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에 아내와 함께 처음으로 보스턴 발레단에서 공연하는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을 공연하고 왔습니다. 사실 그날 당일에 받은 감동을 그대로 나누고 싶었지만 보스턴이 그날 너무 막히는 바람에 집에 11시에 들어왔어요. 그래서 이제서야 이 감동의 후기를 나눕니다.
제가 오페라나 교향곡 등은 공연을 종종 보았지만 발레 공연을 관람한 건 처음이었습니다.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먼저 호두까기인형의 내용을 알아야 해서 좀 공부를 하고 가기는 했는데 다행히 공연장에서 나눠준 팸플렛에 잘 안내가 되어 있어서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발레단에 한국 분이 몇분 계시더라구요. 아주 열심히 잘하시는 모습에 왠지 뿌듯했고요. 이런 분들은 Primary Dancer라고 표현을 하거나 Artist로 표현을 하던데 정말 발레 동작 하나 하나가 너무나 어려운 동작인데 그런 동작을 이렇게 잘하려면 도대체 얼마나 연습을 했어야 하는지 저로서는 감조차 오지 않았습니다.
발레리라를 보조하는 남자 무용수들의 노력도 정말 대단했어요. 호두까지인형 왕자역을 한 분도 잘했지만 각각 나라에 나오는 발레 하시는 분들의 공연 하나 하나가 정말이지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1부는 좀 뭐랄까 아이들이 보면 좋은 공연일 것 같아서 다소 좀 김빠지게 느껴졌는데 2부에 들어가니까 공연의 발레 자체도 그렇고 음악도 그렇고 너무나 좋았습니다.
정말이지 ‘너무나’를 연발하는 이상한 글이 되고 말았군요.
다들 잘하셨지만 그 중에서 인도에 관련한 두분이 있었습니다. 그 분들의 춤은 환상적이라고 할까 매혹적이라고 할까 아시아 남성 댄서와 인도인 여성 발레리나였는데 두분의 조합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한국이 나은 발레리나분의 발가락을 어떤 기사에서 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발레 공연을 보는 내내 그 분들의 멋진 춤 뒤에 이 분들의 수많은 노력들과 상처들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아이들 없이 부부만이 가니까 참 좋았던 것 같고요 가고 올 때 차가 너무나 막히고 특히 경찰들이 주요 도로를 막아 놔서 일찍 출발했는데도 저녁을 못 먹고 공연을 보고 왔고 그래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주와 이번 주는 정말 정신없이 일이 많아서 어떻게 하루를 지내는지 모를 지경입니다. 그 와중에 주말에는 막내의 아파트를 알아 보기 위해서 뉴저지에 다녀왔고 아내는 그 참에 그랬는지 아니면 수업에 갔던 학생들로 부터 옮겼는지 모를 감기기운이 들기 시작했고 저도 그 곁에서 감기 기운을 달고 일을 하며 지냈습니다. 저녁에는 커리어 코칭하는 분들과 미팅을 계속 이어가는 것도 꾸준히 하고 있고요. 그나마 저녁시간에 이렇게 글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이 저에게는 그나마 온전히 쉬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듭니다.
차암. 오늘은 제가 처음으로 나이가 들었다는 걸 온몸으로 느끼며 하루를 보냈는데요 갑자기 치과에서 전화가 온 것이었습니다. 미팅 중이어서 받지는 못했는데 나중에 아내에게 메시지가 오기를 치과에서 보험문제로 전화를 하기 원한다는 것이었어요. 무슨 일인가? 하고 의아해서 전화를 했는데 글쎄 저를 제외하고 가족들의 치과보험이 내년 1월부터 된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거에요. 사실 저에게 전화를 한 분에게는 잘못이 하나도 없었지만 왠지 짜증이 밀려왔고 아마도 저의 짜증 섞인 목소리가 그 분께도 전달이 되었던 것 같아요. 결과적으로 저의 잘못이었고 세세하게 살피지 못해서 그만이지 아내와 아이를 누락한 것이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년1월 부터 시작하는 베니핏에는 가족들이 모두 들어 있다는 것은 확인을 했지만 이번에 아내의 치과진료는 무보험으로 처리를 해야 할 것 같네요. 이런 일을 겪었는데도 속이 많이 상했을 아내가 이 정도로 넘어가는 걸 보면 아무래도 아내나 저나 나이가 많이 들긴 든 것 같아요.
