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즐거움은 세상 그 어디에도 비할 수 없는 기쁨과 뿌듯함 그리고 성취감을 부여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봅니다. 제 블로그를 통해서 누군가가 어떤 새로움을 만일 느낄 수 있다면 그건 아마도 제가 독서를 통해서 얻게된 그 무언가가 묻어나기 때문이 아닐지 모를 일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제가 어느 기간동안 글을 쓰고 나서 다시 돌아 와서 그 글을 다시 읽게될 때에 무언가 뿌듯함을 느끼기 보다는 오히려 빈곤함을 느끼는 경우가 더 많았던 것 같고요. 그렇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저는 항상 제자신의 정신적 빈한함을 항상 느껴 왔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였을까요? 최근에 저는 다시 책을 들고 읽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죠.
이번 주에는 세권의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그 책들을 읽고 남은 저의 감정과 생각들을 블로그에 남기는 편이 훗날의 제자신을 위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얼마전에 Youtube 강연이었던 것 같은데 아마도 이민애 교수님이셨던 것 같아요. 그런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소설을 읽을 때에는 작가의 삶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말씀을 들으면서 저는 무릎을 탁 쳤습니다. 그리고 이번주에 읽은 세권의 소설과 함께 알게된 세분의 소설가님들의 삶에 대한 저의 공부 결과를 이 곳에 함께 풀어볼까 합니다.
먼저 신경숙님의 ‘엄마를 부탁해’입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제가 몇년전에 읽었던 책이고 이번에 두번째로 읽은 책입니다. 신경숙님은 전북 정읍에서 1962년에 태어나셔서 1979년부터 구로공단 근처의 전기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야학을 통해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셨는데요 그 때 선생님이셨던 최홍이 선생님의 조언을 받고 1984년에 서울예술전문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85년에 신춘문예에 당선되시면서 등단을 하신 분이십니다. 신경숙님께서 어머니에 대한 소설을 쓰려고 생각했던 건 오래 전이셨는데 글이 잘 나가지 않았다고 해요. 그러다가 2007년에 ‘리진’이라는 소설을 쓰시면서 공부를 많이 하시게 되었는데 그 이후에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을 비로소 쓰실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엄마를 부탁해’는 엄마의 생일을 위해 서울에 사는 아들들과 딸들을 방문하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오시다가 서울역 지하철에서 어머니를 아버지가 놓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이 됩니다. 그러면서 아들은 아들대로 딸들은 딸들대로 그리고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고 회상하면서 엄마의 소중함을 깨달아 가는 그런 이야기에요. 특히 엄마가 잠시 마치 영혼과 같이 등장하는 부분이 나오는데요 그 부분에서 엄마의 남모를 사랑에 대한 얘기, 엄마의 자녀들에 대한 마음들도 그려집니다. 이 책을 제가 읽으려고 생각했던 이유는 곧 8월이 되면 저의 어머니의 추모일이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그 추모일을 준비하면서 다시금 저의 어머니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이 책을 다시 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아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많이 공감했던 것 같습니다. 저도 어머니를 잃고 나서 어머니에 대해 더 많이 생각을 하며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리고 아버지 즉 남편이죠. 항상 아내보다 멀찍이 앞장서서 걸으며 발걸음을 맞추지 않으며 평생을 살아왔고 아내에게 걱정을 끼치며 살았던 남편입니다. 나중에 반성을 하지만 소용이 없죠. 저도 이 남편의 입장에서 제 아내를 다시 돌아봤다고 할까요? 그런 마음이 들어서 이 책을 읽고 아내에게 좀더 잘하려고 노력하게 된 것 같습니다.
