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TONIAN (58) 교회 친구들과 여행을 계획하면서 드는 이런저런 생각들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제가 인터넷이라는 것을 처음 배운 곳은 저의 첫 직장인데요. 한국에 있는 대기업 중 하나입니다. 1990년대 말에 한국에도 처음으로 인터넷이 도입이 되기 시작했는데요. 그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가 회사에서 전직원에 대해 인터넷 교육을 몇일간 시켜준 적이 있어요. 그 때까지 컴퓨터는 주로 유기화학 물질 그림을 그리거나 문서 작업을 할 때 등등을 위해 이용할 뿐 컴퓨터를 주로 사용할 때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전 직원을 몇차례로 나누어서 50-60명 정도씩 한 방에 넣고 책상 위에는 데스크탑 컴퓨터 한 대씩이 있고 여기에 이제 앉아서 교육을 받는 것이었습니다.

가장 먼저 배운 것은 “World Wide Web (www)”에 대한 상세한 소개와 역사에 대한 상당 기간의 강의를 들었고요 그 다음에야 비로소 컴퓨터에 접속해서 “http://www”를 치세요!

이런 식으로 교육을 들었습니다. 참 지금 생각하면 약간 오글거리고 웃음이 지어지는 일인데요 당시의 저는 사실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그동안 알고 싶은 정보가 이미 거기에 있고 너무 쉽게 찾을 수 있더라고요.

아! 그래서 인터넷에 푹 빠지게 되었고요 그 이후로 주욱 저는 인터넷이 없이는 살 수 없게 되었던 것 같아요. 뭐 요즈음은 폰으로도 인터넷이 되니까 더할 나위 없고요. 여하튼 인터넷을 처음 접했던 세대로 살아 오면서 그 이후로는 컴퓨터도 저의 일상의 친구처럼 되었던 것 같아요. 원래 타자 속도도 독수리타법이었는데 살다보니 자판 보지 않고 그냥 마구 타이핑을 하는 정도가 되었으니까요.

왜 이렇게 장황하게 인터넷 얘기를 하냐면요. 여행에 대한 얘기를 하려다가 여기까지 왔어요.

저에게는 아주 오랜 친구들이 있습니다. 얼마나 오래된 친구들이냐면요.

안지 40년이 훌쩍 넘은 친구들입니다. 참 오래 되었죠? 학교 친구들이냐구요? 아니에요. 동네 친구들이냐구요? 아니에요. 그럼 누구냐?

교회 친구들입니다.

40여년 전 어떤 교회에서 만나서 알고 지낸 그런 친구들입니다. 당연히 남자와 여자 동기들이고요 원래는 더 많은 친구들이 있었는데 오랜 기간을 지나다 보니 남은 친구는 열손가락이 다 필요없을 정도로 적어졌어요.

저는 어렸을 때에 좀 어렵게 지냈는데요. 지방에서 공부하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녀본 아버지께서 자식들만은 꼭 서울에서 공부시켜야 겠다고 마음을 먹고 거의 무작정 상경하셔서 그 어려운 강남 8학군에다 저희 삼남매를 키우셨기 때문에 생활이 안정되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사를 자주 다녀야 했고요. 아버지의 사업이 마침내 (?) 실패하신 이후부터는 경기도 남부로 이사를 가게 되어 서울 중심부와 아~주 멀어졌죠. 그러나 보니 저에게는 흔한 동네 친구가 남아 있지 않습니다.

또 2000년대 초반에 한국을 떠나서 이곳 보스턴에 정착하고 주욱 살게 되었으니 학교 친구들과도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기게 되었죠. 물론 최근에야 다시 조금씩 만나게 된 친구들도 있기는 하지만 사실 너무 공백이 컸고 저도 미국 생활을 오래 하면서 많이 변한 상태라서 그런지 예전같은 마음이 아닌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이 “교회친구들”과는 몇명 안되기는 하지만 꾸역꾸역 이어졌고 제가 어려움이 있을 때에 항상 함께 해 주었고 그래서 그런지 제가 한국에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방문을 하게 되면 항상 매번 한번씩 시간 되는 친구들과 함께 만나고 오곤 합니다.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이 친구들과는 동기들이라는 표현을 더 자주 쓰는 것 같아요. 뭔가 동기 – 같은 기수? 이런 느낌이 있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남자, 여자가 섞여 있다보니 한국인 특성 상 남사친, 여사친 하기 뭐해서 그보다는 ‘동기모임’이 좀더 자연스러운 우리의 모임 이름이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친구들 아니 교회 동기들과 40여년간의 오랜 만남과 연락이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인터넷 덕분입니다.