나이는 이만큼만 이야기하기로 하고 어제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소설을 쓰는 것의 장점에 대해서 어떤 유튜브를 통해 들은 것이 있어서인데 일기보다는 소설이, 소설보다는 시가 감정선이 훨씬 절제된 글이어서 시간이 오래 지나더라도 감정선을 다시 느낄 수 있다고 하더군요. 얼마전에 종영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를 쓰신 송작가님도 회사를 다니시면서 틈틈이 웹소설을 쓰셨는데 그것이 나중에 이렇게 드라마 까지 된 것이라고 합니다. 본래 이렇게 드라마가 될 줄도 몰랐고 그냥 블로그에 조금씩 쓴 글이었다고 하네요. 뿐만 아니라 어린왕자를 쓴 생텍쥐페리는 죽는 순간까지 비행기 조종사로 살았습니다. 비행기 조종사로 사하라 사막에서 비행기가 추락해서 죽을 고비를 넘긴 적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가 바로 어린왕자의 스토리가 되었고 어린왕자를 출간하고 1년여만에 결국 행방불명되게 됩니다. 소설은 아니지만 팡세를 쓴 파스칼의 경우에는 파스칼이 글을 남기려고 쓴 글이 아니고 파스칼이 30대의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하자 주위의 친구들과 아내가 파스칼의 글을 모아서 남긴 것이 지금까지 고전이 되었다고 합니다.
사실 글을 남긴다는 것은 그 자체로 이미 목적을 이룬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합니다. 그 글이 누군가에게 읽히든 읽히지 않든지 상관없이 글 자체는 이미 창작의 과정의 산물이기 때문에 이 글을 쓰는 저는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창작자가 된 것이고요. 저의 창작물인 글이 모여서 언젠가 누군가에게 혹시 모를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저의 글은 그 글의 생명력을 다한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소설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연재는 나중에 하고요 먼저 쓰기로 했습니다. 전문 작가분들은 매일 1000자에서 2000자씩 꾸준히 쓰신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이제 막 글을 쓰기 시작한 초짜 소설가이니까 그 정도는 아니지만 일단 글을 뽑아 보고 나중에 시간을 두고 탈고를 해 가면서 조금씩 연재를 하려고 생각을 합니다. 어제 등장인물과 소설의 구도는 결정을 했습니다. 물론 이것도 소설을 쓰다보면 발전하거나 변경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글이 글 자체를 결정해 줄 수 있다면 그 경험 자체만으로도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번 소설은 저의 경험을 녹여서 만든 이야기를 적으려고 해요. 소설을 써보려고 생각을 한 건 좀 시간이 오래 되었는데 엄두가 나지 않았던 건 소설의 기승전결이 도무지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어제 마치 기적처럼 그 구도가 잡혔습니다. 제가 소설을 처음 써 본게 올해 7월 15일어었거든요? A4 4페이지 정도를 써 놨는데 5개월 정도가 지나서 다시 읽어보니 지금 쓰려고 하는 소설과 일맥이 조금은 상통하는 면이 있습니다. 시간적으로는 반년정도의 시간차가 있었지만 제가 생각하고 있는 주제는 결국 같았던 거죠.
그러니까 이 소설은 제가 써야 하는 소설이 맞는 것 같습니다.
내일은 재택근무를 하기로 되어 있는 날인데요 그래도 미팅이 아침 일찍부터 늦게까지 있어서 바쁜 하루가 될 전망이에요. 생텍쥐페리를 생각하면서 일하는 순간 순간 조금씩 메모를 하든지 끄적여 보려고 해요. 그게 나중에 모아지면 좋은 에피소드가 되어서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는 날도 오겠죠?
그리고 제 소설에 음악과 시가 함께 가미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요. 그래서 시에도 조금씩 도전을 해보려고 합니다. 인생은 어떻게 흐를지 모를 일입니다. 하지만 시간의 방향이 과거 – 현재 – 미래 이렇게 한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저의 인생도 결국 생에서 시작해서 사로 끝나는 여정으로 가겠죠. 그 여정 안에서 족적이 소설이나 시의 형태 혹은 에세이로 남겨질 수 있다면 그 또한 기쁘지 않겠어요?
생명력은 결국 글 속에서 남겨져야 하는 것 같아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여러분들도 저와 함께 소설쓰기에 한번 도전해 보지 않으시겠어요? 혹시 아나요? 우리 소설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격려가 될지…
오늘 보스턴에 첫눈이 내렸습니다. 오후에 기온이 올라갔다가 저녁이 되면서 다시 기온이 내려갔기 때문에 얼음이 되어 버리는 아쉬움은 좀 남지만 어찌 되었든지 첫눈이 온 것만은 확실합니다. 저는 겨울에 태어나서 눈을 참으로 사랑합니다. 제가 어린 시절에는 논에 물을 대어서 겨울에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스케이트를 타곤 했는데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가 되어야 하루종일 얼음이 꽁꽁 얼어서 온종일 스케이트를 탈 수 있었기 때문에 전 어려서부터 아주 추운 겨울이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곤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로서는 보스턴의 겨울도 언제나 반갑습니다.
오늘 출근길에 오디오북을 듣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찾다가 버지니아 울프의 ‘나만의 방’을 듣게 되었는데 마음을 좀 빼앗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에 와서 찾다 보니 김대유 교수님이라는 분께서 15분의 여류작가에 대한 글을 연재하신 것이 있어서 이것을 좀 남기고 싶어졌습니다.
지난 주 목요일이 추수감사절이어서 좀 긴 연휴를 보냈습니다. 오랜만에 대학에 다니는 막내가 친구를 데리고 와서 함께 즐겁게 지내는 것도 보고 저도 아내를 도와 음식을 만들면서 열심히 내조(?)를 했죠. 요즘엔 이렇게 먼저 굴르는게 사는 방법이라고 여기고 아내가 시키면 잽싸게 먼저 처리합니다.
