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 (1)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제가 2001년에 개인적으로는 좋은 일도 많았고 성취도 정말 많은 해였지만 오히려 크게 공허해지고 심지어 우울해지는 아노미현상을 겪고 어렵게 극복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제가 깨달았죠.

“인생은 성공도 아니고 돈도 아니다. 결국 인생은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일 뿐 그 결과는 사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그 당시 제가 읽었던 책으로 큰 도움을 받았던 책이 바로 오늘부터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 책 “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 – 김병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지음”입니다. 이번호부터 몇번에 걸쳐서 각 파트를 정리하고 느낀점을 나누고자 합니다.

혹시 저와 같이 어려움을 겪는 분이 계시다면 이 글과 책을 통해 도움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프롤로그

중년에 두가지 질병을 겪기 쉬운데 하나는 공황장애이고 다른 하나는 우울증입니다.

공황장애는 지금껏 열심히 살아왔고 산다는 것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결코 그냥 쓰러질 수 없는 사람이 느끼는 마음의 병이고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가 아니라 힘든 마음의 등산 뒤에 찾아오는 근육통입니다.

중년에 지혜를 가지려면 꾸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는 전투 중에 있는 중년이 하루하루를 축제처럼 살 수 있을까요?

정말 어려웠고 지금도 어려워요. 중년이 되면 모든 것이 이제 갖추어지기 시작해요. 자녀들도 대학을 졸업하거나 진학을 하면 떠나게 되고요. 직장에서도 상당한 위치에서 많은 업무가 주어지고 역할이 주어지게 됩니다. 한편 이제 밀려나는 단계에 접어들거나 이미 밀려나 있죠. 매일 하루 적어도 9-10시간 (출퇴근 포함)은 집을 떠나서 일을 하다가 이제 집으로 퇴직하고 돌아오려고 하면 그렇게 억지로 채워지는 10여시간은 축복이나 축제는 커녕 저주가 되기 쉬워요. 과거는 과거일뿐. 집에 돌아와 눌러앉게 되면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잊게 되지요. 결국 중요한 것은 직장이나 일에서의 성공도 아니고요 돈도 사실 아니에요. 물론 돈이 아주 없으면 문제가 되지만요. 돈보다 더 큰 것이 부족하다는 것을 이제 알게 됩니다.

파트1. 중년의 사춘기, 지나온 삶을 돌아봐야 할 시간

틈만 나면 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도 나를 찾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혼자 살고 싶다. 지금 내가 많이 고통스럽다면 인생의 새로운 터널에 진입하기 위해 통행료를 내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다. 터널을 잘 통과해야 하는데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터널의 최종 도착지가 달라진다. 마음에 상처가 생겼다면 밖으로 드러내어 햇빛이 들게 해야 상처가 아물 수 있다.

중년이 되면 역할과 능력에 대한 회의가 찾아오게 된다. 남자는 자신을 인정해주는 말을 듣고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인식한다. 직장의 성공이 아니다. 직장의 성공 후 받게되는 인정해주는 말이 자신을 가치있게 느끼게 해 준다는 말이다. 일을 하지 못하게 된 후 아내의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내가 돈을 못벌어서 그런가? 내가 퇴물이 되니까 나를 무시하네?” 이런 생각이 들게 된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다고 해도 가족에게 진심이 전달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가족을 더 사랑하고 진지하게 소통하는 길밖에 없다.

열심히 살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지금 있는 곳이 내가 처음부터 원했던 곳이야?”라는 의문이 생기지만 어쩔 수 없이 하던대로 할 수 밖에 없고 후회는 밀려오고 시간의 한계를 깨닫게 된다. 나를 앞질러 갔던 동료, 후배도 벼랑 끝에 서 있기는 매한가지이다. 정신이 번쩍든다. 퇴직금이 나의 희생의 세월을 대신할 수 있을까? 회사의 성장, 국가 발전에 기여했다는 칭찬만으로 인생을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반복되는 삶을 살다보면 벼랑 끝을 향해 달리며 오히려 내몰리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벼랑 끝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뒤를 돌아 지나온길을 다시 돌아보는 것이다.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더 빨리 달리는 것이 아니라 잠시 쉬거나 속도를 줄이고 뒤를 돌아보면서 속도를 늦추며 삶의 의미를 다시 찾는 것이다.

