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회사를 옮긴 후에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일주일에 이틀은 집에서 일할 수 있는 특권 (?)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집에서 일하는 날을 제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서 좋고요 또한 집에서 일하는 날은 마치 휴가를 즐기듯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일하는 날이 일이 없다거나 강도가 적다는 뜻이 아니고요 환경이 회사 사무실에서 일할 때보다는 조금더 편안하다는 것이죠. 옷도 평상복 차림이고요 아침에 라떼를 한잔 마시고 쿠키를 먹으며 미팅과 컴퓨터 작업을 하지요.
제가 우리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은 Porch인데요 저희 집에 와 본 사람들은 이 공간을 가장 좋아하곤 하구요 이 공간은 옆의 3면과 바닥이 스크린으로 가려져 있어서 벌레가 들어오지 않는 반면 자연의 소리와 바람은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이 공간에 있으면 우리 고양이 모나가 제 곁을 지키곤 합니다. 밖에 나가지 못하는 모나에게는 이 곳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과 나타났다 사라지는 다양한 동물친구들 – 칩멍크, 토끼, 새, 칠면조 등등 – 이 마냥 신기할 따름이죠.
오늘은 조금 어린이와 같은 마음이 되어 제가 이번 주에 읽은 책을 나눠 보려고 합니다. 사실 분량도 얼마 되지 않고 특별히 읽어야 할 가치를 느끼지 못해서 책꽂이에 그냥 방치되어 있던 책이었는데요 하도 유명한 책이다 보니 다시 꺼내어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가치에 눈을 뜨게 된 것 같아서 기쁜 마음과 벅찬 마음을 가지고 이 책에 대해 독후감과 함께 제가 조사한 내용들, 그리고 생각을 나눠 보려고 합니다. 오늘 책은
‘어린 왕자‘
입니다. 프랑스의 생텍쥐페리 (Antoine de Saint-Exupery, 1900-1944, 44세)가 실종되기 이년 전인 1942년에 뉴욕에서 쓰고 일년 후 그러니까 비행기 사고로 실종되기 일년 전인 1943년에 영어와 프랑스로 출간한 책이 이 책입니다.
어린왕자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작가 소개를 좀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귀족 가문 출신이었지만 4살 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게 되면서 몰락한 귀족 가문의 어려움을 겪으며 자라게 됩니다. 생텍쥐페리는 위로 누나 3명이 있고 아래로 남동생이 있었는데 남동생은 15살 때 병으로 죽게 됩니다. 그 죽는 모습이 마치 서서히 나무가 쓰러지는 것 같았다고 하고요. 이 모습은 어린 왕자가 나중에 뱀에 물려 쓰러지는 장면에서 묘사됩니다. 동생이 죽은 후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 된 생텍쥐페리는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 들게 되죠. 원래는 해군 시험을 보았지만 낙방하고 어렸을 때부터 비행술을 배워서 공군 조종사가 됩니다. 생텍쥐페리는 비행기 조종사로 있으면서 처음에는 우편물 수송기를 몰고 아프리카, 유럽, 남아메리카 등지를 돌다가 이후에는 프랑스 공군 조종사로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는데요 1940년에 프랑스 괴뢰정부가 세워지면서 그는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31세 때에는 미망인인 과테말라 여성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는데요. 두사람 모두 외도를 하는 특이한 결혼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또 함께 했다고 해요. 생텍쥐페리는 비행기를 운전하면서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고 하고요 착륙을 해서도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기다렸다고 할 정도로 책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데요 이 사람들은 그가 전세계를 비행기로 다니고 직업을 여러번 바꾸며 일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면면이라고 합니다. 비행기 사고도 많이 겪었는데 특히 1937년에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해서 거의 죽을 뻔했는데 현지인의 도움으로 물을 먹고 살아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그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았다고 하고요. 1942년에 드골이 임시정부를 만든 후 생텍쥐페리를 프랑스 괴뢰정부의 부역자로 공공연히 말해서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고 술에 쩔어 살았다고 합니다. 사실 생텍쥐페리는 괴뢰정부를 공격했는데도 말이죠. 그의 나이 40대는 본래 비행사가 될 수 없는 나이였지만 그는 비행을 하게 해 달라고 졸라서 결국 아이젠하워 장군의 승낙을 받게 되고 대신 5번만 비행하라고 했지만 9번째 비행이 있었던 1944년 7월 31일에 실종이 되게 됩니다.
