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27/2025 (월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제가 모더나에 대한 회고록 (My Memoir in Biotech – Moderna) 을 12회까지 일사천리로 쓰고 중단한 때가 2023년 5월 28일이니까 벌써 2년하고도 5개월이 지났습니다. 지난 주에 San Francisco에서 오래 전에 보스턴에서 알고 지냈고 우리 딸의 결혼식에도 오셨던 아내 친구의 아드님 결혼식이 있어서 방문을 하고 왔는데 오랜만에 은혜로운 결혼식을 잘 보고 온 것도 좋았지만 10여년전에 보스턴에 오셨던 분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그것도 참 뜻깊은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보스턴에 오셨던 분들 중에서 한 가정이 있었는데 두딸과 함께 캘리에서 보스턴에 오셔서 자녀들이 적응하는데 몹시 힘들어 하는 중이었습니다. 제 기억에 둘째가 우리 딸과 같은 6학년이었고 첫째가 10학년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미 친구들이 Elementary school부터 계속 올라오고 있었는데 중간에 한명은 고등학교, 다른 한명은 중학교에 들어온 것이니까 친구를 사귀는 것도 힘들었고 그 해에 보스턴에 눈이 가장 많은 폭설이 온 해여서 겨울 적응도 쉽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번에 그 때 얘기를 듣다보니 10여년전 일이었지만 당시 기억도 나고 함께 힘든 시기에 어린 자녀들을 돌보느라 노심초사하던 젊은 부모들의 심정을 다시 나누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10학년이었던 아이가 캘리에서 바이오텍에 다닌지 벌써 7년이나 되었는데 최근에 Layoff가 되어서 좀 도와줄 수 없는지 그 아이의 아버지가 조심스럽게 물어오셨습니다. 저야 당연히 도와드리겠다고 흔쾌히 말씀드리고 어제 마침내 그 아이와 전화로 통화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어렸던 아이는 어느덧 30세가 된 어엿한 아가씨가 되었고 저처럼 바이오텍 회사에서 일하는 커리어우먼이 되었습니다. 원래 전화로 “한 30분 정도하면 되겠지” 이렇게 생각을 하고 통화를 시작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방언 터지듯 둘이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얘기를 하다보니 거의 두시간을 통화하게 되었습니다. 놀랍게도 A는 4년전에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났다고 했습니다. 그 체험과 뜨거움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전화선 밖으로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얼마나 뜨거운지 열심히 주일성수를 하려고 노력하고 순결하고 하나님만을 섬기는 자녀답게 살고자 애쓰고 있는 것을 솔직히 나누는 것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A의 지금의 모습이 마치 과거 제가 하나님을 처음 만나고 선교사가 되겠다고 유학준비도 때려 치우고 선교사 훈련과정에만 매몰되어 지내던 그 때의 저의 모습과 너무나 비슷해서 그 얘기와 함께 성경말씀에서 나눈 얘기들, 욥기의 말씀들 Layoff에서 느낀 좌절과 실망들과 같은 각자의 이야기를 맞추어 가는데 시간차가 있을 뿐 너무나 비슷한 경험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어떤 순간에 A는 저에게 기도를 부탁했고 저는 A 를 위해 간절히 기도를 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A가 “아멘”하고 저의 기도제목을 묻더군요. 그래서 내 기도제목은 “A에게 좋은 career coach가 되고 싶어요”라고 했더니 웃으며 A도 저를 위해 열심히 기도를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기도를 한 이후에도 1시간여를 세상에서 느끼는 좌절감, 주위에 믿는 사람이 없는 현실, 데이트했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들 같은 삶의 이야기를 함께 진솔하게 할 수 있었고 저는 좌절하는 A를 격려하고 다시 붇독우며 “Don’t give up because God never give up”이라고 말을 해 주며 다시금 잡서치를 시작하도록 하고 시간이 많이 지나서 통화를 마치게 되었습니다.
