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반평생을 살고 보니 여러가지 생각의 변화와 신체, 정신적 변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자신의 주위의 환경이 계속 변화하게 되는데 – 예를 들면 보스턴에 사는 저의 경우 제 또래의 친구들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어렸을 때 사춘기도 별로 하지 않고 지나온 터라 남들이 흔히 한다는 갱년기도 뭐 대단하게 한 것 같지는 않은데 다들 그러셨겠지만 코로나를 지나면서 많은 분들의 생각이 변화되는 과정을 보게 되는데 저도 다르지 않습니다.
Great Resignation, FIRE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 Gig Economy, Digital Nomad, etc.
다양한 형태의 현상들이 나타나고는 있습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다른 것 때문인지 모르지만 주위의 얼마 안되는 친구들이 언제 은퇴할거냐고 몇년전부터 묻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그냥 시큰둥하게 바쁘게 살 것만 생각을 했는데 점차 저도 그 생각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있더라구요.
젊은 분들은 하시는 일이 재미가 없어서 그러시는지 모르겠지만 빨리 재테크를 해서 조기 퇴사를 하려는 생각이 많이 있으신 것 같아요. 저도 20대때부터 나름 몇번 자발적 퇴직을 해 보고 살아봐서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닌데요 항상 머니가 문제죠. 주식시장이 활황이고 비트코인 열풍이 불 때 더 그런 경향이 컸던 것 같구요. 다시 경제 사이클이 인플레이션으로 가다보니 우리 지갑과 통장은 얇아지고 있는 걸 또 보게 되죠. 커리어코칭 글에서 저의 경험 같은 걸 좀 쓰고 있기는 한데요. 큰 도움은 안되는 것 같습니다.
50대가 넘으신 분들 (저를 포함해서)의 경우에는 이제 자발적이 아닌 타발적(? 이게 맞는말인가요?) – 보통 회사에서는 명예퇴직이라는 둥, 희망 퇴직이라는 둥, 정년 퇴직이라는 둥 포장을 하지만요 – 퇴직으로 내몰림을 당한다고 봐야 합니다. 특히 이런 경향이 미국에 있는 저보다는 한국에 있는 분들이 더 심각하게 느끼실 수 있어요. 살면서 한 기업에 평생직장 개념으로 지내온 분들의 경우에는 나름 두려움도 있을 수 있고요. 미국에서 함께 있다가 한국 대기업 임원으로 많이들 들어갔는데 처음 가서 많이 놀라는 게 ‘연봉피크제‘인가 봐요. 저도 뉴스로는 들었는데 이게 어떤 건지 그 실상은 나중에 친구들을 통해서 듣게 되었어요. 제가 연봉피크제 대상이 되면 아마 오래 견디지 못할 것 같더라고요.
이러저러한 이유로 요즘 노후에 대한 준비를 얘기하는 TV 프로그램이나 Youtube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주로 재정적인 것들이 주를 이루죠. 백세시대를 준비하려면 50대에 퇴직해서 10억, 20억 정도는 있어야 한다. 뭐 이런 식이구요. 한국에서 50대이면서 자기 집 포함해서 부채 빼고 순자산이 5억원이 안된다고 해요. 금융계에 몇년 일해본 제가 보기에는 이런 방송들은 그냥 상품광고로 밖에 안보여요. 남은 돈을 굴리든지 재무 컨설팅을 받으라는 거니까 결국 상품 광고가 아니고 뭐겠어요?
실상은 그리 간단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친구들이 20대 때부터 하나 둘 여러가지 이유로 세상을 떠났는데요. 보통 퇴직하고 나서 오래 살지 못하고 조기에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통계는 항상 평균값을 잡기 때문에 잘 나타나지는 않지만요. 자발적이든 타발적이든 간에 일을 그만두는 건 쉬운 일이 아니더라구요.
백세시대를 얘기할 때 부모님 세대를 돌아보게 됩니다. 특히 아버지들이죠. 보통 회사에 다녔던 분들은 50-60대에 나오셔서 몇차례 소일거리를 하시다가 그냥 집에서 계시고 자식들이나 손자들 보시고 한 75세 정도까지는 나름 여행도 다니시고 하는데 80세가 넘어가면 해외 여행은 못하시고 몸이 쇠약해져서 병원신세를 지기 시작하고 병원에 입원, 퇴원 반복하시면서 자식들은 자식들대로 병원비 때문에 아니면 병원 모시고 가야하는 문제로 힘들고요. 배우자인 어머니도 힘들고요 그러다 돌아가시면 후회는 또 얼마나 하게 되는지 몰라요. 말이 백세시대일 뿐이지 사실 Quality Living (병원신세 지지 않고 혼자 왕성하게 생활하는 삶)은 사람에 따라 50대 중반일수도 있고 80세쯤 일수도 있어요.
