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오늘은 금요일 중에서 가장 바쁘게 보낸 금요일이었습니다. 다음주말이 추수감사절이고 다음주에 휴가를 내는 사람들이 많을 예정이어서 일을 오늘까지 마쳐야하는 것이 많았는데 그 중 제일 중요한 것은 Performance Review(성과보고) 작성이었어요. 제 것만 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에 대한 평가도 해야해서 많이 바빴습니다. Performance Review를 하고 생각을해 보니까 1년간 내가 뭘했는지 얼마나 했는지 알겠더라구요. 그리고 또 더했으면 좋았던 건 뭐가 있는지도 좀 생각을 해 보게 됐어요. 내친김에 그동안 제 일기장에 고이 간직해 두었던 버킷리스트 (Bucket List)를 하나씩 적어보려고 해요. 가끔씩 일기를 쓰다가 하루에 버킷리스트를 막 적은 적이 몇번씩 있었는데 이것도 자꾸 하다보니까 나름 버킷리스트끼리 정리가 되더만요. 참 신기했어요.
보통은 버킷리스트의 의미가 “죽기전에 꼭 하고 싶은 몇가지” 뭐 이렇게 하는데요. 저는 죽기전에 하려는 건 아니고요. 일단 생각을 좀 정리하려는 의미의 버킷리스트가 있어요. 그러니까 이 버킷리스트를 다 하려는 게 아니고요. 제가 생각하는 여러가지 좋다고 생각하는 버킷리스트 중에서 할 의미가 있다고 생각되는 것과 그냥 남들 따라하는 걸 구분하고 싶은 나름의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설겆이 하다가 (저는 부엌에 뭐가 쌓여있는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설겆이는 제가 해요) 유튜브 (Youtube) 를 잠깐 들었는데 오현오님이라고 미국에서 부시비행사 훈련하시는 분이 계세요. 그 분이 정말 여러가지를 다 해보신 분이신데요 하신 말 중에 이 말이 가장 와 닿았어요.
“도전의 가장 큰 적은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의 조언이다.“
바로 이 말이었어요.저도 정말 100% 동감하는 말이에요.
그리고 예전에 엔딩노트 (Ending Note) 라는 일본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어요. 책으로도 나온 걸로 알아요. 이 엔딩노트는 일본의 대형 화학회사에서 평생을 근무하던 일본인 임원이 정기건강검진을 받는 중에 위암 말기인 것을 발견하게 되면서 죽을 때까지 기간 동안 이 분이 엔딩노트라는 것을 적고 그것을 차분히 실천하면서 자신의 생을 마감하는 것을 다큐멘터리 작가였던 그분의 딸이 시작부터 마지막까지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든 영화에요. 저는 감명깊게 봤는데 어떤 분은 싫어하실 수도 있죠. 아래에 그 영화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어떤 분이 돌아가시면 그 분의 유산을 자식과 배우자에게 상속을 하고 나서 나중에 부채가 있으면 채권자가 청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미국은 그와 달리 유산이 바로 상속이 되는 것이 아니고 돌아가신 분의 재산이 돌아가신 분께 계속 있으면서먼저 부채를 정리하고 나서 남은 것을 상속하는 방식이에요. 이상하죠? 돌아가신 분이 부채를 정리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법원이 재산을 먼저 관리에 들어가고 변호사를 써서 1년여간 이 분의 재산내역을 공개하고 채무자가 있으면 이걸 청구하게 해요. 재판이 길어지면 당연히 유산 상속도 길어지지만 남은 분들의 고통이 당연히 크겠죠. 그리고 재산의 많은 부분을 변호사 비로 써야하니까 여러모로 고되요. 그래서 보통 살아있는 동안에 유서 (Will), 판단불명일 때 어떻게 하라는 유서 (Living Will), 그리고 리빙 트러스트 (Living Trust)라고 해서 재산을 이 법인으로 옮겨요. 그러면 법원으로 가지 않고 이 리빙 트러스트에서 유서와 Living Will에 따라 모든 걸 빨리 처리할 수 있게 되죠. 저도 그래서 이걸 다 이미 써 놨는데요 이걸 쓰다보니까 생각이 정말 많아지더라구요. 벌써 이미 한번 돌아간 느낌이랄까요?
여하튼 그래서 이러저러한 걸 해 보니까 중요한 어떤 것들은 미리 정리가 되어 있어야 하더라는 거죠. 그래서 저는 이 버킷리스트를 쓰면서 무엇이 정말 해야할 일인지 아니면 어떤 것은 안해도 그만 해도 그만인지 아니면 하면 좋지만 안해도 그만인지 등을 정리해 보려고 나름 써보려고 해요. 물론 제가 이 중에서 뭘 해야 되는지, 안해도 되는지는 얘기하지 않을거죠. 저 혼자 알아서 정리를 할 것이고요. 그런데 혹시 이 글을 읽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읽으시면서 본인의 것도 한번 정리할 겸 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유서를 쓸 만큼 재산이 많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정이 있는것도 아닌지라(조현병이라 결혼하는걸 포기함)… 굳이 저런걸 해야하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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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하자님,
답글 감사합니다. 꼭 돈을 떠나서 유서를 스스로 써 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삶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등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한번 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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