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나의 삶 (76) 죽음을 생각한다. Memento Mori

2025년 12월 14일 (일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요즈음 저를 가장 괴롭히는 것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시력’문제입니다. 작년까지는 그렇지 않았는데요 갑자기 올해 들어서 시력이 급격히 나빠졌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노안인지 다른 원인이 복합적인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업무를 하는데 있어서도 시력문제가 크게 불편해 지고 있는 것 같아요. 미팅을 하는데 주로 젊은 층인 우리 회사에서 글씨가 너무 작은 상태로 온라인 미팅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미팅에 집중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리스닝의 부족함을 그동안 속독으로 많이 풀어왔는데 그마저도 이제 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나이가 들면 은퇴를 생각하나보다!”

처음으로 건강 문제와 은퇴를 연결시켜서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문제는 사실 없습니다. 사무실에 가면 큰 화면이 두개가 있어서 사실 보는 문제는 없는데 미팅을 하려면 조용한 방으로 들어가야 할텐데 거기에서 바라보는 저의 화면은 너무나 작게 느껴집니다. 최근에 회사가 대기업으로 바뀌면서 새로운 컴퓨터를 받았는데 이 화면이 더욱 작아지고 자판도 작아져서 많이 불편하더라구요.

저에게 사실 은퇴는 죽음과 결부되어 생각을 합니다. 공자가 74세까지 살았다고 하더라구요. 기원전 500년대 사람이니까 지금부터 2500년전 사람이에요. 그 당시 사람들은 30-40대에 많이 죽었으니까 일반인보다 두배는 더 산 셈이죠.

제가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한 건 사실 꽤 오래 전입니다. 어려서 가난을 오랜 기간 겪었기 때문에 그 때마다 죽는게 사는 것보다 나을 것같다.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하고 살았고 실제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진 적도 적지 않이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실행이 되지 않았을 뿐이죠.

이제 나이가 점차 들면서 더욱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저만 하는 줄 알았는데 함익병님도 그런 생각을 아주 오래 전부터 하셨다고 하더군요. 본인은 생일파티를 하지 않는다고 하세요. 어차피 자고 일어나면 생일이요 다음날 못 일어나면 사망이라고요. 맞는 말씀이세요.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이신 박광우 교수님과 죽음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인데요. 박광우 교수님은 “죽음 공부”라는 책을 내셨습니다.

삶을 정리해야 하는 분들에게 해 주실 말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의사는 조력자로서 네비게이션 역할만 할 뿐이다.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싼 치료가 좋은 치료는 아니다.

죽음이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므로 죽음을 상상해 보라. 오늘을 즐겁게 살고 잘살고 열심히 살아라.

삶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남아있는 자들의 몫이기도 하기 때문에 돈을 생명연장을 위해 약을 맞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적극적 안락사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 – 죽는 것에도 변화가 많아서 쉽게 죽지 못한다. 스위스, 네델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캐나다, 콜롬비아등이 적극적 안락사를 인정해 주는 나라들이다. 미국의 경우 워싱턴, 오리건, 몬태나, 캘리포니아, 버몬트, 뉴멕시코 6개주가 적극적 안락사를 인정해 준다. 적극적 안락사도 치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죽음을 준비하는 좋은 방법은? 임종환자 본인 뿐만 아니라 보호자들과의 헤어지는 과정도 웰다잉의 과정으로 본다. 사람답게 죽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함익병님의 생각에 임종이 임박하면 단식을 하겠다는 생각이다. 내 인생만이 아니라 내가 죽고 난 이후 남는 사람들에 대한 고려도 해야 한다. 어떤 할아버지 자신의 병에 대해 주치의에게 직접 듣고 난 후 퇴원 후 여행을 다니다가 돌아가심.

내일 당장 죽더라도 후회없는 삶을 살았는가?

생전 장례식, 작별 인사를 잘 하는 법, 자녀에게 주는 짧은 회고록 (생전 부고장) – 어차피 죽고나면 남는 것은 기억과 기록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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