생텍쥐페리의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한 이유는 어린왕자의 화자가 바로 생텍쥐페리이고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비행기 추락사고가 아마도 리비아 사막에 떨어져 4일간 죽을뻔하고 현지인의 도움으로 물을 마시고 살아난 것 그리고 남동생의 죽음, 아내와의 결혼 생활, 사회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왕자는 B-612라는 혹성 (astroid)에 사는 소년입니다. 그 혹성은 아주 작고 두개의 활화산과 한개의 사화산이 있었는데 어린 왕자는 이 화산을 매일 솔로 깨끗이 청소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장미 씨앗이 혹성에 날아와 살게 되는데 어린 왕자는 이 장미를 정성껏 키우게 되죠. 하지만 장미는 꽤 까다롭고 요구가 많아서 결국 어린 왕자는 이 곳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어린 왕자가 떠나기로 한 걸 안 장미는 갑자기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아쉬워 하고요 하지만 어서 떠나라고 합니다.
어린 왕자는 6개의 작은 별을 방문해서 왕, 허풍쟁이, 술꾼, 지리학자, 전등 끄는 사람, 전철수 등을 만나게 되는데요 왕, 허풍쟁이, 술꾼, 지리학자는 자기만 알고 세상과 관계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지리학자를 통해서 지구에 가면 20억명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듣게 되고 그래서 그는 7번째 별인 지구로 향하게 되죠.
지구에 간 곳은 사막이었습니다. 어린 왕자가 가장 처음 만난 건 뱀이었습니다. 뱀은 그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언제든지 자신이 돌아온 곳으로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다고 하죠. 그리고 여우를 만나게 되는데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길들여지는 것 (관계)’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해 줍니다. 그리고 화자인 비행 조종사를 만나게 되는데 그 조종사는 사막에 불시착해서 비행기를 고치는 중이었죠. 이 조종사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게 되고 목이 말라진 두사람은 사막을 걸어서 마침내 우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종사에게 부탁을 해서 우물의 물을 마시게 되죠.
이러한 일련의 일이 있던 중 어린 왕자가 B-612를 떠난 지 일년이 다가오게 됩니다. 어린 왕자는 뱀을 찾아가 별로 돌아가게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어린 왕자는 뱀에 물려 나무가 쓰러지듯 서서히 쓰러지게 됩니다.
어린 왕자를 어릴 때에도 본 적이 있는데요 전 당시 보아뱀 그림을 보고 이상한 책이라고 생각해서 더 이상 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읽어보니 이상한 책이라기 보다는 진리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실존주의 철학자인 하이데거가 특히 좋아했다고 하고요. 사르트르도 인용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본래 생텍쥐페리는 미국에 오기 전부터 이미 작가로 잘 알려진 사람이었는데요 뉴욕에 갔을 때 동화를 써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 어린 왕자를 쓰게 됩니다. 이 그림도 생텍쥐페리가 그린 것이죠.
어린 왕자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에게 정말 좋은 교훈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얘기한 것 중에서 전 두가지가 가장 와닿았는데요 하나는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길들여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보는 현상에 따라서만 산다면 돈을 벌고 겉으로 멋지고 부러울만한 모습으로 사는 것 그런 것이 세상에서는 중요하겠지만 결국 인생의 실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겉으로 드러나고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감추어진 것을 발견하고 찾아내는 것이라는 것이죠. 자신만의 내면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길들여지는 것” 즉 다른 사람들과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길들여지기 위해서는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나오는 여우는 교수를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여우는 가르쳐 주지만 어린 왕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합니다. 결국 직접적인 도움은 뱀이 주게 되죠.
또 하나 생텍쥐페리의 삶을 보면서 제가 좀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요? 배운 점이 있어요 그건 뭐냐면 생텍쥐페리가 비행을 하면서 책을 읽고 글을 썼다는 사실이에요. 이게 가능하다는 거죠. 인생을 단지 이분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에 대한 생각도 했어요. 만약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를 나중에 쓸 생각으로 미뤄 놓았다면 우리는 영영 이 책을 볼 수 없었겠죠. 물론 생텍쥐페리의 다른 책들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인간의 대지’라는 책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아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송태효 교수님의 논문 “실존주의적 직업관 이해”라는 제목의 자료를 링크합니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다양한 주제들과 배경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린 왕자를 읽고 생텍쥐페리의 저서를 전작주의로 읽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어 번역서는 그리 많지 않군요. 영어 번역본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