이번 추수감사절 휴가 기간동안에 마냥 논 것도 아닙니다. 회사에서 12월 1일까지 해내야 하는 업무가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추수감사절 당일과 그 다음날 즉 금요일을 제외하고 토요일부터 일요일 그리고 오늘 오후까지 정말 정신없이 보낸 것 같네요. 이런 식으로 추수감사절을 일과 함께 보내다니…평생 살면서 처음으로 이런 일하는 추수감사절을 겪었답니다. 에고….
그 와중에 넷플릭스에서 요즘 핫하다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를 완독했습니다. 류승룡 배우님과 명세빈 배우님은 뭐 당연히 명불허전으로 잘하시지만 그 이외에도 조연들이 참 대단하더군요. 정말이지 다들 잘하신 것 같습니다. 제가 특히 눈에 들어온 분은 송익현 과장님 (신동원 분)과 권송희 사원 (하서윤 분)이었는데요. 이 분들 계속 좋은 배우로 좋은 연기 많이 해 주시길 바랍니다.
이번 드라마를 보면서 물론 주인공은 김낙수 부장님 (류승룡 분)이었지만 사실상 작가이신 송희구님의 관점에서는 송익현 과장님이 또다른 관점으로 주인공(?) 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을 보면 먼저 작가연구를 하라고 어디에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송희구 작가님도 대기업에서 과장으로 있으셨고 부동산 공부를 해서 자산가가 되셨고요. 송익현 과장님처럼 살고자 노력하셨던 분이십니다. 김낙수 부장이 송익현 과장 앞에서 만큼은 함부로 하지 않죠. 그의 직언을 귀담아 듣습니다. 물론 귀담아 듣는다고 행동도 그렇게 한 것은 아니지만 송익현 과장은 대부분의 경우에 그냥 지나치는 것 같다가도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유튜버와 지방의 작은 업체 두군데를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 있었는데 송익현 과장은 지방의 작은 업체를 꼭 김부장이 가야한다고 아주 강하게 얘기를 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리고 김부장이 결국 회사를 그만두고 우여곡절을 겪다가 세차장 일을 하면서 다시 회사의 임원차 세차하는 일을 하기 위해 들어오는 결정을 하게 되는데 그 때에도 송익현 과장만이 찾아와서 “존경합니다.”라고 이제 퇴사한 김낙수님에게 깍듯이 대하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드리고 하는 그런 모습을 보이죠.
작가이신 송희구님도 자신의 페르소나가 송익현 과장이었다고 합니다.
대기업에 입사해서 대표이사 (대리) 부터 임시직원 (임원)까지 가는 일방적인 목표를 향해 무조건 달리는 것이 아니라 송과장과 같이 회사에 올인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위해 부동산 임장도 다니고 점심도 줄여먹고 이번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하철 첫차를 타고 출근을 한다고 했더군요.
작가 송희구님이 그렇게 10여년을 사셨다고 해요. 이런 분들은 이길 수 없습니다. 10여년을 노력하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그리고 이걸 해내는 분들은 뭔가를 반드시 이루게 되어 있습니다.
송 작가는 “그런데 직장, 진짜 소중한 곳이다”라며 “직장생활에서 배우는 것들 플러스, 나의 어떤 종잣돈도 마련할 수 있고 생활비도 마련할 수 있는 그런 곳이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퇴를 앞둔 중년 직장인들에게는 “직장은 어쨌든 손익에 (의해서) 움직이기 때문에 나는 과연 직장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이게 없어졌을 때 나는 누구인가를 미리미리 생각해보셨으면 좋겠다”고 송 작가는 조언했다. 송 작가는 “회사 내에서는 내 업무에 충실히 하되 회사 밖에 퇴근 후에는 나는 과연 무엇을 할 수 있는 사람인가를 한 번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송희구 작가님이 새벽 4:30-4:40에 일어나서 매일 지하철 첫차를 타신다고 하는데 그 일상을 어떤 유튜브 분과 함께 동행하는 편이 있습니다. 자신에 대한 여러가지 얘기를 하시는데요. 스스로 결정하는 삶을 살겠다는 의지가 있는 분이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김 부장 팀의 에이스, 입사 11년 차 송 과장. 일도 잘하고 선후배들의 신뢰를 받는 타입.
아침 일찍 출근해 꾸준히 책을 읽으며 자기 계발을 하는 것 같더니, 상무부터 최 부장까지 송 과장에게 부동산 조언을 구한다. 최 부장의 재개발 아파트부터 상무의 재건축 아파트까지 모두 송 과장의 조언이 한몫했다는 소문이 돌면서 말단인 권 사원까지 부동산 투자에 가세한다. 평소 신뢰를 쌓은 덕에 부동산 계약을 이유로 연차 휴가를 내도 김 부장조차 눈치 주지 않는, 직장인들의 롤 모델이다.