이제 분명하게 내 인생을 되찾아야 한다고 깨닫게 되는 순간, 삶을 오히려 부정해야하는 아이러니, 슬픔 – 그것이 숙명인지 모른다.

겉으로 큰 문제가 없어보이는 중년부부는 외롭다고 느낀다. 결혼이란 항상 질 수밖에 없는 게임이다. 부부 두사람 서로에게 모든 것을 희생했지만 정작 돌아오는 것은 하나도 없다. 아무 문제 없는 이상적인 결혼생활이란 현실에서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은 하면 할수록 상대방이 나와 절대로 하나가 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어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해도 결국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 결혼생활의 절정과 바닥을 모두 경험해본 사람만이 결혼의 진짜 의미를 알게 되고 중년부부는 오랜세월 동고돌락하며 결혼의 본질에 대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존중받고 있다, 인정받고 있다는 느낌을 갈구하는 욕망은 중년이 될수록 커진다. 돈과 명예에 대한 욕심은 내려놓을 수 있지만 인정과 존중에 대한 욕망은 내려놓지 못한다. 내려놓았다고 하기 보다 약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을 인정하는 게 낫다.

삶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고 분투하라. 시간이 많고 자유로울수록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처절히 깨닫게 된다. 죽음이라는 한계와 외로운 존재라는 두가지 본질적 딜레마에 빠지며 이러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인간은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추구한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무의미하다. 인간은 모두 병들고 결국 죽는다.

진정한 삶의 의미는 아이러니하게도 죽고 난 이후에 드러난다. 진정한 의미를 추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매순간 현실에 적극적으로 몰입하고 심리적 위기를 겪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인간은 나를 넘어선 무언가에 헌신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마음속에 숨겨진 자신과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중년여성은 타인과 위안을 주고받으면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지만 중년남성은 다른 사람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수치스럽게 느낀다. 아내가 도우려 할 때 오히려 화를 낸다.

중년의 슬픈 현실은 어딘가에 속하기 위해 처절하게 살아도 끝내 자리를 찾지 못한채 사회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퇴출 대상이 된다. 진정한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장소가 있는 사람은 세상 어느 곳에서도 평화를 느낀다.

혼자보다는 부부로 살아감으로써 삶의 더 큰 의미를 경험할 수 있다. 진짜 인생은 자녀와 날마다 일생에서 시간을 공유했다는 느낌을 간직하는 것이다.

우울한 감정이 찾아오면 똑바로 보고 “왜 내게 우울한 기분이 찾아왔는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우울해졌다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이유와 상황을 이해하면 우울한 기분도 사라진다.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설수 있다.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하고 당당히 위로받으면 된다.

가와기타 요시노리의 “중년수업” – 다가오는 중년의 나이가 부담스럽다면 거울만 쳐다볼 게 아니라 내 안의 빈틈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살면서 점점 굳어져 돌처럼 되어 버린 딱딱한 사고방식이야말로 나이의 적이다. 그 견고한 생각의 틀 사이에서 미세한 틈을 발견해 보라. 그 틈 사이로 어릴 적 호기심이 조금씩 새어나올 것이다.

드러냄: 다른 사람과의 진정한 교감을 위해서는 자신의 깊고 연약한 부분까지 다 보여줄 수 있어야 하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사람은 성공보다 좌절의 순간에, 강한 모습보다는 나약한 마음이 들 때, 승승장구할 때 보다는 힘없이 무너져 내릴 때 그 삶의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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