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얼마전에 저보다 10살 정도 연상인 선배님과 오랜만에 만나서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사는것이 좋은지에 대해 많은 좋은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사실 저와 안면을 알고 지낸 건 꽤 되지만 인사만 뵐 때마다 어디에서 뵙든지 인사를 드렸을 뿐 그다지 말씀을 나눌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좀 시간을 가지고 여러가지 배우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에 코로나 기간 동안에 친했던 분들이 세상을 떠나시는 걸 안타깝게 보시는 경험을 하신 것 같아요. 그 선배님은 배운 사람 배우지 않은 사람 괘념치 않으시고 두루 잘 지내시는 분이신데 (이 분도 박사님이세요) 오랜 동안 친하게 지내고 같이 나이들어가면 좋겠다고 생각을 한 분들도 어떤 분은 코로나로 인해 어떤 분은 갑작스럽게 가셨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이제서야 비로소 나이가 든 건지 철이 든건지 모르겠지만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건 이제 정말 알게 됐거든요. 선배님도 맞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돈은 인생 후반에 제일 중요한 건 아니라고요. 그보다는 사람들과 계속 연락을 취하고 또 노력을 해야한다고요. 자기 분야에 대해서는 끈기있게 계속 밀고 나가야지 이것 좋다고 따라가고 저것 좋다고 따라가면 안된다고요. 때가 올 때까지 자기 분야에서 깊이 파면 결국 돌고 돌아 자기 시대가 온다고요. 저도 많이 공감하는 부분이었습니다.
저는 인생 후반이든 전반이든 계속 새로운 것을 배워나가고 부딪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회사에 가서 또 새로운 Chemistry에 대해 배웠어요. 저는 하루 일과 자체가 Chemistry를 하는 것이고 Chemistry를 Biology와 Medicine으로 바꾸어나가는 일을 하는데요. 저의 삶의 중심에는 항상 Chemistry가 있습니다.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아도 또 몇주 지나면서 계속 업데이트하지 않으면 어느새 새로운 것이 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저는 Nucleoside Chemistry로 박사학위를 받았기 때문에 그 분야만큼은 아주 깊게 파고 있습니다. 그런데 30년을 팠고 이 분야가 50년이 넘은 학문인데도 불구하고 파도파도 계속 새로운 것이 나옵니다. 자신의 분야가 저와 같이 과학이 아니라 공학, 의학, 문학, 철학, 어학이든지 간에 그 분야에서는 정말 깊이 파야한다고 생각해요. “요즘에는 이게 대세야.”해서 그걸 따라갈게 아니라 내가 하는 일이 대세가 아니더라도 그 일을 끝까지 파야해요. 그러다보면 시간이 지나서 제가 하던 일이 새로운 큰 줄기를 만들게 되더라고요.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하고 미팅을 하면서 계속 배웁니다. 보스를 만나서도 뭐 하나는 배우는 게 있어요. 저는 사실 제 보스와 사이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닌데도 배울 건 분명히 있어서 즐겁게 만납니다. 물론 저도 가끔씩 보스를 놀래켜 줄 실력은 있다고 자부합니다. 하하
깊게 파는 것은 자기 전문 분야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자기 전문 분야가 정해졌다면 우물을 파듯이 계속 파 내려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는 넓게 배우는 것에 대한 거에요. 넓게 배우는 것도 시작은 나의 전문 분야에서 시작을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살을 붙이는 과정인거죠. 저는 예술에 관심이 많아요 그 중에서도 Impressionism (인상주의)에 푹 빠져있습니다. 인상주의에 대한 책도 사서 시간이 될 때 읽고 있습니다. 인상주의를 배우면 배울수록 이것이 앞도 보이지 않는 자신의 분야를 개척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파리에 있던 10여명의 젊은 화가들의 노력의 결과였다는 걸 알게 됐어요. 모두 평생을 노력합니다. 그 중에 피사로라는 사람이 있어요. 이 사람을 아는 분은 별로 많지 않아요. 보통 마네, 모네, 세잔, 반고흐 정도는 잘 알지만 피사로는 잘 모르실거에요. 마네, 모네, 세잔은 나이가 거의 같고요 피사로는 이들보다 8살 정도 나이가 더 많아요. 