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나의 삶 (73) 시니어 인턴 현상: 경륜과 꼰대사이 – 젊은 세대와 공감하기 위한 조건

2025년 11월 1일 (토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나이가 든다는 건 나이가 들기 전까지는 알 수 없는 어떤 미지의 영역 (?) 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저도 40대까지는 정말 정신없이 살다가 어느 순간 정신이 들고 보니 50대가 되었더라구요. 그리고 이제 몇년 후면 60대가 목전인 나이가 되었습니다. 저는 보스턴에 살면서 나이를 그다지 생각하지 않고 지낸 편이었지만 더 나이가 들기 전에 나이듦에 대해서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러가지로 찾아보고 책을 읽고 사색하며 그리고 청년들과 무료 커리어 코칭을 통해 대화하면서 “어떻게 나이들어갈 것인지”에 대한 나름대로의 생각을 정리해 가고 있습니다. 40대와 50대가 된 지금 차이가 있다면 40대에는 주어진 커리어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맡겨진 일에 충실한 삶을 살았다면 50대가 된 이후부터는 “나의 삶”에 대해 소중하게 생각하게 되고 “나의 삶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 나가고 있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이 밑그림을 그리고 여기에 채색을 하는 것이 바로 나이듦이라고 어떤 분이 말씀하시는 걸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2015년에 개봉된 “Intern”이라는 영화를 많이들 기억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벤 (Robert De Niro)은 70대로 회사 중역으로 은퇴한 싱글 시니어입니다. 이 분이 어느날 우연히 동네에서 시니어 인턴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해서 30세의 줄리 (Anna Hathaway)가 CEO로 있는 어느 벤처기업에 인턴으로 취직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처음에는 아무런 일도 받지 않은채 날이 지나가게 되죠. 이후 벤은 자신의 경륜을 적절히 줄리와 동료 직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통해서 조금씩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줄거리입니다. 스피치 컨설턴트이신 이상윤님이 이 영화로 부터 대화법에 대한 몇가지를 말씀하신게 있어서 이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열 수 있었던 벤의 대화의 기술에 대해 말씀하시고 계십니다.

  • 첫번째는 들어주고, 물어봐 주고, 정리해 주기: 벤은 웬만하면 먼저 해결해 주려고 하지 않고 충분히 상대방의 고민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이러다보니까 이야기를 하는 쪽에서 자신의 해결점을 찾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게 바로 코칭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 두번째는 의미를 찾아주기: 사람은 돈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삶의 의미가 중요한데 의미를 상실한 사람에게 의미를 찾아준다는 것은 아주 중요하고 필요한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 세번째는 상대방이 의미를 헤아릴 수 있는 상황이 올 때까지 기다린 후 말하는 타이밍: 벤은 자신이 말하고 싶을 때 바로 말한다든가 상황을 인지했을 때 바로 말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충분히 기다립니다. 상대방이 말하는 의미를 헤아릴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이 올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리고 때가 되었을 때 준비되었던 말을 잘 전달해 줍니다.

영상 길이는 길지 않지만 이상윤님이 발견해 주시는 이 영화에서 벤이라는 시니어 인턴이 보여주는 배울점에 대해 잘 짚어주신 것 같아 제자신을 위해서 이렇게 글로 정리해 봅니다.

다른 영상은 자리잡자TV의 편정현 헤드헌터님의 영상이신데요. 50대가 된 직장인이 나머지 기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는 영상입니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50대가 되기 무섭게 희망퇴직이라는 구조조정을 맞게 되는데 이것을 어떻게 극복하고 견뎌야 하는지에 대한 편정현님의 조언입니다. 좀 무섭게 말씀을 하시지만 잘 들어보면 곰곰히 새겨볼 만한 말씀입니다.

편정현님이 말씀하신 내용 중에서 – 제목은 짐싼다 vs 버틴다이지만 내용은 보다 미래지향적입니다 – 제가 느낀 점을 좀 나눠보려고 합니다. 11분 이후부터 하시는 말씀에 대한 것인데요.

  • 지금은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돈이 안될 수 있다. 돈이 안 되어도 좋다.
  • 지금까지 내가 사회에서 누린게 많다고 느낀다면 누군가를 위해 사회봉사, 섬기는 일 같은 걸 하는 것이다. 발상의 전환인데 자원봉사하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결국 그것이 일이 된다.
  • 돈이 아니라 어디에서 찾는 사람이 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내가 가진 네트워크를 통해서 창업한 사람들, 청년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라.
  • 취업 어려운 청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함께 지내라.
  • 최소 3년이상 시간을 두고 하고 싶은 일을 찾고 준비가 되어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때까지 노력라.

편정현님의 유튜브를 보면서 지난 3-4년간 블로그를 쓰면서 제가 찾고자 하는 “내가 평생 할 수 있는 일 또는 해야할 일”에 대해 생각을 해 봤어요. 그게 저는 “커리어 코칭“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죠. “돈을 위해 살지 말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들어서 오랫동안 유지하자” – 이게 제가 찾은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 커리어 코칭입니다.

끝으로 최근에 유퀴즈 온더 블럭에 나오신 66세의 시니어 인턴이신 오창규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반도체회사에서 부사장까지 계시다가 정년을 몇개월 남기고 퇴사를 하게 되셨는데 그 후 8년간 이런저런 자격증을 취득하고 노력을 하다가 PT코리아라는 광고마케팅 벤처기업에 시니어 인턴으로 들어가게 되셨다고 합니다. 매 3개월마다 비정규직 연장을 해서 3번까지 연장이 되는데 이 영상을 찍으실 때가 7개월이 되셨을 때니까 마지막 세번째 연장을 하신 상태였던 것이죠. 오창규님이 일에 대한 감사함에 대해 말씀을 하십니다.

브런치에 유수진님이 오창규님의 사연을 읽고 글을 쓰신 것이 있어서 그 링크와 함께 몇가지 내용을 나누려고 합니다. 생각해 볼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탕비실 과자를 채우는 66세 인턴 사원 – 일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을 위한 레터 일글레터 유수진

일밖에 모르고 살았던 그는 퇴직 후 방황했습니다. 30년 넘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회사로 출근했는데 이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졌으니까요. 일을 쉬는 동안에도 그는 끊임없이 움직였습니다….그러다 PTKorea의 시니어 인턴 면접에 합격해 8년만에 첫 출근을 하던 날 “옷을 차려입고 나간다는 자체가 감격스러웠습니다. 내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그에게 일은 자신이 계속해서 어딘가에 쓸모가 있음을 확인하고 그것을 통해 자존감을 얻는 것 아니었을까요?

이렇게 오창규님을 응원하며 유수진님의 글이 마무리 되었습니다.

제가 지금 생각하는 “평생 할 수 있는 일“이란 누군가에 고용되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창조하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창조는 혼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올라오는 세대, 소위 MZ세대로 부터 새로운 시대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 배우면서 함께 창조해 나가는 어떤 일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배우고 고민하며 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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