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iotech Memoir – Moderna (14) – Year 2016

2025년 10월 27일 (월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지난 번에는 2015년에 Moderna에 입사해서 1년간 있었던 몇가지 순간들과 경험들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머릿속에 담아둔 얘기들을 이렇게 끄집어 내어 글로 쓰고 보니 조금더 자세히 그리고 보다 객관적으로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을 수 있고 나눌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역시 글은 말보다 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입사하고 처음 1년간 Cap chemistry와 Lipid chemistry를 경험한 저는 보스 등 주위 사람들의 도움과 함께 격려를 받으며 차츰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큰 자신감은 자칫 자만감으로 변할 여지가 있어서 항상 주의하며 제가 항상 배울 것이 더 많이 있고 아직도 부족하다는 자세를 계속 유지했습니다. 회사에서 1년간 있으면서 항상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저보다 1년 정도 먼저 입사했던 동료들과 이런 저런 방식으로 친해지면서 듣게된 회사에 대한 이야기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다소 부정적이었습니다. 동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Moderna의 창업 초기부터 지금까지 매년 Platform Chemistry Head가 1년마다 계속 바뀌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의 보스도 시간이 가고 있고 1년이 지나면 바뀔 것이라는 말과 함께…

저는 이들에게 그렇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지만 그들의 냉소적인 태도와 조소 섞인 반응은 초기 저의 회사 적응을 어렵게 한 복병이 되었습니다. 당시 이렇게 얘기했던 사람들 중 대부분이 결국 한명씩 서서히 회사를 옮기더니 어느새 우리 보스 이후에 들어온 사람들만 남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우리 팀에서 새로운 Lipid 후보물질이 발굴되었고 이 프로젝트를 맡을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이 물질은 약물설계 단계부터 Biodegradablility를 염두에 두고 두개의 Ester bonds를 넣은 구조의 약물 최적화를 통해서 새로운 물질이 발굴된 것이어서 물질이 쉽게 가수분해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진 물질이었습니다. 초기 스타트업 특성 상 새로운 Lipid를 속히 임상에 진출시키기 위한 시간 싸움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

화합물의 합성법을 신약개발팀 동료로 부터 받고 각 단계의 반응에서 겪은 소중한 경험들을 자세히 듣게 되었습니다. 보여지는 구조는 단순해 보였지만 말을 듣고 보니 반응의 조절이 쉽지 않았고 특히 마지막 최종 합성 단계는 1주일 동안 가열을 해도 고작 50-60%만 반응이 진행될 뿐 반응이 끝나지 않는다는 문제점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전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공정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도 혼자서 모든 공정을 개발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에 먼저 문헌 조사를 통해서 중간체의 특성에 대한 최대한의 자료 검색을 진행했습니다.

다행히 한 물질이 잘하면 재결정으로 높은 순도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마침 이에 근접한 – 그래도 여전히 최적 공정에는 못 미치지만 – 논문을 찾게 되었고 반응의 최적화와 Workup 최적화를 진행하면서 최종적으로 재결정 방법을 위한 스크리닝에 진입했습니다. 이 물질이 고가이기는 하지만 상용화가 되어 있다고 해서 구매를 해 보았지만 순도가 고작 94-95% 정도로 Supplier가 얘기하는 98% 이상의 순도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좀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제가 발견한 용매군을 활용한 재결정법으로 99% 이상의 원하는 순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물질은 우리 Discovery 팀이 많이 활용하는 구조 골격 중 하나였기 때문에 제가 새롭게 만든 물질을 Discovery 팀에 제공했고 요구가 커짐에 따라 이 공정은 계속 Scale-up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작부터 재결정법을 통한 효과적인 공정개발이 성공함에 따라 Non-chromatographic purification을 할 수 있겠다는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과거 Merck Lipid 공정개발 과정에서 체득하고 개발한 Workup 방법을 활용해서 아주 순도 높은 중간체를 다량 생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Tertiary amine을 도입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과정이 동료의 말을 빌리면 쉽지 않고 항상 Runaway reaction 혹은 Incomplete reaction 때문에 반드시 Chromatography를 해야 했고 그래도 순도가 그다지 확실히 높은 수준은 되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역시 소량부터 시작해서 차근 차근 반응을 Scale-up하는 방식으로 공정에 대한 감을 익히고 불순물을 어떻게 정제하면 좋을지 이리저리 시도해 본 결과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시간적인 문제로 인해서 마지막 두개의 공정은 어쩔 수 없이 Chromatography로 정제를 했고 다만 Silica gel to crude ratio를 최적화해서 용매 사용의 양을 줄여 나가는 방향으로 Scalability를 확보하고자 노력을 했습니다.

