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Biotech Memoir – Moderna (16) – 2018년 NASDAQ 상장사가 되다.

2025년 10월 29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제가 직장을 옮기면서 일하는 방식이 3일은 회사에 나가고 2일은 재택근무를 하는 Hybrid 근무방식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게 좋은 것이 회사에 나가는 날을 제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것인데 오늘은 아침에 치과에 가기로 되어 있어서 재택근무를 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있는 첫 미팅을 마치고 치과에서 전화를 받았는데 본래 시간보다 30분 일찍 올 수 없느냐는 것이었어요. 다른 분의 예약이 취소되는 바람에 시간이 비었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시간을 원래보다 30분 일찍 가기로 하고 준비를 하는데 전기회사에서 전화가 오더니 오후까지 전기가 나간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는 전화였습니다.

그리고 치과에 진료를 마치고 돌아오려고 차에 탔는데 아내에게 문자를 받았는데 같은 얘기를 하는거에요. 제가 너무 정신없이 나오다 보니 전기가 나간다는 얘기를 한다는 걸 깜빡하고 잊어 버렸거든요. 그래서 집으로 가지 않고 근처에 있는 분식집에서 햄버거를 한 개 먹고 도서관으로 갔습니다. 컴퓨터를 가져온 것도 아니고 전화기 하나 달랑 들고 도서관을 들어갔으니 책을 하나 읽어보자 하고 서가를 뒤졌는데 마침 어떤 분의 회고록 (Memoir)이 눈에 들어와서 그 책을 잠시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 자신의 이야기였는데 책을 읽는 중에 미팅이 있어서 차로 나와서 미팅을 하고 미팅이 끝나니 전기가 들어왔다는 전기회사의 메시지가 와서 다시 도서관으로 가지 않고 곧장 집으로 돌아와서 나머지 미팅들을 마쳤습니다. 여하튼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회고록인데요. 그 책의 내용보다도 회고록을 대략 어떻게 써야겠구나. 하는 감을 잡게 해 준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난 글에서 얘기한 대로 2017년에 어머니를 여의는 큰 일을 겪고 아픔과 동시에 승진의 위로 (?)도 얻은 저는 2018년을 맞게 됩니다. 2018년은 혈액암 투병을 하시는 장인어른의 암치료가 더이상 치료효능을 얻지 못한채 소강상태로 들어간 상황에서 맞게 되었습니다. 혈액암은 초기, 중기, 말기가 큰 상관이 없어요. 혈액이 온몸을 돌기 때문에 항암제를 맞지 않으면 얼마 못 가서 사망에 이르게 되기 때문에 계속 항암제를 맞아야 하는데 처음 맞은 항암제의 내성이 생기기 전까지 맞고 그 약의 내성이 생기면 다음 약을 맞는 식으로 계속 이런 상태를 이미 4년여를 해 오신 상태셨습니다. 사실 시중에 나온 첨단 신약 항암제를 거의 다 맞으셨지요. 저도 항암제 개발을 해 본 적이 있고 당시에도 암백신을 개발하고 있었는데 백약이 무효해서 반드시 항암백신을 성공시켜야 겠다는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랬는데 2018년에 들어서면서는 아버님의 항암제 반응이 현저히 줄어드시고 뿐만 아니라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해 걸음을 걷는 것도 힘들어 지셨을 뿐만 아니라 기억력도 현저히 감소하셔서 치매 초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버님을 간호하시던 장모님도 점점 힘들어 하시는 등 많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미국에 있는 제 아내의 마음도 점점 타들어 갔고요.

가정적으로는 이런 힘든 상황이었지만 회사 상황은 다행히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긍정적인 상황이었다고 하는 게 맞을거에요. 먼저 2월초에 $500 Million Equity Financing을 하게 되었습니다.

Moderna Raises $500M Financing for mRNA R&D, Manufacturing – GEN Edge 2/2/2018

하나님의 은혜로 연구자금은 항상 풍족한 상태로 매년 지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5월에는 Merck와 항암백신에 대한 연구계약을 연장하게 되었죠. 암백신 연구는 당시까지 30년간 답보 상태였는데 Moderna의 mRNA Cancer Vaccine의 가능성이 서서히 열려가는 분위기였습니다.

Biotech unicorn Moderna raises another $125 million in expanded Merck partnership – CNBC 5/3/2018

이런 또 $125 Million이라는 거금이 들어왔네요. 제가 입사한 이래로 모든 펀딩의 단위가 $100 Million 단위였습니다. 어질어질 했습니다.

그리고 7월에 드디어 Norwood에 cGMP Manufacturing Site를 오픈합니다. 본래 케임브리지에 cGMP 사이트가 작은 규모였지만 있었는데 그것을 바탕으로 Prototype으로 해서 Norwood Site를 열게 된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Norwood 시대와 자체 mRNA-LNP GMP 생산기지를 확보하게 되었죠.

Moderna opens $110M manufacturing site for its mRNA program – Fierce Pharma 7/17/2018

이 기간 중 아버님의 병세는 크게 악화되셨습니다. 아내와 아이들도 함께 한국에 방문을 해서 아버님을 간호하기 시작했고요. 아버님의 병인 B-Cell Lymphoma는 정말 무서운 병이었습니다. 결국 아버님은 병마와 5년간 잘 싸워 오셨지만 10월 10일 황망하게도 영원히 떠나시게 되었습니다.

저도 급히 귀국을 해서 장례를 치뤘습니다. 어머니 때에는 제가 따스한 유골함을 안았었는데 이번에는 사위였기 때문에 아버님의 영정사진을 제가 안게 되었습니다. 마치 아버님을 처음부터 끝까지 안고 가는 것과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작년에 이어 어머님과 장인어른 두분을 암으로 잃고 나서 저의 마음속에는 암백신을 개발하는 우리 회사 Moderna의 mRNA-LNP 기술이 반드시 성공하도록 해야 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2월말 Moderna는 드디어 NASDAQ 상장을 하게 됩니다. 본래 상장 목표는 $500 Million이었지만 투자자들의 관심이 워낙 뜨거웠기 때문에 실제로는 $604 Million 그러니까 목표보다 $100 Million 이상이 더 들어온 당시로서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IPO 액수였습니다.

Moderna’s cash juggernaut rolls on with record $604M IPO – Fierce Biotech 12/7/2018

이렇게 해서 2018년은 2017년과 유사하게 부모님 중 한분을 여의고 회사의 상장이라는 기념을 얻는 희비를 모두 맞보는 또다른 한 해가 되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2017년과 2018년 아니 아버님의 암이 발병했던 2013년 이후부터 우리는 매년 어려운 삶을 이어 나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