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CLUB (9) 김호연 작가의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

2026년 5월 13일 (수요일)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뉴잉글랜드의 봄은 정말 변덕스럽습니다.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 가는 날씨에 해가 나왔다가 비가 왔다가를 무한 반복하는 느낌이군요. 이번 시즌은 겨울에도 눈이 많이 오더니 봄이 지나 얼마 있으면 메모리얼 데이 (한국의 현충일 같은 날입니다.) 가 오는데도 날이 좀 서늘하군요. 보통 4월말부터 날씨가 화창해지면 꽃가루가 많이 날려서 저는 알러지를 매년 달고 사는데요 그러다가 메모리얼 데이가 되면 마치 언제 그랬냐는듯 알러지가 싸악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전 항상 5월은 집콕으로 살다가 메모리얼 데이를 기다리고 그 날이 지나면 그 때부터 밖으로 나오곤 했죠. 그런데 올해에는 알러지를 그리 심하게 하지 않네요. 날씨가 서늘하니 꽃과 나무들이 좀 헤메이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나무들은 이미 단품이 들려고 해요. 허어. 이런 분위기로 주욱 메모리얼 데이까지 달려주길 바랍니다.

몇차례 글로 나누긴 했는데 제가 작년말부터 브런치에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처녀작 하나는 이미 끝났고요. 두번째 작품을 하고 있는데 글 쓰는 얘기를 좀 하려고 손가락을 열심히 컴퓨터 자판에 튕기고 있습니다. 제가 소설을 쓰기로 생각을 한 건 좀 연식이 좀 된 얘기에요. 제 블로그 꼭지 중에 “Bucket List”가 있는데 거기에도 소설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Bucket List (3) – 과학자의 삶을 다룬 소설 쓰기

과학자의 삶을 다룬 소설 쓰기는 2022년 11월 19일의 버킷 리스트였습니다. 그러니까 4년 가까이 제가 소설을 써 보겠다고 했다는 거죠?

“그냥 이런 상상을 해봐요. 만약 내가 쓴 순수과학자의 실제 삶에 대한 얘기를 소설로 써서 이게 드라마나 영화가 된다면 어떨까? 뭐 이런거요. 생각만 해도 즐겁죠. 공상과학이나 과학의 어두운 측면을 강조하는 소설은 많이 있는데요 실제 과학자의 삶을 다룬 소설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제가 이런 생각을 했었군요. 크하하.

브런치에서 열심히 과학자의 삶 – 사실 제 삶을 다룬 자전소설이지만 – 을 다루는 소설을 쓰고는 있는데 열심히 글을 쓰다가 잠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습니다. 뭐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일단 한가지는 확실하더라구요. – “일하는 것 같은 느낌”

회사에서도 하루종일 과학 생각밖에 안하는데 글까지 과학자에 대해 쓰다보니까 전혀 쉬는 것 같지가 않은 거에요. 그래서 그 소설은 일단 중단했습니다. 나중에 쓰고 싶어질 때까지 기다려 보려고요. 대신 휴먼 드라마를 하나 썼죠. “소설 – 비가내리네: 복사중창단“라고 저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각색을 해서 써 봤습니다. 30편을 다 마쳤고요. 이 소설을 원래 40편까지 쓰려고 후반부가 있는데 브런치는 30편이 끝이에요. 그래서 갑작스럽게 작품이 끝나 버렸습니다. 하나를 하고 나니 좀 자신감이 붙었어요. 그래서

다음 것을 쓰고 있는데 두번째 것은 “소설 – 바르요셉” 이라는 소설입니다. 바르요셉은 아람어로 ‘요셉의 아들’이라는 뜻입니다. 예수의 아버지가 요셉인데 성경이나 어디를 봐도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는 정말 적습니다. 일찍 돌아가셨다고 하는 설이 있죠. 사실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성모 마리아에 비해 요셉이 너무 적게 나오는 것에 대해 전 항상 이상하게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당시 1세기 팔레스타인에서 여성의 인권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배움도 없습니다. 반면에 아버지의 권한은 매우 중요한데 그 부분이 통째로 빠진 거죠. 뿐만 아니라 예수는 동정녀 즉 처녀의 아들입니다. 요셉의 친아들이 아닙니다. 그럼 어떻게 될까요? 예수는 서자가 됩니다. 동생들로 야고보, 요셉, 시므온과 유다가 성경에 나옵니다. 이 중에서 야고보와 유다의 편지가 남아 있죠. 전 그래서 아버지 요셉 혹은 요세프 (아람어로)와 그의 세 아들 – 예수, 야고보, 유다 – 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꽤 해야 하더군요. 논문도 읽으면서 나름 공부를 하며 쓰는 중입니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소설의 30부작이 끝날 즈음이면 제가 다음 소설을 쓸 ‘용기, 필력, 구상’이 생기길 바랄 뿐입니다.