역시 마지막 단계의 정제는 간단치 않았고 여러가지 방법을 총동원해야 98% 이상의 높은 순도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매일 매일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 혼자서 자동으로 불이 꺼지는 실험실에 혼자 남아서 문제와 씨름을 했고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아 다행히 2달도 채 되지 않아 모든 공정개발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일주일동안 가열해도 반응이 50% 정도밖에 진행하지 않던 마지막 단계를 새로운 용매군을 통해 하루 이내에 완결시킬 수 있는 쾌거를 이루어서 덕분에 정제에 들일 노력을 매우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고 시간을 마지막 공정 개발에 쏟아 부을 수 있도록 중간 공정을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고 마지막 단계까지 온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분석화학 동료에게 물질을 맡겨 얻은 순도 결과는 회사의 동료들에게 화제가 되었습니다. 최초로 높은 순도의 우리 Lipid를 손에 쥐는 순간에 동료들이 축하해 주었고 함께 기뻐해 주었습니다. 이 물질을 손에 넣고 넘겨주고 난 다음에 곧 이어서 이번에는 5개의 새로운 Lipid 후보물질을 각각 100g 이상씩 얻어야 한다는 프로젝트가 떨어졌습니다. 이 때 Formulation team 보스와 함께 새로운 CRO를 찾기 시작했는데 다행히 가까운 Woburn에 있는 CRO 회사가 스위스에 본사가 있고 스위스 본사는 본래 Genzyme의 분사한 그룹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이 회사와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CRO의 팀과 미팅을 하기 위해 그 회사를 방문하고 온라인 미팅을 하면서 G를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G는 아주 차분한 백인 친구였는데 성질 급한 제가 밤이고 이른 아침이고 이메일을 보내면 곧장 답을 보내곤 해서 저를 놀래켰습니다. 덕분에 저는 공정개발에 집중할 수 있었고 공정을 속히 개발해서 CRO에 넘기면 CRO는 G의 지도하에 몇단계의 Scale-up을 통해서 100g 이상의 물질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해내는 방식으로 결국 5개의 모든 Lipid에 대한 공정을 2달이 채 되지 않아 모두 개발했고 문서화해서 Tech Transfer를 마쳤습니다. 이 과정 중에서 NHP study data를 얻었는데 이 중 하나의 약물이 가장 탁월한 결과를 주었기 때문에 그 물질이 결국 임상을 위한 LNP의 최종 Lipid로 선정되었습니다. 그래서 원하는 Preclinical 시험을 빠른 시일내에 이룰 수 있었고 첫번째 GMP batch를 스위스 본사 공장에서 생산하기 까지 매우 빠른 속도로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모든 과정이 사실상 G와 나 사이의 끊임없는 소통과 G의 노력이 없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었는데 덕분에 우리는 아주 친한 동료이자 친구로 지금까지 남게 되었습니다.

이런 노력이 진행되는 동안 회사에도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습니다. 먼저 Merck와의 계약이 새로운 단계로 갱신되었습니다.

Merck and Moderna Announce Strategic Collaboration to Advance Novel mRNA-Based Personalized Cancer Vaccines with KEYTRUDA® (pembrolizumab) for the Treatment of Multiple Types of Cancer – Merck Press Release 6/29/2016

그리고 Vertex와 Cystic Fibrosis에 대한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은 mRNA의 Modality를 기존의 백신이나 간 치료제를 넘어 호흡기 치료제로 지경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Vertex and Moderna Hammer Out $315 Million+ Deal to Treat Cystic Fibrosis Using mRNA Technology – Biospace 7/6/2016

미국 정부의 BARDA와 계약을 체결함과 동시에 $474 Million 펀딩을 동시에 진행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Moderna Wins Up to $125M from BARDA toward Zika mRNA Vaccine – GEN Edge 9/7/2016

Moderna boosts its latest round to $474m – Global Corporate Venturing 9/7/2016

이로써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1.3 Billion의 Cash balance를 늘여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 지금 생각해도 제가 회사에 입사하고 처음 2년간의 펀딩과 계약 진행 상황은 초월적인 수준이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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