A와 이렇게 통화를 하고 난 후 다시 과거의 은혜를 경험했던 회고록을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다시금 “My Memoir in Biotech – Moderna”를 처음부터 12편까지 다시 찬찬히 읽으며 감사와 함께 잊고 지내던 사실들, 나를 위해 애써주신 분들 – 이태석 박사님, 전구 목사님, Ronald Breaker 교수님 – 이 많이 생각이 났고 감사하며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마음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제가 12편까지 글을 쓰고 중단했던 이유 중 하나는 Moderna 직원으로서 회사일을 계속 쓰는데 대해서 좀 부담감이 있었기 때문도 있었습니다. 코로나 백신개발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고 매출도 증대되었지만 Science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인 시간이 필요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중순에 저는 Moderna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다시 회고록을 좀더 쓰고 싶어졌습니다. 사실 기억력이 아직 좋을 때 기억을 바탕으로 글을 쓰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 내 주위의 동료들이 대부분 ex-Moderna 동료들이고 다들 지금도 만나고 있기 때문에 이 얘기를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5년 1월 5일 (월요일)에 저는 첫 출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날부터 3일간 On-boarding training을 받게 되었는데 출근한 첫날 모든 직원들을 한군데로 모이라고 해서 갔더니 뜻밖에 회사가 $450 Million 펀딩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 뉴스는 다시금 “하나님이 고용주이시다”는 말씀을 되새기게 되었고 하나님께서 저를 이곳에 인도하신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을 갖기에 충분했습니다. 본래 2번째 인터뷰를 진행할 때 대표이사도 만나는 것이 관례였는데 그날따라 대표이사인 Stephane Bancel 사장님이 급한 일정이 생겨서 다시 꼭 만나야 한다고 해서 사장님과의 만남을 위해 세번째 인터뷰를 한번 더 한 것이었고 당시 만났던 사장님은 시종일관 싱글벙글한 것이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 때 급한 일정이 이 펀딩을 마감하는 것이었고 그래서 저와의 인터뷰가 연기된 것이었습니다. 결국 저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동안이었지만 하나님은 그와 동시에 저의 회사에 재정적인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 주신 것이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그로 부터 일주일만에 Merck와 새로운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450 Million 펀딩에 더해서 $50 Million upfront cash와 함께 $50 Million equity financing을 하는 조건의 딜이 제가 회사에 입사함과 동시에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회사의 가치도 $3 Billion을 넘어가고 있어서 비상장회사라고 하기에도 무색할 정도로 회사가 운용할 수 있는 현금이 마구마구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쏟아부으시는 하나님의 펀딩을 지켜보며 저는 벌어진 입을 다물수가 없을 정도로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바로 몇개월전에 Merck에 $3.85 Billion M&A가 된 Idenix가 Nasdaq 상장회사였슴에도 불구하고 가장 크게 한 펀딩규모가 고작 (?) $200 Million이었는데 지금 제가 입사한지 한달도 안되어서 그에 3배 규모의 펀딩이 되었으니까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미 회사가 가진 현금이 $1 Billion을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렇듯 시작부터 남달랐던 Moderna는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딜을 맺고 회사가 계속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을 해 나가기 시작을 했습니다. 제가 처음에 입사한 후 놀랐던 것은 제가 회사 역사상 처음으로 뽑힌 Process chemist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이미 두차례 최종라운드까지 인터뷰를 한 바가 있었는데 원하는 후보자를 찾을 수 없어서 엎어진 상태였고 제 Yale Postdoc 친구인 K가 저에 대한 얘기를 한 때부터 직급을 두단계나 올리면서 다시 라운드를 진행했는데 저와 인터뷰했던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저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을 해 주어서 만장일치 (?)로 결정이 되었다는 후문이었습니다. 저보다 몇개월 전에 입사한 중국인 동료인 G가 그러더군요.
“네가 프리젠테이션 하는 동안 우리가 숨을 쉴 수 없을 지경이었다.“
저의 Boss는 Merck 출신이었는데 이미 저에 대한 얘기를 알고 있는 듯이 행동을 해서 처음 만났는데도 제가 의아해 할 지경이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여호와 이레 – 준비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이 아니고서는 도무지 해석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도 이 찬양 “완전하신 하나님 (예배합니다)“이라는 그 찬양이 떠오릅니다.

정말 이 찬양대로 “완전하신 나의 주, 의의 길로 날 인도하소서, 행하신 모든 일 주님의 영광, 다 경배합니다” 이런 마음이 절로 들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제가 맡을 프로젝트도 불분명한 상태였는데 처음에 맡게된 일은 mRNA의 Cap chemistry를 위한 공정을 최적화하는 것이었습니다. mRNA에서 Cap 은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100%에 가까운 Capping을 해내기 위한 새로운 Capping agent의 개발이 시급했고 이 Cap은 Nucleoside chemistry를 통해서 화학합성을 해야만 하는 것이어서 저와 같이 숙련된 (?) Nucleoside chemist가 하기에 가장 적합한 프로젝트로 여겨졌던 것 같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회사에서는 초기부터 생체내에서 불안정한 mRNA를 인체내로 전달하기 위한 전달체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었는데 회사에 들어와서 보니 지질나노입자 (LNP, Lipid Nanoparticle)를 통해서 mRNA를 감싸주어 다양한 인체내 Nuclease로 부터의 공격으로 부터 보호함과 동시에 원하는 표적세포까지 mRNA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였습니다.
