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0월 6일 (월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2025년은 저와 저의 가정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해인데요 어느덧 10월에 접어 들었네요. 10월이 되고 저의 회사도 작은 바이오텍에서 대기업 글로벌 제약회사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참 인생 알 수 없는 것 같아요.
도무지 무슨 계획대로 되지도 않을 뿐 아니라 이런 지경인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뒤돌아 보면 기대와 상상 이상의 길로 가고 있는 제자신을 보고 있노라면 참으로 인생이란 무아지경 (無我之境), 무아도취 ((無我陶醉)) 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듭니다. 이렇듯 인생 자체가 계획과 전혀 별개로 전개되지 않고 마는 것이라면 과연 무엇을 바라보고 어떠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옳을지에 대해 의문이 들게 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하는데요.
오늘 얘기하려고 하는 내용은 다큐멘터리 전문 회사인 김진혁 공작소에서 제작해서 2011년 1월 30일에 KBS 1TV에서 방영한 ‘KBS 스페셜 – 행복해지는 법 2부 행복의 비밀코드’라는 다큐멘터리를 2025년 7월 29일에 Youtube에 재방영하면서 보게 된 작품을 보고 난 저의 감상 후기와 생각을 정리하려는 것입니다.
이 다큐멘터리를 저녁 설겆이를 하면서 들었는데요 (저녁 설겆이는 제가 즐겨하는 제 취미생활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Youtube를 듣고 있자니 우와 이 다큐멘터리를 쓴 작가가 누군지 너무나 궁금해 지는 거에요. 제가 듣기에도 너무나 잘 짜여진 극본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뿐만 아니라 한,두편의 논문을 읽는 것과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그래서 누가 만든 것인지 찾아봤죠. 역시 AI가 찾아주더군요. 이 작품을 만드신 분은 김진혁 PD셨습니다.
김진혁 PD님은 연세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사회학과 석사를 받으신 후 SBS 교양국 PD를 거쳐 1998년부터 김진혁공작소를 설립해서 각 방송국에 다큐멘터리를 제작해서 공급하는 분이셨습니다. 역시 글도 잘 쓰셔서 책도 세권을 내셨는데 그 중 하나가 오늘 말하려는 다큐멘터리와 그전에 제작한 1부 다큐멘터리를 엮어서 만드신 책 ‘행복해 지는 법’이라는 책입니다. Youtube에 친절하게도 잘 정리를 해 주셨습니다.
▶ 무엇을 가지면 행복할까? 라식 수술을 하면, 새 차를 사면, 고시에 붙으면, 돈을 많이 벌면 행복할까? 우리는 ‘무언가’를 가지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비록 그것이 바라는 것이었다 하더라도 곧 그것에 익숙해지며 (쾌락 적응 현상), 우리는 늘 사물의 한 면을 강조해서 보는 경향(초점의 오류)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행복의 비밀은 무엇일까? 우리가 행복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오해와 진실을 다양한 실험과 조사, 인터뷰 등을 통해 알아본다.
▶ 행복 공식들의 검증 행복의 공식중 하나는 ‘원하는 것을 얼마나 가졌는가?’이다. 우리는 가진 것을 늘림으로써 또는 원하는 것을 줄이고 이미 가진 것을 즐김으로써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공식은 행복의 일면만을 설명해 준다. 행복해지는 데는 수많은 우리의 편견, 오해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비밀이 존재한다. 행복의 비밀코드는 무엇일까?
▶ 행복한 사람들의 비밀 서울지검 검사를 그만두고 귀농을 준비 중인 오원근 변호사, 아버지와의 오랜 갈등 끝에 아프리카에서 삶의 의미를 찾은 박자연 씨, 행복한 환경미화원이자 시인 금동건 씨. 이들은 왜 행복한가? 이들은 어떤 갈등을 겪고 어떤 시행착오 끝에 자신의 행복을 찾았는가? 자신에게 맞지 않은 옷을 과감히 던져버리고, 다른 방식의 행복을 택한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새로운 행복 공식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미하일 칙센트미하이 교수님의 말씀도 나오네요 “삶의 질은 평생 무슨 일을 하며 그 일을 하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에 달려있다.” 일을 대하는 것에는 “(1) 생업을 위해 – 돈 때문에 일한다 (2) 출세를 위해 – 일을 즐길 때도 있다 (3) 소명을 위해 – 일을 사랑한다” 의 세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에서 소명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자존감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가치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때 행복도가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 결론처럼 만들어진 행복한 삶이란 결국 ‘자신에게 맞는 방식의 행복한 삶을 택하고 사는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김진혁 PD가 스스로 찾으신 답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김진혁 PD가 ‘법대생의 삶’을 중심으로 이 다큐멘터리의 스토리라인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 사법고시 1차를 합격했지만 2차에 고배를 마신 어느 고시생의 이야기가 나왔고 서울지검 검사생활을 그만두고 귀농을 한 변호사와 법대를 졸업했지만 사시생이 되는 대신 아프리카 자원봉사자로 사는 사람의 삶을 대비시켰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중간에 환경미화원을 하시면서 시인이신 금동건님에 대한 이야기도 짤막하게 나왔지만 이 분을 사이에 두고 두명의 법대 출신의 인생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을 보면 아마도 방송 다큐멘터리의 생리 때문에 이런 구성이 나왔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금동건님에 대해서는 제가 이전에 이 분에 대해 글을 적은 것이 있습니다. Google에서도 나오던데 그만 제가 금동건님의 성함을 잘못 쓴 걸 발견했네요 바로 고쳤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65) 금동건님 – 시 쓰는 환경미화원
어찌 되었든 이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좀 생각하게 되었던 점은 허상과 같은 먼 미래의 막연한 행복을 향해 무한정 나를 맡기지 말고 그대신 오늘 맞는 ‘아주 소소한 행복 (Small Win)을 매순간 찾고 그 의미를 알고 즐길 수 있는 삶‘을 찾아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입니다.
그리고 오늘 찾은 소소한 행복을 열거한다면…
- 집에서 재택근무하며 일하는 즐거움을 알고 열중했던 매순간의 하루와
- 아내와 함께 저녁을 지어 먹으며 도란도란 얘기하던 것
- 딸아이 내외가 들러서 음식을 가져가던 기쁜 만남들
- 저녁 운동을 하면서 오늘도 꾸준히 나의 건강을 위해 애쓰던 삶의 열심
- 블로그 글을 쓰고 있는 바로 지금 이 순간 제자신에 대한 것들입니다.
내일은 회사에 출근하는 날입니다.
요즈음은 엘레베이터를 타지 않고 회사 계단을 사무실이 있는 6층까지 오르락 내리락 걸으며 느끼는 즐거움으로 또다른 삶의 즐거움을 배가시키게 되었고 10월부터 새로운 미팅을 시작하고 주도하게 되면서 느끼는 재미도 쏠쏠하게 생겼습니다. 매일 매일, 매순간 매순간이 행복한 것 같습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