두번째 책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입니다. 연암 박지원은 글재주가 많은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평생 가능하면 당파나 정쟁에 휩싸이지 않으며 멀찍이 비교적 낮은 관직으로 인생을 살았던 분이더군요. 이 분이 1780년 44세 때 5월부터 10월까지 청나라 연경에서 북경까지 돌아보며 느낀 점을 쓴 책이 바로 이 열하일기입니다. 연암의 해학과 신문물에 대한 수용성을 엿볼 수 있어서 좋은 그런 책입니다. 저는 고미숙님이 쓰신 책을 읽었는데요 중간 중간 자세한 소개가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본래는 연경에서 황제를 만나고 돌아오는 것이 목적이었는데요 황제가 연경에서 북경으로 오라는 연통을 주면서 여행이 꽤 긴 여정이 됩니다. 북경쪽으로 오게 되면서 티베트와 몽고에 대한 청나라 황제의 경계심이랄까 경외심 같은 걸 연암은 느꼈다고 하고요. 아마 그 당시 티베트는 매우 강성했던 것 같아요. 황제가 라마불교 승려를 스승으로 모셨다고 하죠. 그러면서 이 승려에게 꼭 인사를 하라고 명을 내리는데 조선은 불교를 억제하고 유교를 숭상하는 전통이어서 이게 어려운 거에요. 거기에서 비롯되는 긴장감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진족과 한족 사이의 갈등 구조에 대해서도 연암은 서술을 해 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지막에 참 이상한 얘기를 해요. 소경이 눈을 떴는데 길을 못 찾게 되었다는 이야기인데 그래서 다시 눈을 감으라고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것이 어쩌면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청나라에는 유럽과 이슬람에서 들어오는 다양한 문물이 있었는데요 이런 걸 받아들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위정자들이 청나라를 무시하는 풍조였기 때문에 그리고 오랑캐를 업신여기는 행태 등으로 인해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자신들의 눈으로 보았던 문제를 애둘러서 쓰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났습니다. 실학자로서 느끼는 어려움이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책은 김호연님의 ‘불편한 편의점2’를 읽었어요. 이 책은 어느날 제 아내가 어떤 분으로 부터 받아서 집에 가져와서 제가 읽게된 책인데요 숙대앞 청파동 Always 편의점이라는 곳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제가 불편한 편의점1을 못 읽은 상태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요. 김호연님은 이 책을 쓰기까지 4권의 소설을 쓰셨는데 매우 호응이 적어서 한때 소설을 쓰지 말까 하는 생각을 하신 적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전혀 편의점을 할 수 없는 선배가 하는 편의점에 가게 되었는데 그 때 불편함을 느끼면서 불편한 편의점이라는 말이 떠올랐고 그래서 이 책을 쓰게 되셨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 4만부 정도만 팔리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백만부가 팔리게 되었다고 하셨어요. 불편한 편의점2에 나오는 상황은 코로나 시국입니다. 그래서 사실 더 우울할 수 밖에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나오죠. 정육식당 주인, 고등학생, 연극배우 등등 다양한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이런 어려운 사람들이 서로 조금씩 도우면서 인생의 어려움을 조금씩 극복하는 힘을 주고 나아가게 하죠. 김호연님께서 어떤 분을 통해 ‘비교는 암이고 걱정은 독이다’라는 말을 들으신 적이 있다고 해요. 여기에도 이 얘기가 나옵니다. 비교는 암이니까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삶을 살아라. 걱정은 독이니까 걱정하지 말고 그 때 그 때 즐겁게 살아라.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이 곳에 나오는 수많은 군상들은 모두 매우 어려워요. 하지만 그 어려움에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희망을 가지고 나아가죠. 코로나 시국에 얼마나 어두웠습니까? 그 어두웠던 코로나 팬데믹 당시의 일들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떠올랐습니다. 저도 당시 백신개발을 하면서 너무나 힘들었는데 백신에 대한 두려움이라든가 루머들에 대해서도 나왔고 한국정부의 다양한 시책이 자영업자들에게 너무나 가혹한 것들이어서 이에서 겪는 어려움들, 그리고 그런 와중에 변화를 받아들이게 되는 어떤 정육식당 가족의 이야기는 참 따스하게 다가옵니다. 김호연님의 어머니는 돌아가셨는데요 여기에 나오는 염사장님처럼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분이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쩌면 어머니를 기억하며 이런 소설을 쓰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세편의 소설을 읽으면서 가능하면 정독을 하려고 노력을 했고요. 소설가님들께서 새로운 단어를 알려주실 때 기쁜 마음으로 온라인 사전을 뒤지고 배우려고 노력했습니다. 또 돌아서면 잊어버리지만요 그래도 ‘한국어가 모국어인데도 모르는 단어가 이렇게 많구나’하는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책들을 다시 책꽂이에 꽂아 놓아야 겠네요 ‘엄마를 부탁해’를 통해 내 가족의 소중함을 항상 되새기고 ‘열하일기’를 통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불편한 편의점2’를 통해서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서로 조금씩 도울만한 여유를 갖는다면 희망을 가지고 극복할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책 익는 세상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세분의 작가님들과 캐릭터를 통해서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