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12월 9일 (화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지난 주와 이번 주는 정말 정신없이 일이 많아서 어떻게 하루를 지내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그 와중에 주말에는 막내의 아파트를 알아 보기 위해서 뉴저지에 다녀왔고 아내는 그 참에 그랬는지 아니면 수업에 갔던 학생들로 부터 옮겼는지 모를 감기기운이 들기 시작했고 저도 그 곁에서 감기 기운을 달고 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저녁에는 커리어 코칭하는 분들과 미팅을 계속 이어가는 것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그나마 저녁시간에 이렇게 글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그나마 온전히 쉬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차암. 오늘은 제가 처음으로 나이가 들었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며 하루를 보냈는데요 갑자기 치과에서 전화가 온 것이었습니다. 미팅 중이어서 받지는 못했는데 나중에 아내에게 메시지가 오기를 치과에서 보험문제로 전화를 하기 원한다는 것이었어요. 무슨 일인가? 하고 의아해서 전화를 했는데 글쎄 저를 제외하고 가족들의 치과보험이 내년 1월부터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거에요. 사실 저에게 전화를 한 분에게는 잘못이 하나도 없었지만 왠지 짜증이 밀려왔고 아마도 저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그 분께도 전달이 되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저의 잘못이었고 세세하게 살피지 못해서 그만이지 아내와 아이를 누락한 것이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년1월 부터 시작하는 베니핏에는 가족들이 모두 들어 있다는 것은 확인을 했지만 이번에 아내의 치과진료는 무보험으로 처리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이런 일을 겪었는데도 속이 많이 상했을 아내가 이 정도로 넘어가는 걸 보면 아무래도 아내나 저나 나이가 많이 들긴 든 것 같아요.
나이는 이만큼만 이야기하기로 하고 어제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소설을 쓰는 것의 장점에 대해서 어떤 유튜브를 통해 들은 것이 있어서인데 일기보다는 소설이, 소설보다는 시가 감정선이 훨씬 절제된 글이어서 시간이 오래 지나더라도 감정선을 다시 느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얼마전에 종영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를 쓰신 송작가님도 회사를 다니시면서 틈틈이 웹소설을 쓰셨는데 그것이 나중에 이렇게 드라마 까지 된 것이라고 합니다. 본래 이렇게 드라마가 될 줄도 몰랐고 그냥 블로그에 조금씩 쓴 글이었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죽는 순간까지 비행기 조종사로 살았습니다. 비행기 조종사로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가 추락해서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가 바로 어린왕자의 스토리가 되었고 어린왕자를 출간하고 1년여만에 결국 행방불명되게 됩니다. 소설은 아니지만 팡세를 쓴 파스칼의 경우에는 파스칼이 글을 남기려고 쓴 글이 아니고 파스칼이 30대의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하자 주위의 친구들과 아내가 파스칼의 글을 모아서 남긴 것이 지금까지 고전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글을 남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목적을 이룬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합니다. 그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든 읽히지 않든지 상관없이 글 자체는 이미 창작의 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저는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창작자가 된 것이고요. 저의 창작물인 글이 모여서 언젠가 누군가에게 혹시 모를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의 글은 그 글의 생명력을 다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연재는 나중에 하고요 먼저 쓰기로 했습니다. 전문 작가분들은 매일 1000자에서 2000자씩 꾸준히 쓰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초짜 소설가이니까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글을 뽑아 보고 나중에 시간을 두고 탈고를 해 가면서 조금씩 연재를 하려고 생각을 합니다. 어제 등장인물과 소설의 구도는 결정을 했습니다. 물론 이것도 소설을 쓰다보면 발전하거나 변경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글이 글 자체를 결정해 줄 수 있다면 그 경험 자체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소설은 저의 경험을 녹여서 만든 이야기를 적으려고 해요. 소설을 써보려고 생각을 한 건 좀 시간이 오래 되었는데 엄두가 나지 않았던 건 소설의 기승전결이 도무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어제 마치 기적처럼 그 구도가 잡혔습니다. 제가 소설을 처음 써 본게 올해 7월 15일어었거든요? A4 4페이지 정도를 써 놨는데 5개월 정도가 지나서 다시 읽어보니 지금 쓰려고 하는 소설과 일맥이 조금은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시간적으로는 반년정도의 시간차가 있었지만 제가 생각하고 있는 주제는 결국 같았던 거죠.
그러니까 이 소설은 제가 써야 하는 소설이 맞는 것 같습니다.
내일은 재택근무를 하기로 되어 있는 날인데요 그래도 미팅이 아침 일찍부터 늦게까지 있어서 바쁜 하루가 될 전망이에요. 생텍쥐페리를 생각하면서 일하는 순간 순간 조금씩 메모를 하든지 끄적여 보려고 해요. 그게 나중에 모아지면 좋은 에피소드가 되어서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는 날도 오겠죠?
그리고 제 소설에 음악과 시가 함께 가미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요. 그래서 시에도 조금씩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인생은 어떻게 흐를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시간의 방향이 과거 – 현재 – 미래 이렇게 한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저의 인생도 결국 생에서 시작해서 사로 끝나는 여정으로 가겠죠. 그 여정 안에서 족적이 소설이나 시의 형태 혹은 에세이로 남겨질 수 있다면 그 또한 기쁘지 않겠어요?
생명력은 결국 글 속에서 남겨져야 하는 것 같아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여러분들도 저와 함께 소설쓰기에 한번 도전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혹시 아나요? 우리 소설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