작가는 실제 서울 용산에 위치한 대기업에 근무하고 있는 과장 송희구(38) 씨다. 그는 매일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 지하철로 출근, 업무 시작 전에 쓴 소설을 지난해부터 자신의 블로그와 부동산 카페에 올렸다... 8월 말 2권의 책으로 출간된 ‘김 부장 이야기’는 각 온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오르며 순항 중이다. 현재 송 작가는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송 과장 이야기를 담은 3번째 시리즈 출간 계획과 함께 드라마 대본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월급 외 수입이 생기면 조기 은퇴할 생각도 있었으나 아직까지 회사에서 배우는 것이 많고, 나이 들수록 노동의 가치를 느끼기에 성실히 근무하고 있다고. 묵묵히 자기 삶을 사는 아버지로부터 배운, 삶을 대하는 태도를 그대로 물려받은 송 작가는 자식에게도 이를 물려주는 것이 유일한 꿈이라고 했다.
저희 아버지는 작은 제조 공장을 운영하시는데, 말이 사장이지 노동자와 다름없으세요. 사장임에도 불구하고 한여름에 외국인 노동자와 고압을 쏘고, 프레스를 찍는 등의 일을 30년 넘게 해오셨어요. 곁에서 그런 모습을 보고 자라는 동안 아버지는 한 번도 불평불만을 하지 않으셨어요. 나라 탓, 경제 탓, 부모 탓 등을 하지 않으셨고 저도 자라면서 그런 부분을 배우려고 했어요. 제 아이에게 많은 부와 물질을 물려주지는 못하더라도 그런 삶의 자세나 태도, 가치관은 물려주고 싶어요.
남들보다 더 일찍 일어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면 회사 다니면서도 집필할 수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출근길과 아침 시간에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경제, 경영, 재테크 책만 파고들었는데 몇 달 읽다 보니 결국 다 비슷한 내용이더라고요. 그래서 고전문학이라든지 자서전 등을 비슷한 비율로 읽기 시작했어요. 현인들의 인생을 간접 체험하면서 나 자신은 누구인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게 됐어요. 그렇다고 뭔가 뾰족한 답이 생기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것들이 쌓이면 나를 더 알게 되고, 자신의 가치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하게 되고, 나중에 무엇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찾는 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라는 아주 긴 제목의 소설을 쓰고 드라마로도 성공한 작가이지만 송희구님의 소설 자체는 유려한 문장이 있다거나 사람을 끄는 문필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 노력한 노력의 산물이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어서 이루어진 노력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송희구님을 응원하고 이번 추수감사절 기간동안 일과 병행하면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를 12부까지 다 보면서 그래도 나자신도 이렇게 블로그를 쓰면서 매일 매일 조금은 성장하고 있지 않은가? 나를 보다 더 알게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오늘 Home Gym에서 운동을 하고 이렇게 썼어요.
“나는 오늘 나를 들어 올렸다.”
추신 –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를 보고 나서 여자분들 세네이 수다를 떠시는 유튜브가 있는데 일단 올려 봅니다. 유튜브명이 “미자말자숙자”라고 이제 겨우 꼭지 두개있는 유튜브인데 그 중 하나가 알고리즘으로 뜨더군요. 이름하여 “김부장 와이프 이야기“입니다. 저는 명세빈님의 연기를 아주 좋게 봤는데 명세빈님을 엄청 뭐라 해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서윤은 경직된 사무실 분위기 속에서 솔직하고 직설적인 말투로 ‘사회생활 만렙’이지만 MZ사원의 면모를 가진 권송희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또 그는 재계약 미흡 업체들을 모아 부장인 김낙수(류승룡 분)에게 몰아주며 “부장이잖아”라고 혼잣말하고, 부장님을 너무 미워하지 말라는 과장 송익현(신동원 분)의 말에는 “많이 받는 사람이 많이 책임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그게 팀장이잖아요”라는 소신 발언을 숨기지 않는 등 2030세대를 대변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그 얘기가 없는데 송희구 작가님이 어떤 방송에서 하서윤님의 연기의 한장면 중에서 김낙수 부장님이 동기를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시키기 위해 권송희 사원 (하서윤 분)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정말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 주셨습니다. 눈물을 참아내며 대신에 마시던 커피를 탁자에 탁 소리가 들리게 내리고 나가죠.
10:52-11:25에 하서윤님의 연기 장면이 나옵니다. 아쉽게도 커피를 탁 내려놓은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감정의 변화와 억울함이 묻어 나옵니다. “싫은데요!” 이 대사와 함께…
그리고 송희구 작가님의 유튜브가 있는데요 그 중 하나의 영상을 올립니다. “책을 읽고 자신의 그룹을 만들어라.”
흔히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교과서 같은 말이지만 부정할 수도 없는 명언이죠. 이 명언을 작가 송희구에게 적용한다면 “기록은 배신하지 않는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네요. 2013년부터 그는 매일 새벽 4시30분에 일어나 출근해 고요한 사무실에 앉아 자신만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기록했기 때문입니다.