다행히 펀딩은 충분한 상태였기 때문에 실험기기를 구입하는 문제와 같은 장비 구입 문제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지만 역시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있는 연구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또하나 놀랐던 것은 밖에서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입사해서 알고 보니 회사의 Science가 이미 상당한 수준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었고 안에서 이루어지는 상황들은 어찌보면 회사라기 보다는 거대한 MIT 나 Harvard 연구소와 같은 느낌의 과학기관 같은 운영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그것도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모든 연구는 발표해서 나누는 문화여서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신규인력의 조건은 “Presentation & communication” 능력이었고 제가 입사할 때 프리젠테이션 하던 모습이라든가 질문에 응대하고 긍정적이고 건설적으로 이끌어 나갔던 것 등이 아마 저에 대해 모두들 긍정적으로 느낀 이유였던 모양이었습니다. 심지어 매분기마다 있는 Scientific Advisory Board Meeting에도 우리 모두가 참여를 할 수 있었는데 여기에는 이름만 들어도 놀랄만한 Bob Langer, Jack Szostak, David R. Liu와 같은 거물들 20명 가까이가 매번 참여해서 열띤 토론을 하는 것과 그 분위기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의 사번은 174번이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회사에 있는 정규직은 150명이 채 안되었고 많은 인력이 계약직이었습니다. 나중에 계약직들도 다 정규직으로 변경이 되었지만 대졸자들은 대부분 계약직으로 1년 정도 일하고 나서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다행히 저는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들어왔고 이런 스타트업에서 저는 연구책임을 맡아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어깨가 무거운 상황이었습니다. 6개월 정도 지났을 때 즈음 보스로 부터 Merck의 자체 Lipid의 공정개발을 하라는 프로젝트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 Moderna 자체 Novel Lipid가 없는 상태였던 상태에서 Merck와 딜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공정과 관련해서 너무 큰 값을 부른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였다. 시간적으로도 한두달 내로 해결을 해야 하는 프로젝트였다. 이전까지 Lipid chemistry에 대한 경험이 전무했던 나는 보스와 Discovery chemist들로 부터 조언을 들으며 나름대로 연구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특허를 바탕으로 높은 순도의 Lipid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고 98% 이상의 순도여야 한다는 것이 목표였다. 이미 CRO를 통해 이 Lipid의 공정개발을 해 보았지만 94% 정도 순도까지는 도달해도 그 이상은 어렵다고 했다.
내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초기부터 순도 관리에 철저히 매달렸다. LC-MS 로 중간 단계 공정의 최적화를 g 단위에서 먼저 공정을 개발하고 10x로 Scale-up을 동시에 진행하면서 Multi-step process development를 진행해 나갔다. 혼자서 전 공정 개발을 진행해야 했기에 가능하면 공정의 규모는 적게 하고 대신에 공정을 여러번 반복하면서 최적화하는 방법으로 시간을 절감해 나갔다. 다행히 중간단계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게 진행을 할 수 있었다. 다만 이 물질에는 2개의 cis-double bond가 있었는데 이것의 원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했고 이를 위해서 공정 온도를 낮게 유지하고 물질은 항상 빛과 산소로 부터 철저히 차단시키고 -20 도 이하의 저온 냉장으로 안정성을 유지해 나갔다. 가장 어려웠던 단계는 역시 마지막 2-3 단계의 최종 공정이었다. 두개의 환원반응이 있었는데 이 환원반응을 완결시키면서도 Runaway reaction을 철저히 조절하는 것이 중요했다. 몇가지 방법과 함께 Workup unit operation을 최적화시킴으로써 물질의 순도를 높게 유지하면서 2 cis-double bonds의 원형은 유지하며 마지막 단계로 들어갔다.
마지막 단계는 Tertiary amine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불순물을 어떻게 분리시키느냐가 관건이었다. 단순한 Chromatography 방법으로는 유사한 구조를 가진 Lipid impurity 특성상 분리가 어려웠다. 결국 Workup 방법을 Lipid에 최적화되게 바꾸고 마지막으로 Salt screening 방법을 통해서 Chromatography 없이 마지막 공정을 마쳤다. 그리고 HPLC-CAD 분석방법으로 Merck에서 제공한 Lipid와 비교해 본 결과 다행히 내가 만든 Lipid가 순도가 높고 모든 면에서 나은 결과를 보였다.
이 결과를 보스에게 보여주자 매우 흡족해 하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Merck와의 계약 체결을 우리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끌어갈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 이에 대한 상으로 특별 Stock option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일이 있고 얼마 있어 우리 회사는 Merck와 새로운 계약을 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2015년 연말 즈음 드디어 Moderna 자체로 개발한 Lipid가 도출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Merck Lipid Process Development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새로운 우리의 Lipid 공정 개발을 위한 여정을 시작할 수 있는 아주 단단한 기틀을 마련한 셈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CNBC의 50개 Disruptor List에서 1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차지했습니다.
‘Disruptor’ Moderna: Human drug trials within 18 months – CNBC 5/12/2015
당시 50개 회사들 면면을 보면 Elon Musk의 SpaceX를 비롯해서 Uber, Airbnb, Dropbox, Palantir, Slack 등 지금에 와서 봐도 성공한 회사들이 심지어 Moderna보다 뒤에 있습니다. 헐~~ CoinBase는 31위에 있네요. Square가 40위, SnapChat이 50위 입니다.
CNBC Disruptor 50 2015 – CNBC 5/12/2015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준비하심 – 여호와 이레“의 결과였다고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