다들 그렇듯이 대학 졸업하고 각자 뿔뿔히 흩어져서 어떤 친구는 해외로 나가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각자 다른 회사에서 정신없이 커리어를 쌓고 또 결혼하고 나서 자녀 키우고 하다 보면 연락이 끊기는 게 자연스러운 건데요. 우리가 그래도 이렇게 연결된 이유는 인터넷 덕분이라 이거에요.

졸업하고 몇년 후에 저도 대학원을 마치고 회사를 들어갔다가 박사학위를 하려고 직장을 그만 두고 대학원을 다시 가게 되었어요. 그 때 제가 좀 시간이 남았고 이 시간 동안에 이런 저런 웹사이트도 만들고 그런 취미를 가지게 되었는데요 그 때 제가 동기들 웹사이트를 묻지도 않고 조언을 구하지도 않은 상태로 제 마음대로 주소를 하나 개인돈으로 사서 떡~하니 어느 날 동기들에게 알리게 됩니다. 캬~~

지금 생각하면 참 어처구니가 상실이죠.

그런데 제가 원래 무슨 일을 할 때 누구랑 상의하지를 않아요. 그냥 혼자 하죠. 그냥 생각나면 일단 저지르고 보는 성격인데요 이런 저의 저지르지름이 일을 만들고 말았죠.

그리고 이 사이트가 한 1년 정도 그나마 운영이 좀 됩니다. 각자 살던 친구들도 하나 둘씩 연결이 되어서 우리 동기 홈페이지에 들어와서 게시판에 글을 하나 하나 남기게 되었구요. 어느 순간에는 좀 활력을 찾아가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러다가 1년이 지나니까 웹 도메인을 갱신하고 웹사이트 회사에도 돈을 내야 하는 순간이 왔죠. 그런데 이때에도 저의 저지르지름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 도메인을 갱신을 하고 돈을 내려면 주머니에 뭔가 든게 있어야 하는데 결혼한 가장으로 박사과정 학생인 상태에서 주머니가 넉넉치 않다보니 그만 갱신 만료일을 놓치게 되고 결국 이 도메인이 어느날 갑자기 날아가게 됩니다. 뾰~~옹!하고 사라졌죠.

그리고 저는 평소대로 동기들과 다시 연락을 끊고 얼마간 지나게 되었죠. 나중에 동기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이미 사고를 친 이후라서 특별히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못 되었고요. 그냥 지금 생각해도 그 때 제가 한 실수로 인해서 잃게된 우리의 기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옵니다.

여하튼 이렇게 연락을 끊고 지내다가 또 시간이 좀 지나게 되었는데요. 어느날 저는 동기 중 한명에게 연락을 받게 됩니다. 이번에는 다른 여자 동기가 새롭게 무료 웹호스팅 회사에 도메인을 냈으니까 들어오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손님처럼 이 얘기 저 얘기를 좀 쓰게 되었죠. 그런데 이 무료 웹 회사도 몇년 후에는 다시 사라졌어요.

그리고 또 시간이 지나고 이제 또 지났는데 카카오톡이 나왔죠.

그래서 다시 동기들이 카카오톡을 통해서 동기방을 만들고 하나 둘씩 초대를 했고 그렇게 해서 다시 우리가 모이게 되었어요. 카카오톡이 참 고맙죠. 카카오톡! 사라지지 않아주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여하튼 이런 저런 연유로 해서 40년이 흐르게 되었습니다. 동기들 중에서 어떤 동기들은 중학교 때부터 만난 동기들이 있고요 어떤 동기들은 대학교 1학년 혹은 어떤 동기들은 대학을 재수해서 들어왔기 때문에 2학년 때부터 만나게 된 동기들이 있어요. 그리고 어떤 동기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바로 일을 시작한 동기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니까 스펙트럼이 꽤 다양하죠.

