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22/2025 (금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제가 ‘자유와 이유’ 메뉴에서 나름대로 제자신의 인생 2막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이런 생각도 써보고 저런 생각도 얘기해 보고 하면서 정리를 해 본 결과 결국 “Unretirement”로 잠정적으로나마 결론을 지은 바가 있습니다. 이렇게 된 이유는 제가 그동안 틈틈이 나름의 시도와 실험을 해 본 결과 일을 할 때에 비해 일을 하지 않고 완전히 쉴 때 저의 삶의 동력이 떨어지고 더불어 자신감과 활력이 오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시간 사용에 대해서도 그다지 긍정적인 결과를 얻지 못한데 따른 것입니다. 이 경험은 좀 의외였는데요 일을 하면서 짬짬이 시간을 내어 책을 본다든지, 여행을 간다든지, 운동을 한다든지, 음악 감상을 한다는지 등등 다양한 취미생활과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그렇지 않고 일을 완전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낫더라는 것입니다. 아마 이렇게 된 이유는 저의 게으름이 큰 영향을 준 것 같기는 합니다. 사실 매일의 삶에서 회사를 통해서 어떤 Structured life를 가지게 되는데 이러한 기본 골격에 더해서 추가로 시간을 배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리고 최근에 제가 주3일 출퇴근 및 이틀은 재택근무 형태를 취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된 이후에 삶의 만족도와 워라벨이 좋아진 측면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농담처럼 제 가족에게 얘기했죠. 다음번에 얻는 일자리는 무조건 완전한 재택근무를 할 거라고요. 이런 형태는 현재의 AI 발전 추세와 자동화 그리고 기술발전 등을 통해서 더욱 공고해 지지 뒷걸음질 칠 것 같지 않다는 나름의 판단에 따른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마당에서도 아주 나이가 들었을 때 할 일과 지금과 같은 상대적으로 젊은 (?)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의 형태와 성격은 좀 달라질 수도 있겠다? 아니면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볼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지금까지 Bucket List를 적어오고 있는 셈이죠.
제가 작년이죠. 좀 특별한 경험을 한 바가 있습니다. 당시 회사에서 갑자기 연락을 받았는데요 한국 식약청에서 실사를 나오는데 통역을 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아서 제가 급히 회사 내의 한인 네트워크를 동원해서 통역할 사람을 모집했던 적이 있습니다. 저도 참여를 했는데 처음에는 인원이 꽤 있었는데 이러저러한 이유로 그 수가 점차 줄어들더니 하루 지나고 나니까 저와 어떤 사원 한분만이 뽑혀서 남게 되었습니다.
저는 그동안 제 영어실력이 동시통역이나 연속통역을 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회사와 식약청 직원분의 피드백을 통해서 괜찮았다고 하더라는 전언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원래는 첫날 정도만 하고 다른 분께 넘겨주고 다시 본래 업무로 복귀하려다가 일주일 내내 꼬박 잡혀서 통역사로 일을 하게 된 적이 있었습니다. 사실 통역사가 특별히 재미있는 일은 아니더군요. 주의도 꽤 들었습니다. 특히 제 생각을 섞으면 안된다는 부분이 참 어려웠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의미있는 일이고 제가 잘 할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에게는 스스로의 껍질을 깨고 나오는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번역가나 통역사의 보수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은데요 미국은 좀 경우가 다른 것 같습니다. 미국에는 통역사 단체가 있습니다. American Translators Association (ATA) 라고 하고요 이 곳에서는 인증 시험이나 다양한 컨퍼런스 등을 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찾아보니 LA에 영어-한국어 통역사 일을 하시는 분이 계시고 이 시험을 위해 강의도 하시는 분이 계시더군요.
Korean Translator in Los Angeles
여기에 대표이신 주준희 박사라는 분이 운영하시는데 법원 통역과 의료 통역에서 중요한 일이 많이 있는 것 같고요 특허 관련한 번역 등도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책 번역을 생각했는데 대략 찾아본 바로는 책 번역도 소설이나 인문학 책은 들인 시간 대비 소득이 별로라서 대부분 자기계발서 등 위주로 번역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이 들어서 하기에도 이런 일은 의미도 있을 것 같고요. 제가 좀 관심 있어 하는 도슨트 등에서도 통번역사의 성격을 띄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시간을 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듭니다. 물론 일을 실제로 해 보면 그렇지는 않을 것 같지만요.
그래서 이번에는 통번역사에 대한 버킷리스트를 적어 보았습니다. 역시 이런 일을 잘 하려 해도 결국 국어를 잘해야 할 것 같아요. 자꾸 한국어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걱정이 좀 있거든요. 내년에 꼭 국문과에 들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