블로거 ‘클루지’ 송희구가 말하는 대박의 비결은 아주 간단합니다. 바로 꾸준히 기록하는 것!
기록하는 습관이 모이다 보니 글 쓰는 시간이 점점 편해졌어요. 사실 저는 전문가에게 글을 배운 적도 없고 본격적으로 계획을 세워 글을 써본 적도 없었어요. 김부장 이야기도 은퇴 후 생활을 걱정하는 부장님들을 지켜보며 별다른 계획없이 자연스럽게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거든요. 그래도 연재를 할 만큼 글을 계속 쓸 수 있었던 건 꾸준히 블로그에 글을 쓴 게 도움이 됐다고 봐요. 일기는 종이에도 쓰지만 블로그에는 보다 정제되고 잘 정리된 일기를 쓴다는 느낌이에요.
정말 신기해요. 사람들에게 나를 알리기 위한 채널은 많잖아요. 여러 SNS채널이 있지만 그 중에서 좀 더 진솔해질 수 있는 공간으로 선택한 게 블로그였어요. 블로그는 ‘글’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니까요. 그래서 나의 일기를 엮어 하나의 책장을 채워 나간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블로그를 통해 출간을 하고 웹툰과 드라마 등으로 연결이 되는 모든 과정이 저는 지금도 참 신기해요.
모든 캐릭터에 애정이 가요. 전부 나의 모습이 조금씩 담겨있거든요. 남이 나보다 잘 풀리면 질투를 느끼는 김부장의 모습, 가진 돈 다 쓰며 인생 즐기고 싶어하는 정대리의 모습, 안전한 직장을 포기하고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는 권사원의 모습 모두 제게 조금씩 있어요. 송과장은 있는 그대로의 저고요. 그래서 모두 소중한 캐릭터죠. 김부장 이야기 속 캐릭터가 저마다 자신과 닮은 구석이 조금씩은 있나 봐요. 동료나 후배들이 “누구 캐릭터 혹시 나 아니냐”라고 자주 묻거든요.
평소에 글쓰기를 꾸준히 하고 그 기록이 모였을 때 조금씩 손을 보기만 해도 멋진 작품이 탄생할 수 있어요. 그러니 꾸준히 쓰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지속성을 갖기 위해 자신만의 규칙을 세워보면 도움이 될 거예요. 좋은 게 생각나면 즉시 써서 블로그에 올리기, 요일이나 매일 글쓰기 시간을 정해 쓰는 등의 지속성이요.
사람들이 글 하나만 보고 ‘뒤로가기’ 버튼을 누르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은 누구지?’, ‘어떤 철학을 갖고 있지?’하고 하나씩 포스팅을 읽어보는 블로그를 만들고 싶어요.
일상 속에 인상 깊은 순간들을 블로그에 기록하면 그게 삶의 기록이 돼요. 이때 기록은 단순한 사실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그 순간의 감정과 느낀 점을 자세히 기록해야 진정한 기록입니다. 저는 9년전부터 기록을 하지 않았다면 출판의 기회를 만날 수 없었을 거고, 글쓰기의 원동력도 얻지 못했겠죠. 그래서 누군가 재테크든 사업이든 시작하고 싶다면 일단 블로그에 기록을 시작하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제 삶에 중요한 순간, 새로운 기회를 만났던 모든 시작점에 블로그가 있었기 때문에 저에게 블로그는 ‘시작’입니다.
사진으로만 남기면 한 장면만 보이지만 시각적인 데 언어가 곁들여지면 기억할 수 있는 게 더 많거든요. 그렇게 쌓인 기록은 아껴주고 싶고 누구보다 소중한 있는 그대로의 제 자신이더라고요.
이 블로그 글이 2022년 4월이라고 하니까 지금부터 3년 8개월 전의 글이네요.
전 아직 3년 조금 넘어서 밖에 블로그를 쓴지 안되었는데 스스로를 사랑하며 계속 글을 더욱 꾸준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하네요.
이번 주는 미국에서 추수감사절이 있는 주입니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은 매년 세번째 목요일이 추수감사절인데 이번 주 목요일이 바로 추수감사절이고 금요일은 추수감사절 연휴로 보내게 됩니다. 추수감사절이라면 한 해의 감사함을 기억하는 날인데요. 이런 날, 저는 영원한 국민 배우로 故 이순재 선생님 (1934-2025) 을 기억하며 부러우면 지는거다의 70번째 주인공으로 모시고자 합니다.
이순재 선생님을 제가 부러워 하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배우라는 한 길을 꾸준히 걸으신 분이십니다.
함경북도 회령이 고향이신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1956년에 서울대학교 3학년 때부터 연극으로 배우 인생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올해로 69년간 배우 생활을 해 오신 분이십니다. 항상 말씀하시는 것이 당신이 시작하던 50년대, 60년대에는 배우에 대해 ‘딴따라’라고 해서 천대하던 시절이셨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어떤 때에는 무대가 없으셨던 때도 있으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운 시절을 다 견디시고 한 길로 그대로 지금까지 오신 분이십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저는 이순재 선생님을 스승처럼 모실 수 밖에 없습니다.
