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STONIAN (62) 보스턴에서 LAFC를 응원한 날 – 손흥민 풀타임 직관 후기

8/22/2025 (금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제가 미국 동부에서 산 지도 어언 20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돌이켜보면 정신없이 앞만 보고 살아온 세월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세월이 흘러 흘러 과거를 돌아 보니 대한민국에서 산 기간과 미국에서 산 기간이 얼추 비등해 지는 지경에 이르른 듯 합니다. 제가 대한민국을 떠날 때가 2002년 한일월드컵이 막 끝나고 몇개월 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다들 아시다시피 2002년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이 월드컵 4강까지 가서 전세계를 깜짝 놀래켰었죠. 전 그걸 독일에 가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독일인들은 우리가 마치 일본이나 중국 등에 대해 느끼는 것 이상으로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과 같은 나라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있는데요 우리 대한민국 팀이 이 나라들을 보기좋게 이겨주고 올라와서 자신들에게 졌기 때문에 아주 기세가 등등했죠. 그래서 저를 만났던 거의 모든 독일인들이 좋아했던 걸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서 2002년 황금세대 중 박지성 선수가 멘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주전을 꿰차고 아주 훌륭하게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을 다시 월드컵 16강을 달성 시켜 주었고 이제는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등이 그 뒤를 이어 대한민국의 황금세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2002년에 우리의 영원한 리베로였던 홍명보 선수는 지금 월드컵 감독이죠.

손흥민 선수는 대한민국 대표 주장으로 있으면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예선탈락 시켰던 주인공이기도 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핫스퍼의 주장으로서 오랜 기간 활약을 하고 얼마 전에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LAFC로 이적을 했습니다. 이적한 지 두번째 경기가 바로 제가 있는 보스턴팀인 New England Rangers와의 원정 2차전이었습니다.

이번 원정 2차전에 저희 온가족이 함께 갔는데요 친정팀을 응원해야 했겠지만 (?) 손흥민 선수 덕분에 (?) LAFC를 응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저희는 후반전의 손흥민 선수를 가까이 보기 위해서 후반전 뉴잉글랜드팀 골대 쪽 관중석에 자리를 잡았는데요 아-주 재미있게 경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경기 결과는 2-0 LAFC의 완벽한 승리였죠. 이 경기에서 손흥민 선수는 2개의 어시스트를 해서 Man of the game이 되었습니다.

이 날 정말 많은 한국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관중석을 빙 둘러서 태극기가 곳곳에 걸리고 여기가 과연 뉴잉글랜드 홈구장이 맞나 할 정도로 LAFC를 응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아니 사실 손흥민 선수를 응원한 것이죠.

사실 이 날 뉴잉글랜드팀이 너무 못하기도 했습니다. 초반에는 거의 반코트 처럼 뉴잉글랜드 진영에서 놀 정도였거든요. 제 곁에 있는 뉴잉글랜드 팬이 여자친구로 보이는 사람에게 계속 설명을 해 주는데 그러는 거에요. 뉴잉글랜드는 골대까지는 잘 가는데 그 다음에 작전이 없다고요. 그리고 제 뒷편에 남미출신 뉴잉글랜드 팬이 응원을 겪하게 하는데 얼마나 흥분해서 응원하는지 배꼽 빠질 뻔했습니다.

집에서 Foxborough에 있는 Gillette Stadium까지는 1시간 40분 정도나 걸리는 꽤 장거리였는데요 그래도 즐겁게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이 경기의 여파로!!

9월 6일 뉴저지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대 미국 친선 A매치 경기표를 또 온가족이 구매했습니다. 이번에는 정말로 ‘대한민국’을 외칠 생각입니다.

대한 민국 화이팅!! 손흥민 선수와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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