그런데 가끔씩 90세 이상 심지어 100세 이상이 되어서도 Quality Living을 사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연세대 철학과 교수님이셨던 김형석 교수님께서 103세가 되셨는데도 지금도 집필도 하시고 강연도 많이 하시고 운동도 수영을 하시는데 꾸준히 하시고 사시거든요. 미국의 경우에는 Warren Buffet이 92세이시고 그 오랜 친구이면서 동료인 Charlie Munger는 98세이세요. 이 분들도 건강하게 Quality Living을 사시고 계시죠. 꼭 이렇게 유명한 분이 아니어도 Quality Living을 사시는 분이 많이 있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크리스챤이에요. 그래서 은퇴/퇴직을 생각할 때에도 크리스챤의 가치 – 소명 – 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먼저 그에 잠깐 생각을 적고 이 글은 마치려고 합니다.
창세기 1-2장에 보면 창조에 대한 얘기가 있습니다. 나중에 선악과라는 과일을 먹어서 죄를 짓게 되었다 등등 그 부분 말고요. 그 이전에 본래 창조 얘기요. 거기에 보면 하나님의 창조 목적이 “일“을 하는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하나님 본인이 6일을 창조하는 일에 쓰셨구요. 7일째 쉬셨다고 하고 처음 인간이었던 아담에게는 땅을 관리하는 농부의 일과 함께 동물들에게 이름도 지어주고 그 동물들을 관리하면서 죽지 않고 영원히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을 하게 되어 있었던 것을 알 수 있어요. 그러다가 죄를 지은 이후에 땅을 경작하는게 잡초가 우거져 힘들어지게 되고요. 이마에 땀이 맺힐 정도로 일을 해야 먹고 살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출애굽기라는 곳에 보면요 모세라는 사람이 나오는데요. 이 사람은 많이 특이합니다. 원래 유태인으로 이집트에서 태어났는데 이집트에서 유태인들은 노예로 살았어요. 어릴 때 남자아이를 다 버려야 한다고 해서 모세도 버려졌다가 이집트 공주에게 발견되어서 이집트 왕자로 40살까지 살았고요. 이집트 인을 죽이고 미디안이라는 곳으로 도망가서 80세까지 40년을 양을 치면서 할 일 없이 살았어요. 그러다가 80세에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서 노예로 있던 유태인을 지금 이스라엘 땅으로 인도하다가 120세까지 살게 됩니다.
80세에 하나님을 만났을 때 모세가 이렇게 질문합니다.
- 모세: Who am I? (제가 누구입니까?)
- 하나님: I am with you. (너는 내가 함께하는 사람이다.)
모세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물었을 때 하나님의 대답은 “하나님이 함께 하는 사람” 즉 전문용어로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라고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 하나님의 대답을 저의 정체성으로 알고 지금부터 은퇴/퇴직 그 중에서 도 Un-Retirement (은퇴없는 삶)에 대해 이제부터 나누어보려고 해요. 제가 요즘 이에 대해 영어서적을 나름 계속 읽는 중이어서 책 소개도 덧붙여서 하려고 해요. 어떤 것은 크리스찬 서적이기도 하고 어떤 것은 일반적인 책이기도 합니다. 모두 나름 유명한 책들을 소개하면서 어떻게 “은퇴없는 삶” 그리고 “건강한 삶”을 살지에 대해서 한번 저의 생각들을 정리해 보려고 해요. 그럼 여기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혹시 다른 생각이 있으시면 글을 남겨 주시면 저도 같이 생각해 보고 다음 글에 반영을 해 보겠습니다. 함께 생각해 보는 것은 좋은 것 같아요. 그럼 모두 화이팅입니다.
경제적 자유와 사는 이유 – 홍춘욱님, 너나위님의 FIRE 대화
Unretirement (3) – Job Title이 아닌 Calling으로
Unretirement (4) – TV와 Youtube를 끄자
Unretirement (6) – 깊고 넓게 배우고 나누며
Unretirement (7) – 백세시대는 그냥 잊자
Unretirement (9) – 크리스찬에게 은퇴는 없다
Unretirement (12) – 시대의 어른 채현국 선생님
Unretirement (13) – Memento M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