둘째는 이순재 선생님께서는 목숨이 다하는 순간까지 계속 노력하시고 성장하신 분이십니다.
이순재 선생님께서 처음 배우를 시작하실 때에는 연기를 배울 곳이 없으셔서 국어사전을 가지고 어떻게 발음을 해야 하는지 어떤 뜻이 있는지를 계속 공부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인기가 있든지 없든지 간에 서두르지 않고 기회를 기다리며 끊임없이 연습하셨습니다. 매일 아침 5시부터 밤 11시까지 대본을 외우며 어디에서든지 항상 먼저 가서 기다리시고 계속 노력을 하셨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리어왕’이라는 200분의 연극을 하셨는데 200분이라고 하면 느낌이 잘 안 오지만 Intermission 15분을 빼고 나도 2시간이 넘는 엄청난 연극입니다. 이 연극을 87세이셨던 2021년에 리어왕 역할로 연극을 하셨습니다.2022년에는 연극을 세편이나 하셨고 2022-2023년에 드라마를 세편을 하셨습니다. 그리고 2024년에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의 연극 두편과 ‘대가족’이라는 영화 그리고 KBS에서 드라마 ‘개소리’ 등 총 4편이나 되는 연기를 소화하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024년에 최고령 연기대상이라는 영예를 안으셨습니다.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를 준비하시다가 건강이 안 좋아지시면서 하차를 하셨어도 결국 목숨이 다하시는 그날까지 누구보다도 열심히 연기인생에 매진하시고 성장하신 분이십니다. 이순재 선생님께서 2024년에 하신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단막극이 있습니다.
“예술은 완성이 없다. 끝까지 노력할 뿐이다“
그리고 이런 이순재님의 성장은 2024년 KBS 연기대상을 받으시면서 화룡점정을 찍으셨습니다. 이 날 마지막에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서 제자들을 가르칠 시간이 없어서 제자들에게 미안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우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정말 겸손한 모습이셨습니다.
(2025/11/27 Update)
그런데 이 ‘개소리’ 드라마는 건강 이상이 오신 상태에서 강행하신 작품이었습니다. 이 말씀을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 4인용 식탁 43회에서 말씀을 하신 것이 있습니다.
35분부터 38분까지 말씀을 하신 부분이 있습니다.
“침을 맞으면서 리어왕까지 찍고 난 이후에 ‘개소리’ 드라마가 1년반 전부터 이미 약속이 되어 있던 드라마여서 6개월 이상 강행군을 했는데 결국 11월말에 백내장 수술을 받게 되었다. 연출자는 3월부터 다시 촬영을 하자고 했지만 제작비에 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서 12월부터 눈이 아직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촬영을 재개해서 2월에 마쳤다“고 합니다. 그런 어려움이 있었으니까 KBS 연기대상이 더 갚지게 느껴집니다.
(2025/11/27 update 부분 종료)
셋째는 이순재 선생님은 세대를 아우르는 진정한 어른으로 사신 분이십니다.
젊은이들에게 먼저 다가가고 꽃보다 할배에서도 가장 연장자이신데도 불구하고 가장 먼저 앞장서서 걸으시고 뒤쳐진 적이 없으셨고 연극무대에 가시면 꼭 배우들의 식사를 챙기셨습니다. 연극, 드라마, 영화만 하신 것이 아니고 코미디물인 ‘거침없는 하이킥’에서 ‘야동순재’라는 별명을 얻으실 만큼 끊임없이 도전하셨습니다. 2007년에는 MBC 방송연예대상을 받으셨습니다. 이런 분이 그동안 있었나요? 저는 아직 뵌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송승환 선배님께서 하시는 ‘원더풀 라이프’에 몇년전에 나오신 적이 있으십니다. 2020년 가을에 찍은 영상입니다.
2019년 1월 7일부터 11일까지 인간극장에서 ‘거침없이 직진’이라는 제목으로 출연하신 적도 있습니다.
“대종상을 한번도 못 타 봤다구…인기라는 건 왔다 갔다 하는 건데 정상에 서지 못한 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항상 ‘나는 부족하구나. 나는 좀 모자라는구나’라고 스스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니까 열심히 할 수 밖에 없잖아요.”
91세의 일기로 우리 곁을 떠나시지만 아직도 실감은 나지 않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대전고등학교를 나오셨는데 1년 선배가 되시는 것 같아요. ‘꽃보다 할배’에서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네분이 독일에 가셔서 감회 새로워 하시는 모습이 저는 감동적이었습니다. 이 영상을 끝으로 이순재님을 보내 드리지만 제 마음 속에는 영원히 성장하신 국민배우로서 그리고 저의 롤모델로서 기억될 것으로 여기며 ‘부러우면 지는거다 (70)’의 글을 마칩니다.
“항상 이순재님의 삶 자체가 저에게 도전이 되었고 미래를 보여주시는 귀감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끝까지 노력하고 성장하시는 모습을 아름답게 남겨 주셔서 당신의 삶이 과학자로 살아가는 저에게 비전이 되었습니다.”