이제 본론으로 돌아 가야죠. 얘기하고 싶은 부분은 김호연 작가님이 쓰신 수필집입니다. 국문학도가 영화를 좋아해서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했다가 만화 편집자로 살다가 결국 소설가로 발전 (?) 해 가는 20 여년의 지난한 실패담을 적어 주셨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76) 김호연 작가님

제가 우연한 기회에 ‘불편한 편의점2’를 얻게 되서 읽었는데 한번만 읽기에는 아쉬워서 3번을 읽고 너무 궁금해서 ‘불편한 편의점’을 한국에서 사서 읽었습니다. 원래 반대로 읽어야 하는 건데 거꾸로 읽은 거죠. 너무 좋았습니다. 이 분의 삶이 궁금해서 유튜브를 봤더니 놀랍게도 ‘새롭게 하소서’라는 CBS 채널에 등장을 하셨더군요.

이 영상에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전 이 분이 더욱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이 분의 책 중 에세이집을 읽게 된 것이고 그게 바로 “매일 쓰고 다시 쓰고 끝까지 씁니다”라는 책입니다. 알라딘에서 eBook을 구매해서 하루만에 단숨에 읽었고요. 두번째 읽고 있습니다.

김호연 작가님께서 이 책에서 보여 주시는 궁극점은 “꾸준함”과 “유연함”인 것 같습니다.

먼저 ‘꾸준함’은 매일 A4 3장을 쓰고자 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A4 120장이면 장편소설이 하나 나온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40일간 계속 쓰신다는 얘기입니다. 보통은 135장 정도를 쓰면 초고는 끝난 것이라고 하시더군요. 먼저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해서 좋은 분들로 부터 배울 기회가 있었는데 자신의 구상이 자꾸 생겨서 결국 나와서 홀로 시작을 하셨다고 합니다. 세편을 쓰는 과정을 보여 주셨는데 다 쓰고 났지만 파는 문제가 쉽지 않으셨던 것 같습니다. 결국 출판사의 편집자로 들어가게 되는데 거기가 만화를 제작하는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만화의 세계가 어떻게 성공하는가를 보셨는데, 그래도 자기의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더 생기더라는군요. 5개월 정도 월급을 받으니 그 돈으로 책을 쓰면 되겠다 싶더랍니다. 흐음. 그래서 결국 다시 그만 두셨는데 그 만화 출판사 대표님이 통큰 분이세요. 1년간 퇴직금을 매달 나눠서 주셨다고 합니다. 김호연 작가님께는 큰 돈이었다고 하는데 그 덕분에 글을 쓰기는 했지만 상금 없이 작가 등단은 하게 됩니다. “망원동 브라더스”라는 작품입니다. 그 이후에도 무명은 오래 되었다고 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소설가의 길로 이르시게 되었고 세 편은 잘 안되고 네번째 소설이 바로 “불편한 편의점”이었다고 합니다. 우연히 왔다고 하고 교보문고에 책이 오랜동안 누워 있어서 ‘잘 되겠구나’ 싶으셨다고 담담하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둘째는 “유연함”입니다.

김호연 작가님이 시나리오 작가로 시작해서 만화 편집자로 갔다가 다시 소설가로 성장하시기까지 많은 부침이 있었는데 상황에 대해 유연하게 대처를 하신 것 같습니다. 글에서는 삼가해서 쓰신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분명히 어려움이 매우 많으셨을텐데도 아주 담담하게 말씀을 해 주시는 걸 보면 아마 그건 이 분이 20년이 넘는 동안을 살아내시면서 겪은 많은 힘듦 가운데에서도 유연함이 있었고 너그러움이 있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을 해 봅니다. 장편소설을 쓰실 때에도 그 일만 하신 게 아니고 희곡을 쓴다거나 CJ에서 일을 맡아 온다거나 어떤 경우에는 아르바이트도 하시고 생활비는 극도로 절약하시면서 살아오신 것 같아요. 결혼도 하셨어요. 그리고 지금도 글을 쓰시고 계시겠죠.

제가 난독증이 있는지 책을 한번만 봐서는 중요한 걸 못 보는 것 같습니다. 두번, 세번 봐야 비로소 뭔가를 보기 시작하더군요. 세번 정도 보고 나면 그 다음에 김호연 작가님의 다른 소설이나 작품들을 찬찬히 읽어볼 생각입니다.

김호연 작가님은 저의 소설가로서의 롤모델입니다. 좋은 롤모델을 만나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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