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7월 중순의 뉴잉글랜드의 여름은 적당히 덥고 또 적당히 건조한 그런 때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집에서 재택근무하는 날이어서 Porch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데 곤충들의 소리, 자동차 소리, 오토바이 소리 등이 어우러져 있고 제 곁에는 우리 사랑하는 고양이가 제 곁에서 편안하게 세상 밖을 구경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라는 글을 연재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나는 누구일까?”를 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부러워 하는 어떤 분들은 결국 제가 되고자 하는 혹은 되려고 하는 어떤 사람을 먼저 한 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러우면 지는거다 의 글이 저에게는 나름 삶의 희망이자, 촉매제이고 또 한편으로는 도전을 유발하는 촉진제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나누고 싶은 분은 67세의 심혜경님입니다. 심혜경님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라는 책을 쓰신 작가이시기도 한데요. 본래 직업은 도서관 사서이셨습니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하고 평생을 중앙도서관 사서로 일을 하시면서 새로 들어오는 책을 매일 읽을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사셨다고 하는데요. 심혜경님은 50대 초반에 새로운 결심을 하시게 됩니다.

바로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었죠. 지금까지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를 배우셨다고 합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작가 ① – 조선일보 Top Class 2022년 12월호
할머니가 가진 스테레오타입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스스로를 ‘공부하는 할머니’라 칭하는 심혜경 작가는 위트 있고 동시에 박식했다. 그는 27년 동안 서울시 공공도서관 사서로 일했고 방송통신대학교를 다니며 영어영문학, 중어중문학, 일본학, 프랑스언어문화학을 공부했다. 동시에 태극권과 뜨개질, 클래식 기타와 피아노, 다도, 수채화도 배웠다. 지금은 13년 차 번역가이자 공저를 포함해 네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공부는 ‘뜨겁게 불타올라 빠르게 연소시켜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현재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생각이 자라도록 물을 주는 일이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카페’와 ‘공부’와 ‘할머니’의 개념이 모두 담을 넘어 확장되는 기분이었다. 이 셋은 모두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점이 비슷했고, 심혜경 작가는 바로 그 사례였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작가 ② – 조선일보 Top Class 2022년 12월호
매번 새로운 책을 읽으니까요.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느낌이에요(웃음). 일을 쉬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것처럼 책을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도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역시 심혜경님은 꾸준한 공부와 독서를 통해서 본인의 삶을 보다 더 윤택하고 활력하고 유쾌하게 만들어 나가고 계신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심혜경님에 대한 다른 기사도 있습니다.
[단상]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한국일보 04/10/2023
지루한 시간을 덜어내려고 인생에 끌어들였던 공부가 어느새 취미가 되어 버렸다.
로마의 정치가 카토는 여든의 나이에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예순을 넘긴 나이에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또 아흔 살의 나이로 생을 마친 미켈란젤로의 좌우명은 “나는 아직도 공부한다.”였다고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면서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나이에 대한 의무감과 선입견이 많다.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공부의 목적을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두고 즐긴다면, 부담을 내려놓고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
“꿈을 밀고 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 우리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을 스스로 믿는 만큼 성공하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도스토옙스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그녀는 예뻤다 – 10/19/2022 50플러스재단
스스로 학구파 아닌 학교파(공부가 아니라 학교 가는 것을 즐긴다는 의미)라고 하는 그녀는 졸업한 지 오래라 대학원 입학에 도움(석사 학위 취득 때 영어 성적 필요)이 될까 싶어 들어간 방송대(한국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대학원을 마치고 다시 방송대 중어중문학과, 일본학과, 프랑스언어문화학과를 각 3학년에 편입하여 세 개의 학위를 더 받았다. 40여 년 전 학위까지 총 다섯 개다.
토크 말미에 그녀는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교수의 서울대 졸업 연설 중 일부를 들려주었다.
“취업 준비, 결혼 준비,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 그럴듯한 1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산만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않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게 되길 바랍니다.”
허준이 교수님의 서울대 졸업생을 위한 연설문은 저에게도 마치 저의 회사원으로서의 삶의 졸업을 위한 축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하루 하루를 온전히 경험한다는 것… 이걸 항상 기억하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난 카페서 공부하는 할머니”…방송대 4개 학사 따고 번역가로 제2인생 – 동아일보 02/23/2022
그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침에 남편과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면 하루 내내 집에 사람이 없지만 은퇴한 난 카페로 출근한다”며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카공족’이 바로 나”라고 웃었다. 그는 볕이 잘 드는 카페 창가에 앉아 매일 3, 4시간씩 공부를 하거나 번역 업무를 한다. “매일 어느 카페에 갈 지를 고른 뒤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서요. ‘집순이’에서 출근하는 직장인으로 나를 전환하는 거죠. 경복궁역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 의자, 동네 개인 카페의 창가 자리, 서울 종로구 서촌의 골목길에 있는 한옥 카페 구석이 제 방입니다.”
그는 은퇴 전부터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번역가 양성 학원도 다녔다. 번역을 배우면 원서를 직접 읽을 정도로 외국어 능력이 오르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취미라고 생각했지만 수업은 한번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참석했다. 그러다 우연히 번역 업무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조금씩 번역 일감을 받다간 사서 은퇴 후엔 출판 번역가로 산다. 이젠 강연회에도 불려갈 정도로 번역가로 커리어를 쌓았다.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하는 번역가 양성학원에 다니셨다고 하는데요 원서를 직접 읽고 싶어서 시작했던 공부가 결국 은퇴 이후 번역가로 사는 인생 2막의 부캐가 되셨네요. 끊임없이 공부하고 호기심을 갖고 부딪히며 움직이는 것이 결국 심혜경님의 60대의 인생에서 활기를 갖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시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