제가 블로그를 시작한 날이 2022년 10월 28일인데요 이제 3주년이 지났죠. 그동안 700개의 글을 썼으니까 지난 3년동안 2일에 3편정도씩 글을 꾸준히 올린 셈이 됩니다.
처음에 블로그를 시작할 때에는 지금과 같이 이렇게 많은 글을 쓰게 될지는 전혀 생각을 못하고 “내가 혹시 100편까지 라도 블로그 글을 꾸준히 쓸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에요. 처음에는 이런 조바심에 마구잡이로 정말 닥치는 대로 글을 썼던 것 같아요.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사실 생명공학자로서 저도 겪고 있는 제2형 당뇨에 대한 올바른 생활방식과 치료법을 공유하려고 했던 게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였는데요. 글을 쓰다 보니 이 부분에대한 글은 몇편 안되어 그냥 끝이 나 버렸고 블로그의 방향은 그보다는 좀더 개인적인 글들 – 예를 들면 “자유와 이유“, “Bucket List“, “BOSTONIAN” – 같은 메뉴와 함께 “BIOTECH“과 “Career Coaching“에 대한 글을 더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글을 쓴 메뉴는 “자유와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블로그를 시작할 당시부터 3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의 가장 큰 고민과 상념의 추이는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자기성찰과 자아 발견을 위한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던 것 같고요 그러면서 삶의 일상에 대한 것은 “BOSTONIAN“에 마치 일기를 쓰듯이 적어갔고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답하기 위해 “Bucket List“를 이어 나갔으며 그러는 중에 “BIOTECH“과 “Career Coaching“이 제가 해야 할, 해야만 할 어떤 소명처럼 생각이 되어 계속 이런 주제의 글들을 쓰게 되었던 것 같아요.
몇가지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메뉴도 있는데요. 특히 제 친구이자 작가인 김쾌대님을 시작으로 본받을만한 사람들을 찾아보자는 것에서 시작했던 “자유와 이유” 메뉴안에 있는 작은 꼭지인 “부러우면 지는거다“가 69편까지 계속 이어지게 되었다는 점이 저의 블로그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어느 순간 갑자기 방문자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어떤 경우에는 제가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소개했던 어떤 분이 언론에 소개되시면서 덩달아 방문자가 늘어나는 호재를 경험한 것이었습니다. 항상 저의 부족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시는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현재 저의 회고록 (Memoir)를 쓰고 있는데요. 여전히 회고록 글이 이어지고 있고 언제까지 이 회고록을 계속 쓰게 될지, 언제 어떻게 끝나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어찌보면 이 회고록 만큼은 제가 살아온 삶의 궤적이자 저의 가족 특히 자녀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Legacy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해서 계속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서두가 좀 길어졌네요.
지금 토요일 오후에 이렇게 글을 끄적이는 이유는 신기한 일이 일어나서입니다. 신기하게도 제가 예전에 적어 놓았던 Bucket List 중 하나가 아주 우연한 기회에 전혀 저의 의사와 노력과 상관없이 이루어지는 일이 벌어져서 이것에 대한 제 나름의 기록을 남겨 놓으려는 마음에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그냥 바이오텍 연구자의 소확행(?)이라고 생각하시고 들어 주시기 바라고 혹시 저의 글이 마음에 드시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답글을 남겨 주시면 읽고 반성하는 기회로 삼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2023년 5월 29일에 쓴 글인데요. 그러니까 오늘부터 2년반전 즈음에 막연한 소망 혹은 소원 (?) 같은 생각으로 몇 자 적어 놓았던 것입니다. 당시에 아마도 IT 기업들은 Trillion Dollar Market Capitalization인 경우가 몇 회사가 있었던 것 같아요. Apple, Microsoft, Google 같은 회사들이 당시에 아마 천조 시장가치를 넘어섰던 것 같고요. 이 회사들이 지금은 $3 Trillion이 넘지요?
그런데 이 글을 쓰던 당시에는 글로벌 제약회사나 바이오텍들은 모두 시가총액이 그리 크지 않았어요. 제 기억에 Johnson & Johnson이 가장 큰 회사였는데 $377 Billion (2023) 정도 되었던 걸로 기록에 나오는군요. 그러니까 당시 가장 큰 글로벌 제약회사보다 적어도 3배 이상이 되는 큰 기업가치의 바이오텍 회사를 만들어 보겠다. 이런 엉뚱한 생각을 제가 목표랍시고 Bucket List에 따악 적어 놓은 거에요. 황당하죠?
그런데 말이에요. 제가 올해에 회사를 옮기게 되었다고 했잖아요? 그 회사가 Eli Lilly로 되었는데 어제 Healthcare 회사로서는 사상 최초로 꿈에 그리던 $1 Trillion Market Capitalization을 달성하게 된거에요. 짜-잔~!!