특히 우리 여자동기들은 다들 좋은 대학을 나온 똑똑한 동기들인데요 결혼하고 몇년이 안된 후부터는 직장을 그만두고 다들 가정에서 자녀와 가족을 돌보느라 또 바빴을테죠.

이런 친구들을 제작년에 제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몇명 만난 자리가 있었는데요. 그 때 제가 제안을 했어요. 우리 여행을 한번 같이 가면 어떻겠느냐구요. 그런데 고맙게도 함께 있던 동기들이 다들 호응을 해 주었고 대학부 입학 40주년 여행을 가기로 계획을 하고 돈을 모으고 있는 중이에요.

이게 또 쉽지 않은 게 그 얘기를 했던 당시의 상황과 그 이후에 동기들 각자의 상황이 또 많이 변하다 보니 어쩌면 흐지부지 될 수도 있을 수 있는 상황이 몇번 있었던 것 같기는 한데요 그래도 항상 우리 중심을 잡아주는 몇명의 친구들이 소나무처럼 버텨주고 있어서 이 여행을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얼마전에 카카오톡 동기방에 이 여행 관련해서 글을 올렸길래 제가 Zoom meeting을 좀 하자. 나도 멀리서 준비에 같이 하겠다 이렇게 답을 한 상태입니다.

아마 날짜도 잡아야 하고 장소도 정해야 할 거에요. 이번 여행은 가족 여행이 아니라 그냥 우리 동기들만 함께 하는 여행으로 하기로 했기 때문에 길게는 가지 못하고 2박3일이나 3박4일 정도로 가까운 곳을 함께 여행하는 정도가 될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프로그램도 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몇일 동안 좀 생각을 해 봤고요 잊어버리기 전에 제 생각을 좀 남겨 놓으려고 이렇게 블로그를 씁니다.

우리가 교회에서 만났기 때문에 어떤 여행이 좋을까 생각을 해 봤는데요. 저는 40년전에 함께 했던 수련회를 생각해 봤어요. 뭐 이 나이에 수련회를 하자는 건 물론 아니구요. 여행을 하면서 함께 할 주제에 대해 생각을 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그래서 대략 생각을 해 보니까요. 우리가 대학생으로 교회에서 함께 할 때 우리가 항상 얘기했던 주제는 “비전” 혹은 “소명”에 대한 것이 아니었나 하고 생각해요.

당시 우리 시기의 크리스찬들은 선교에 많은 관심을 갖던 시기여서 선교에 대해서도 물론 얘기를 했지만 그 보다는 각자 자신의 비전과 소명에 대해서 얘기를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40년의 시간이 지났죠. 그리고 많은 시간이 흐르면서 그 당시에 생각했던 것들의 실체(?)가 생각했던 것 만큼 아름답지 못했을 수도 있고요 희석되거나 잊혀졌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조차도 하나의 시간 여행을 한 것이니까요 그것을 함께 얘기해 보는 것은 좋은 주제가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여행은 여행 자체보다도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을 잘 기록하고 남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요. 아마 좋은 여행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요 다만 우리가 계획한 여행 날짜에 특별한 사건이 없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다들 부모님들도 연로하시고 가족들도 있으니까 뭔가 계획을 잡는게 쉽지만은 않군요.

그리고 “질문 카드”를 한 30-50장 정도 만들어서요 이걸 뽑고 대답을 하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마니또 게임 같이 여행 동안 어떤 친구에게 무심한 친절을 베푸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다들 일단 건강하고 좋은 상태로 만날 수 있기만을 바랄 뿐입니다. 이제 거의 다 왔어요. 힘을 내자구요. 화이팅 동기들!! 40년간 함께 해 주어서 고맙고 그 고마움 평생 잊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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