이 사람은 아마 성품이 품는 성격이었던 것 같아요. 피사로의 그림은 그리 유명하다고는 할 수 없는데요. 피사로는 사람을 키워요. 초기에는 모네와 오랜 기간 함께 여행을 하며 같이 그림을 그렸어요. 모네는 굉장히 과학적인 것에 관심이 많아서 한 곳에서 아침, 점심, 저녁 같은 그림을 그 때의 시각으로 그리는 일을 많이 했는데요. 당연히 돈이 되지 않았죠. 이러한 모네와 함께 곁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며 격려한 사람이 피사로입니다. 그림 중에는 완전히 같은 곳에서 같은 곳을 그린 그림들이 많이 있어요.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이런 것이 적은데 파리에 Musee de Orsee라는 미술관이 있는데 거기에 가시면 이걸 모두 보실 수 있어요. 그리고 세잔이 있는데요 세잔의 현대미술의 아버지라고 불리고 있어요. 잘 아시는 피카소가 존경하는 화가인데요. 세잔은 본래 남부 출신이라 사투리도 심하고 그림도 너무나 진하게 그려서 처음에 세잔 그림을 보면 별로 기분이 좋지는 않아요. 세잔은 원래 집안에서 정물화를 그리는 것을 좋아했는데요 피사로가 세잔과 함께 야외로 나와서 함께 풍경화를 그릴 수 있도록 해 줍니다. 그래서 세잔이 피사로와 그림을 그리면서 함께 대화도 많이 하게 되고 성격도 닮아가서 밝아져요. 그림도 점차 밝아지고 자신만의 그림을 완성해서 후세에 큰 영향을 주는 대화가가 됩니다. 피사로는 이외에도 점묘파 (Pointilism)이라고 붓으로 점을 찍어서 하는 화가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받아요.
피사로에 대해서 말이 좀 많아졌네요. 저는 피사로와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자신은 드러나지 않지만 다른 사람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 재능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격려하는 사람이요. 피사로의 자녀들은 나중에 미국으로 와서 손자가 지금도 뉴욕에 있는 MoMA라는 대형 미술관의 관장이었고 일을 하시고 있어요. 손자도 할아버지처럼 자신보다 남이 더 빛나도록 살고 있는셈이죠.
요즈음 과학기술문명, AI, 4차산업혁명, 전기자동차, 바이오테크놀러지 많은 새로운 것을 얘기하지만요 그걸 만들어내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이에요. 제가 미국에서 그런 사람들을 저의 분야에서만큼은 꽤 만났어요. 정말 제대로 깊이있게 아는 사람이요 그리고 계속 배우는 사람말이죠. 저도 그 동료들, 선후배님들께 많이 배우는 중입니다. 매일 매일 배우는 것은 참 소중한 일이에요. 배우다 보면 또 그 배운 걸로 인해서 더 나은 무언가를 해낼 수 있고요 그걸 해내는 과정이 어렵고 고되지만 그리고 좌절도 너무 심할 때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또 무언가를 배워요.
이런 배우는 과정이 저에게는 큰 기쁨이에요. 하나님께서 저에게 이런 기쁨을 선물해 주셔서 참 감사해요.
오늘도 새로운 걸 배울 요량으로 책을 폅니다. 책속에서 또 새로운 걸 배우면 일기에 적어놓아요. 잊어버리지 않으려고요. 저는 원래 아둔한 사람이었지만 계속 이렇게 배우다 보니 이제 지식인 축에는 들게 된 것 같아요. 이제 지식인이 되었으면 나눠야 하죠. 배우기만 하고 나누지 않으면 그 배움은 큰 의미가 없는 지식의 유희밖에는 안될 거에요.
저는 제가 배운 무언가를 나누고 싶어졌어요. 강의를 하거나 가르치는 걸 말하는 건 아닌게요. 제가 가르치는데는 Talent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대신 곁에서 성장하게 도와주는 방식으로 나누려고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에요. 아직은 그냥 찾는 과정이어서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살아야겠다” 정도는 마음을 잡은 상태에요.
저의 전문분야를 깊이 배우고 관련 분야로 넓히고 배운 것을 나눌 수 있다면 그 인생 살만한 삶 아닐까요?
저는 조현병과 악덕기업 때문에 제 전문분야를 계속 파는 건 불가능하게 되었네요. 경력을 계속 쌓을 수가 없게 되었으니까요. 지금 시점에서 제 기술을 살리려면 창업 말고는 답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조현병 환자가 창업을 해도 사람들이 제 서비스를 사 주지를 않을 것 같다는 게 함정이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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