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언우 (言友) 임박사입니다.
김은숙 작가님이 쓰신 ‘미스터 션샤인 (Mr Sunshine)’ 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요 그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 중에 변요한 배우님이 연기한 김희성은 여주인공 김태리 배우님이 분한 고애신을 연모하고 도와주는 역할로 나오죠. 아버지는 중인 출신으로 돈을 위해 친일 부역자로 돈을 많이 모은 사람이었지만 그 아들인 김희성은 일본에 유학해서 문학을 공부하고 귀국해서 나중에 신문사를 세워 독립운동을 하게 됩니다.
이 김희성의 대사에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내 원체 아름답고 무용(無用) 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 뭐 그런 것들.”
“나는 글의 힘은 믿지 않소. 허나 귀하는 믿소.” “글도 힘이 있소. 누군가는 기록해야 하오. 애국도 매국도 모두 기록해야 하오. 그대는 총포로 하시오”

고애신은 총과 포로 즉, 무력적 방법으로 독립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김희성은 글로 쓴 기록도 힘이 있다고 강변하죠. 결국 글은 역사에 남김으로써 궁극적으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을 말이죠.
저는 오랜 기간 거의 모든 직장 생활 동안 자본주의에 유용한 일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요즘 생텍스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정신적인 것, 감정적인 것, 의식적인 것 등이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학자로 이성적인 것이 항상 우수하다 혹은 탁월하다는 생각에 거의 사로잡혀서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이성보다는 감정에 더 크게 반응하고 오래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과연 이성이 맞는가? 사람은 감정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심리학에 대한 책, 철학자의 책 등을 읽으면서 점차 깨닫기 시작했죠. 정말 감정적인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철학의 방향도 점차 실존주의를 넘어 미학적인 것으로 점차 발전하고 감정적인 면이 강조된다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인문학의 필요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아주 긴 논문이나 학술서 보다 한 장의 그림이 더 많은 것을 순간적으로 내포할 수도 있고요 한편의 시가 장편 소설이 오랜시간 말하던 것을 아주 짧고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거죠.
그러다 보니 예술, 미술, 음악, 시, 노래, 소설, 에세이 같은 것에 대해 점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고사니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데에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무용지용 (無用之用)’입니다. 무용지용은 장자가 한 말인데요 ‘언뜻 보기에 쓸모없는 것이 오히려 큰 구실을 한다‘는 뜻입니다.
[김승호의 룸펜교사] 무용지용(無用之用), 교육의 쓸모 – 교육플러스 5/7/2021
장자는 제자들과 길을 가던 중 잎만 무성한 나무를 나무꾼이 쓸모가 없다고 해서 자르지 않는 것을 보고 “저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자기 수명을 다 한다“고 말했다. 장자의 무용지용은 이른바 발상의 전환이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쓸모가 없을 수도 혹은 쓸모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 된다. 곧고 굵은 나무는 인간에게 쓸모가 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일찍 베인다. 반면에 곧지 않고 잎사귀만 가득한 나무들은 쓸모없어 나무꾼에게 외면 받지만 오히려 자기다움을 유지하며 산다.
예술과 철학이 무용지용의 예로 하이데거가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예술과 철학이 모든 진리의 생성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무용지용의 미학 – 이런 삶을 즐기며 지향하며 살아가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