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면 지는거다 (66) – 채홍정 시인, 사전박사

08/12/2025 (화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요즈음 한글 공부에 푹 빠져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 주에 김호연님의 ‘불편한 편의점2’를 두번째로 읽었는데 처음 읽을 때와 달리 이번에 읽을 때는 마치 제가 이 소설을 쓴다는 생각으로 읽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 읽을 때에 비해 시간은 조금 더 걸린 것 같지만 그 대신 조금 더 깊이있게 이 소설을 읽지 않았는가하고 자평해 봅니다.

한글의 순우리말 단어 공부를 하면서 채홍정 시인이라는 분이 순우리말에 대한 좋은 글을 연재하고 계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분에 대해 궁금해졌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채홍정 시인님 (85)은 1940년에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셔서 1983년부터 대전에서 정착해서 살고 계신데 56세때인 1996년 한맥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시인으로 등단하셨습니다. 의외로 늦깍이 등단을 하신거죠. 채홍정 시인님의 인터뷰가 Youtube에 있어서 그 꼭지를 이곳에 남겨 놓고자 합니다.

채홍정 시인님은 아버지께서 일찍 돌아가셔서 어머니와도 떨어져 살아야 겠고 그 어려움을 일기쓰기로 달래셨던 것 같습니다. 본래 수집하는 것을 좋아하셨는데 20년전 즈음 아드님이 손자에게 할아버지가 국가적인 시인이라고 소개하는 것을 듣고 자극을 받으셔서 열심히 더 노력하셨다고 합니다.

사전박사 채홍정 시인 네번째 시집 ‘사랑하며 섬기며’ 펴내 – 중도일보 8/12/2020

채홍정 시인은 “시조는 모두 순우리말로 쓰다 보니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이 많았다. 시 곳곳에 주석을 달아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 시인은 “15년 전쯤 설날 아들이 손자에게 말하길, 할아버지는 국가에서 공인하는 시인이니까 잘 모셔야 말했다. 나는 그 말을 듣고 낯 뜨거움을 느꼈다. 무명시인인 내가 시를 쓴다고 후세에 보탬이 되는 것도 아니질 않는가. 그 후로 슬럼프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 KBS 우리말 겨루기 프로그램을 보면서 후세에게 내 손자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고자 결심했다. 어디를 가든 메모지와 볼펜, 신문을 보든 매스컴을 보든 이상한 말이 나오면 메모를 시작했고, 이 계기가 결국 사전을 편저하게 된 사연“이라고 말했다. 채 시인이 편저한 2015년 새 속담사전, 2017년 신 고사성어, 2019년 익은말 큰사전은 인기가 많은 사전으로 재출간하기도 했다. 내년에는 1000쪽 분량에 달하는 순우리말 대사전도 펴낼 예정이다. 채 시인은 “순우리말대사전을 내면 내 학문적 업은 모두 끝이 난다“며 “오늘도 내일도 헛발 걸음 않으려고 몸부림칠 것“이라고 팔순 시인은 덤덤하게 목표를 밝혔다.

17년간 신문 등에서 새로운 단어 등을 보게되면 그것을 계속 기록하셨다고 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해서 4권의 사전을 만드셨습니다. 그 4번째 사전인 ‘순우리말 대사전’을 4년전에 펴내셨습니다.

“품격 있는 우리말 사랑합시다”…‘순우리말 대사전’ 펴낸 채홍정 선생 – 뉴스1 10/21/2021

아름답고 고운 순우리말이 점점 사장되고 잊히는 것이 너무 한스럽습니다.” 망구(望九)의 노익장을 자랑하는 시인이자 재야(在野) 국어학자인 대원(大元) 채홍정(蔡鴻政) 선생(81)이 ‘순우리말 대사전’(오늘의문학사)을 펴냈다. 2015년 ‘새속담사전’, 2017년 ‘신고사성어’, 2019년 ‘익은말 큰사전’에 이은 네 번째 국어 관련 역작으로 여기에는 각종 사전과 매스컴, 인터넷 등을 통해 생소한 어휘를 그때그때 수집하고 정리한 지난 17년의 세월이 녹아있다. “그동안 여러 번 중동무이(하던 일이나 말을 끝맺지 못하고 중간에서 흐지부지 그만두거나 끊어 버림)했지만 ‘순간이 쌓여 역사가 된다’라는 말처럼 지금은 아리따운 추억의 오솔길에 마음이 머물러 마냥 흐뭇합니다.” 한글은 어느 나라 글자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탁월한 표현력에 뛰어난 독창력을 지녔다는 자부심으로, 우리 국민의 어휘력과 인식의 폭을 넓혀주고 싶다는 소망에서 채 선생은 한 땀 한 땀 수를 놓듯 대사전을 엮었다. “우리 사회가 더 품격 있는 순우리말을 사용하도록 행정기관과 언론기관, 교육기관에서 앞장서 주길 바랍니다. 순우리말을 사랑하는 문학인도 더욱 많아져야 하고요.

“하나하나 찾아 엮은 순우리말 대사전… 문학인에 보탬 되길” – 대전일보 11/4/2021

채 시인은 “원래 사전을 낼 생각은 없었는데 17년 전 아들이 외손자들에게 `국가가 인정하는 시인이니 잘 모셔야 한다`는 말에 이름 없는 시인으로 살아온 세월이 서글펐고 큰 죄책감과 중압감을 느꼈다“며 “이후 우연히 TV 프로그램 `우리말 겨루기`를 보게 됐고 후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하나, 둘 정리하던 우리말이 쌓여 사전까지 펴게 됐다“고 소회했다. 그는 “한글은 모든 사람이 쉽게 배울 수 있고, 어느 나라 글자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탁월한 표현력에 독창력까지 지닌 언어지만 오늘날 한자에 가려 활용되지 못하고 점점 잊혀 가는 것이 아쉽다“라며 “사전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순우리말에 대한 어휘력을 키우고 인식의 폭을 넓힐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시간 지지해 준 가족과 독자, 문인들이 전해준 응원이 있어 하고자 했던 일을 마무리하고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한글 발전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아름다운 우리말을 시와 수필에 담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올해까지 6권의 시집을 내셨는데 여섯번째 시집 ‘홀로 기다리는 순간들’이라는 시집이 올해에 나왔군요.

채홍정 시인, 여섯 번째 시집 ‘홀로 기다리는 순간들’ 출간 – 충청신문 3/17/2025

별빛 보고 감사하면 달빛을 주고, 달빛 보고 감사하면 햇빛을 주고, 햇빛 보고 감사하면 영원히 지지 않는 천국을 준다’는 말처럼 범사에 감사하며 여섯 번째 시집을 세상에 알립니다.” 돌부리에 차이고 거센 물살에 휩쓸리며 하루하루를 채워간다는 채홍정 시인은 “단 한 편의 시라도 독자에게 나긋나긋 옥 굴러가듯 행복 꽃나비로 깊은 감동이 되길 두 손 모아 간절히 기원한다”고 말했다.

올해 85세이신 채홍정 시인께서는 시집과 사전 이외에도 수필집과 소설을 준비 중에 계시다고 합니다. 아직도 열정적으로 계속해서 노력하시는 모습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고 멀리 미국 보스턴에서 채홍정 시인님을 응원하겠습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