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코칭 (4) – 워라벨이란 건 없다.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제가 한동안 한국뉴스나 예능 프로그램 같은 것을 보다보면 이상한 줄임말이 많이 나와서 한국말인데도 이해를 못하고 한참 고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에 저와 같이 오래 사신 분들은 많이 경험을 하실 것 같아요. 그 중에 하나가 ‘워라벨‘이에요. 나중에 알고 보니 이게 Work and Life Balance의 초성을 모아서 만든 신조어더라고요. 워가 워크에서 나온 것과 라가 라이프에서 나온 건 이해가 되는데 벨은 모르겠어요. 밸런스라고 읽는데 워라밸이 아니고 워라벨이더라고요. 이번 주제는 듣기에 따라 50대 꼰대아재의 얘기로 치부될걸 각오하고 씁니다.

먼저 라떼는 말이야로 시작해야할 것 같은데요. 요즘은 52시간 법을 만들었잖아요? 그런데 제가 처음 직장 생활을 했을 때는 주5.5일 근무였어요. 2주에 한번씩 토요일 근무를 했었거든요. 제가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는데요. 신약을 몇백개 만들어서 이제 쥐실험이 이틀인가 남았는데 몇개 화합물을 한번 더 Crystallization을 해서 건조를 해야하는 일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 실험을 해야하는 날이 공휴일이었거든요. 저희 부장님이 공휴일인데 회사에 나와서 일을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나가기 정말 싫었는데 한 11시쯤인가 나갔거든요. 그런데 벌써 부장님이 아침 일찍 나와서 제가 할 실험을 다 해 놓았더라고요. 그걸 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서 일을 할 때 워라벨은 커녕 “회식만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하는게 더 마음속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일중독인지 모르지만요 저는 처음 직장 생활한 다음부터 지금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워라벨을 특별히 느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어느 조직이든지 일을 열심히 하려면 워라벨은 당연히 없고요. 그렇지 않고 그냥 대강 일을 하려면 워라벨이 있겠지만 문제는 이게 소문이 나서 회사를 나가도 결국 다음 잡을 못 잡더라고요. (미국 얘기입니다). 미국의 경우는 추천인이 되게 중요한데요. 본인이 추천인을 내면 그 사람에 대해서도 검증을 하지만 제가 Hiring Manager로 사람을 뽑으면서 보니까 서양애들은 저에게 와서 자기 아는 사람에게 들은 진짜 얘기를 들려줘서 인터뷰 다 좋았는데 안된 경우가 꽤 있었어요. 좀 무섭더라고요.

미국회사에서 워라벨이라고 제가 생각했던 건 이런것들이 있어요.

한번은 저희 회사 Senior VP였고 잘 나가고 있었는데요 어느날 갑자기 회사를 그만 둔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왜 그런가 알아보니 그 분의 가족이 큰병에 걸린 거에요. 그래서 그 분이 몇년간 그 가족의 간호를 위해 일을 쉬고 간호를 하다가 나중에 그 가족분이 돌아가시고 다시 그 때 CEO와 같이 새로운 회사를 만들어서 일을 계속 하는 것을 봤어요. 저는 그 분같이 살고 싶다고 생각을 하게 되었고 저도 만약 그런 일이 생긴다면 그분처럼 할 생각이에요.

한번은 한국에서 돌아가신 어머님이 말기암으로 위독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때 저 아니면 할 사람이 없는 그런 프로젝트를 몇주안에 끝내야 하는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직장상사 (Boss)에게 얘기했더니 당장 한국에 가고 필요한 만큼 Paid Vacation을 줄테니까 걱정말고 다른 사람을 시키면 되니까 다녀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바로 나가서 어머니 곁에서 거의 돌아가실 때까지 간호한 적이 있습니다.

이런 가족에 대한 것을 미국회사에서는 아주 중요하게 여깁니다. 한국도 요즘 이렇겠죠?

그리고 Maternity Leave하고 Paternity Leave라고 엄마, 아빠 휴가가 있어요 출산휴가인데 원래 3개월이었다가 6개월로 바뀐 걸로 알아요. 이렇게 가족에 대한 것은 소중하게 생각해서 회사에서도 그것에 대해서는 Policy로 정해서 반드시 지키게 합니다. 그리고 일을 하는 중에 가족 중에 누가 아프거나 문제가 생기면 그런 경우에는 그냥 문자 하나 보내고 휴가를 내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아요. 물론 업무 Performance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야 합니다. 그러니까 평소에 일을 굉장히 많이 해야하죠. 아니면 동료에게 부탁을 하거나 도움을 받아서 일을 마무리할 수도 있구요.

하지만 이외에 다른 것으로 워라벨이 더 있는지는 잘 모르겠에요. 저는 스타트업에서 일을 해서 여름휴가를 거의 가본적이 없어요. 요즘에 이제야 좀 여름휴가도 가고 5년차 8년차 안식년 한달 휴가가 있어서 그런 휴가를 즐기기는 합니다.

회사에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본인이 반드시 확실히 성공을 시켜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은 일단 제껴두고 일을 마무리해야 동료도 일을 마무리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작은 성공을 거둔 것과 소홀히 한 것은 시간의 힘 때문에 점점 격차를 만들어서 결국 큰 물결로 다가오게 됩니다. 저도 미국직장에서 서양인이든 동양인이든 동료를 사귈 때 그사람의 일 됨됨이를 보고요 서양인들도 일 됨됨이를 보고 사람을 사귀는 것을 많이 봅니다. 직장을 옮기더라도 같이 오랫동안 고생하고 일한 동료들은 계속 연락을 하고 지내기도 하고요. 모르겠에요. 제가 더 나이가 많아져서 쓸모가 없어질 때가 온다면 혹시 그 옛 동료들과의 관계도 끊어질지 모르지만 지금까지 15년정도 미국 직장에서 경험한 것 포스닥 4년까지 합하면 19-20년째의 외국 생활에서 함께 연구하고 일했던 동료들과의 관계는 굉장히 질기게 어디에서 특히 제가 Layoff되거나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저를 지켜주는 큰 힘이 되곤 했어요.

그래서 결론은 워라벨은 없다고 여기고 일하라고 저는 여기에 적어봅니다. 저와 생각이 다른 분들께서는 멍청한 꼰대질이라고 생각하시고 그냥 너그러이 넘겨주시길 바랍니다. 오늘도 모두들 화이팅입니다.

One thought on “커리어코칭 (4) – 워라벨이란 건 없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