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우면 지는거다 (78) 신한균 사기장님

2026년 2월 9일 (월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2주 동안 30주년 결혼기념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맞는 첫번째 월요일입니다. 아직 시차적응이 다 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쓰기 시작한지 이제 1달 남짓 지났습니다. 지금까지 52편의 글을 썼더군요. 브런치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는 본래 죽기까지 비행조종사이면서 작가로 생을 마감한 생텍쥐페리를 닮아 보려는 생각에서 였는데, 다시 보니 독일의 괴테가 그런 삶을 살았더군요.

서울대 독문과 명예교수이시고 괴테 전문가이신 전영애 교수님의 유튜브 강연을 우연히 듣다가 괴테가 죽을 때까지 얼마나 노력을 하는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배우게 되었습니다.

“Es irrt der Mensch, solang er strebt (인간은 지향을 향해 애쓰는 만큼 방황한다)”

이 말은 살아 있는 한 끊임없이 방황을 해야할 이유를 제게 알려주었습니다. 여기에서 방황한다고 하는 단어 “streben”은 실패한다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은 지향을 향해 애쓰는 만큼 실패한다”라고 번역을 할 수도 있겠죠.

지금 브런치에서 두편의 소설과 한편의 에세이를 쓰고 있는데 이것이 끝나면 쓰고 싶은 것은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넘어가게 된 도공들 (이삼평과 심당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혹시 이에 관련한 좋은 책이 있는가? 해서 찾아보던 중에 신한균 사기장님을 발견하게 되어 기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막사발’로 부르지 말라…‘사기장’ 신한균 – 경향신문 21-Oct-2009

신한균 사기장의 양산 ‘신정희요’ – 경향신문 14-May-2016

경남 사천이 고향인 신정희는 어릴 때 가마터에서 주운 사금파리 조각에 관심을 가지면서 골동세계에 입문했다.

6·25 전쟁 이후 골동행상으로 전국을 떠돌며 가마터의 사금파리 조각을 수집했다.

어느 날 부산 골동상에서 만난 일본인이 조선사발에 관한 책을 내밀며 ‘왜 지금 조선에서는 이런 사발을 만드는 사람이 없느냐’고 한 데 충격을 받고 직접 사발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당시 남아 있던 가마는 질 낮은 사기그릇과 장독, 요강을 굽는 정도였다.

안목은 있으나 기술자는 아니었던 그는 경북 청송에서 옛 가마를 고쳐 도자기 빚는 일을 시작했고 충북 단양을 거쳐

1969년 경북 문경으로 간 뒤 1970년대 초반 전통사발 복원에 성공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열광시키며 임진왜란 이후 대거 일본으로 넘어가 ‘고려다완’으로 불리면서

국보, 중요 문화재(보물)로 지정된 전통사발에 가까운 작품이 만들어졌다.

도서명 : [신의 그릇2 – 사기장 신한균 역사소설](신한균 저) – 도서출판 솔과학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사기장(도공)의 파란만장한 삶과 완벽한 단 하나의 그릇을 빚기 위한 사기장들의 분투와 절망, 열망에 대해 본격적으로 그린 역사소설이자 예술가소설! 10여년의 추적 및 조사, 2년간의 집필, 도예가가 쓴 역사소설! – 줄거리

내가 신한균님의 글에 감명을 받고 찾게 된 이유는 사실 조선일보 일본판에 실린 조선도공 “이삼평”에 대한 글 때문이었다. 조선일보 문화부 부국장 이한수라고 기자를 소개한 글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만약 도공이 한국에 남아 있었다면 – 조선일보 일본어판 03-Jun-2018

만약 이삼평이 바다를 건너지 않았다면, 이런 세계사 교류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도자기 수출을 통해 축적한 부를 바탕으로 근대화를 이룬 일본이 결국 공격적으로 변했다는 비판도 있다. 이삼평 잘못이 아니다. 이는 산업을 ‘미천한 일’로 여기고 권력 투쟁에 몰두해 조선의 ‘이삼평’을 육성하지 못한 한국 측에 책임이 있다. 오히려 일본이 한국 도예가 이삼평을 도자기의 조상으로 칭송한 것에 감사해야 한다. 정치적 투쟁에 정신이 팔려 여전히 무시당하는 미래의 ‘이삼평’이 나올지도 모른다. 도조 이삼평이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은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과연 이 말이 맞을까?

신한균 사기장님은 “신의 그릇”, “우리 사발 이야기”, “고려 다완” 등의 책을 집필하셨고 계속해서 도자기와 책을 짓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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