 알고 또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기도 했고요 또 새롭게 알게 된 분들과 교제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습니다. 언제 기회가 나면 읽었던 책에 대한 것이라든지 근황에 대해 좀더 자세히 얘기할 날이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제가 저의 블로그에서 가장 멀리 쓰고 싶은 주제가 ‘정치’와 ‘정치가’에 대한 얘기인데요 저는 정치를 그리 깊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고 제 블로그는 정치와 머~얼리 떨어진 주제로 제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고 싶어서 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오늘 쓰려는 주제는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과 영부인이 나오기는 하지만 ‘청소 노동’에 대한 생각을 좀 남기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정치인 보다는 청소 노동에 대해 얘기를 좀 하고 싶습니다.
저는 매일 회사에서 청소노동자를 만납니다. 미국회사에서는 청소하는 직원들이 따로 있어서 하루 종일 사무실, 사내식당, 화장실 등등을 꼼꼼히 청소해 주십니다. 물론 근무시간이 마치면 다시 전체를 깨끗이 청소해서 다음날 회사에 직원들이 출근할 때 회사의 상태가 새로운 모습으로 시작하도록 돕지요. 청소가 마치 공기같은 것이라서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청소되지 않은 공간과 청소된 공간은 참 많이 다릅니다.
이쯤해서 수년전에 돌아가신 어머니 얘기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저의 어머니는 사실 오랜 기간 일을 많이 하시고 사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젊어서는 야쿠르트 아줌마나 화장품 판매원을 하셨고요 50대 즈음에 신학대학원을 뒤늦게 하시고 10년간은 교회 전도사로 일을 하셨어요. 그리고 70대가 되시고 75세에 돌아가시기 까지 한국정부에서 지원하는 아파트 청소 용역사업이 있는데 그 프로그램으로 아파트 청소를 하시다가 나중에 암으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한국에서 아파트 청소를 하는 것은 좀 쉽지 않아요. 제가 어머니께서 일하시는 곳에 가본 적은 없지만 한국을 방문했을 때 고층건물에 가보면 청소하시는 분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는데요 다들 저와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시고 엘레베이터도 항상 다른 분들에게 양보를 하고는 아무도 없을 때 청소 도구 카트를 타고 숨바꼭질 하다시피 타고 건물을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곤 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아파트 청소를 하시는 곳에는 함께 일하시는 분들도 계셨는데요 식사를 하시는 부분과 쉬는 공간이 없었다고 들었어요. 어머니는 원래 꼭 밥을 드셔야 하는 분이셨는데 회사에서 꼭 빵을 싸오라고 했나봐요. 그래서 항상 빵으로 부족한 식사를 하신 것 같고요. 일을 하려면 새벽에 나가셔서 하루 종일 하시고 돌아오시곤 했습니다. 중간에 쉬는 시간이나 식사 장소도 없어서 아파트 지하로 가는 계단이나 옥상쪽 계단에서 신문지 같은 것을 깔고 식사를 하시거나 쉬신 모양이더라구요. 그래서 70대 나이에 일을 할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시고 일을 하셨는데요 버신 돈이 자신을 위해 쓰여진 경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청소 노동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고 문이라도 잡아드리고 엘레베이터도 잡아드리려고 노력합니다. 제 어머니라고 생각하면서요. 청소를 하려면 많은 화학물질을 써야하는데 혹시 그 화학약품 때문에 암에 걸리셨던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저도 유기화학을 연구하는 과학자로 살기는 했지만 그래도 저는 다양한 안전장비와 완벽한 Chemical fume hood로 인해 잘 보호를 받는데 청소하시는 분들은 그런 보호 장비는 꿈도 꾸지 못하시거든요.
이번에 대한민국에 새로운 대통령이 되신 이재명 대통령은 가족사가 저보다도 더 어려워서 부모님 뿐만 아니라 가족 중의 많은 분들이 여전히 청소를 한다고 해요. 특히 10여년전에 돌아가신 여동생은 마지막까지 청소 노동자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랬을까요? 국회에서 약식 대통령 선서를 하고 가장 먼저 만난 분들이 국회에서 일하시는 청소하시는 여성 노동자들이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것이 단순한 쇼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서 어렵게 자랐고 가족 중에 청소를 하는 사람이 있었던 사람은 아무리 대통령 아니 대통령 보다 더 큰 사람이 된다고 하더라도 청소 노동자들을 자신의 정치 쇼를 위해 사용하는 바보같은 행동을 하지는 않을테니까요.
청소노동자와 찍은 사진엔 이 대통령의 ‘가족사’가 담겨 있다 – 한겨레신문 신동욱 기자 6/5/2025
한겨레신문의 신동욱 기자님은 청소노동자에 대한 기사를 몇년째 쓰시는 기자이신데요 이 분이 고 노회찬 의원을 회고한 기사도 쓰셨습니다.
“취임 첫날 청소 노동자 만난 이 대통령 보니, 노회찬 더 그립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페이스북 글에서 회고 – 한겨레신문 신동욱 기자 6/6/2025
“노 전 의원과 민주노동당, 정의당에서 함께 활동했던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5일 페이스북에 “취임 첫날 청소 노동자를 만난 이재명 대통령. 등원 첫날 청소 노동자를 만났던 노회찬 의원”이라고 적었다. 이어 “가시는 마지막 날 노회찬을 배웅한 청소 노동자. 정치가 어디에서 시작해야 하는지. 정치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지. 그 첫 마음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라고 덧붙였다.
노 전 의원은 17대 국회의원이었던 2005년부터 세상을 떠난 2018년까지 3월8일 ‘세계 여성의 날’이면 “여성의날을 축하드립니다”라며 여성 청소 노동자들에게 장미꽃을 바치며 존경을 표했다. 장미는 1908년 3월8일 미국 뉴욕의 한 광장을 가득 채운 여성 노동자들이 외쳤던 ‘여성 참정권 요구’를 상징한다. 노 전 의원이 만든 전통은 그가 세상을 떠난 뒤에도 정치권에서 이어지고 있다.”
고 노회찬 의원의 영결식 날 운구차가 국회에서 나갈 때 국회 청소노동자 분들이 도열했던 사진이 노회찬 의원이 얼마나 이 분들을 위해 진심으로 애쓰셨는지를 보여줍니다.

노회찬 의원의 그 유명한 6411번 버스 연설 속에 6411번 버스의 새벽첫차를 꼭 타야하는 청소노동자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국회에서 업무공간이 부족하다고 청소노동자들의 휴게실을 비워달라고 한 일이 있는데 그 때 정의당 사무실을 청소노동자들을 위해 쓰자고 한 일화는 지금도 기억합니다.
“2016년 국회사무처가 업무 공간 부족을 이유로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실을 비워달라고 하자 “혹 일(반대투쟁)이 잘 안 되면, 저희 (정의당) 사무실을 같이 쓰자”며 연대하기도 했다.“
제가 가끔 보는 유튜버 중에 ‘평양여자 나민희’라고 10여년전에 탈북해서 한국에 정착한 분이 계신데요 같은 탈북자이신 남편 김정국님과 이것에 대해 얘기하신 것이 있습니다.
북한에서 상상할 수 없었던 한국 대통령의 행동 – 평양여자나민희tv

6:10-7:10에 보시면 대한민국의 정치인과 북한의 정치인을 비교하는 것이 나옵니다. 정치는 어찌되었든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애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여생을 청소노동자로 사셨던 어머니를 기억하며 오늘도 세상의 모든 청소하시는 분들의 노고에 항상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