2023년에는 Apple이 시가총액 단연 1등이었는데 2년여만에 Nvidia에 1위 자리를 내어 주었군요. 무려 시가총액이 $4.54 Trillion입니다. Apple, Microsoft, Google (Alphabet), Amazon 이렇게 5개 회사와 Eli Lilly를 비교했군요. 여기에는 나오지는 않았지만 Tesla와 Berkshire Hathaway도 Trillion dollar company입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인 이번주 금요일에 $1 Trillion 가치를 찍었네요. 종가는 다시 약간 주저앉기는 했어요.
Lilly pulled ahead in part because Novo’s Wegovy launch in 2021 was hampered by supply shortages, giving Lilly room to gain ground. The U.S. company’s drugs have also shown stronger clinical efficacy, and Lilly has been faster to scale up manufacturing and expand distribution.
본래 Mounjaro와 Zepbound 때문에 이렇게 된 것인데 GLP-1 표적약물은 Novo Nordisk가 먼저 FDA로 부터 승인을 받았지만 공급부족으로 인해 Eli Lilly가 그 틈을 잘 파고 들어서 시장을 장악하게 되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5년 후반으로 가면서 다른 제약회사와 달리 크게 수직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외에도 다른 주요 매체에서 어김없이 다루고 있습니다.
이런 좋은 회사의 직원으로 우연히 맞게 된 이런 꿈같은 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저로서는 너무나 감사하고 다시한번 겸손해 질 수 밖에 없음을 또다시 깨닫게 됩니다.
이것이 제가 한 일이 아니라는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죠. 고작 이 회사에 들어간지 1년이 채 안되니까요. 저에게 이러한 경험이 저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 다시 한번 도약하고 환자들에게 질환으로부터 완치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해서 안겨드리고자 하는 목표로 나아가는 저의 커리어 비전과 소명이 꼭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해집니다.
몇일 전에 집에 세워둔 차의 배터리가 방전되어서 오늘 교체를 하기 위해 Autozone에 오고 가면서 미생의 작가이신 윤태호 작가님이 어떤 Youtube channel에 나오셔서 인터뷰한 것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마치 오늘의 저에게 하시는 말씀처럼 느껴져서 함께 남기고자 합니다.
윤태호 작가님의 말씀이 자신이 50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가는 나이에 접어들고 보니 이제 죽음으로 가는 여정에 접어들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죽음을 생각하게 되면서 “50대 이전의 삶은 어쩌면 준비의 과정이었던 것이었구나. 이제부터 50대, 60대, 70대 점차 죽음으로 다가가면서 진정으로 나의 삶을 살게 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드셨다고 해요. 그래서 이제부터 정말 노력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비슷한 연배인 저로서도 죽음이라는 걸 늘상 생각하는 나이가 되었는데 그 죽음을 앞에 놓고 사는 삶이 더욱 자신의 삶을 진정으로 살아가는 여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배움의 말씀을 들은 것 같아서 윤태호 작가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윤태호님의 인터뷰 1부와 2부가 있는데 1부의 29분경부터 윤태호님께서 헤르만헤세의 싯다르타 도서를 소개하시면서 이와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두편의 윤태호 작가님의 인터뷰가 길지만 주옥같은 말씀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좋은 날에 좋은 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으니 정말 좋네요. 감사함이 넘치는 토요일 오후입니다.
드디어 700번째 블로그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사실 몇일 전부터 700번째 글이 되는 기념비적인 글을 어떤 것으로 써야할지에 대해 몇일간 생각을 해봤습니다. 좀 기념이 될만하니까요. 7이라면 성서에서는 완전수라고 부르고요 100이라고 하면 또 완전하다는 개념이 있어요. 그러니까 700번째면 뭔가 완성된 느낌이죠. 제가 지난 700회 글을 쓰는 동안에 과연 어떤 주제에 대해 가장 오랜동안 생각하고 살아왔을까?에 대해 생각을 해 봤는데요. 바이오텍에 대해, 신약개발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고 살아왔던 것 같더군요.
김영하님이 그런 말씀을 하셨어요. “먼저 자신이 잘하는 일을 찾으라고. 그 다음에 그 일을 좋아하려고 노력하라고.”
저의 경우에는 바이오텍, 신약개발이 제가 잘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좋아합니다. 신약을 하나 개발하는 것은 100년 이상 기억될 레가시 (Legacy)를 남기는 것과 같습니다. 아스피린은 1897년에 발견해서 1899년부터 사용을 했다고 해요. 그러니까 100년이 넘었죠. 제가 만드는 신약은 이렇게 오랜 기간동안 기억되는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니 좋아하지 않을 이유가 없죠. 사실 돈은 그리 많이 되지 않아요.하지만 개발한 그 하나가 100년 이상을 간다면 정말 대단하죠.
지난 2번에 걸쳐서 Atlas Ventures의 벤처투자 파트너인 Bruce Booth 박사님의 20년간의 회고록에 대해 배우고 나누었는데요. 오늘은 그 마지막인 세번째 편으로 비즈니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바이오텍, 신약개발에서 투자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투자자 중 한분을 얘기하는 것이 700회에 맞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If we can positively impact the lives of patients by discovering and developing an innovative new medicine, the system will reward that risk-taking with superlative investment returns.
혁신신약을 발견하고 개발해서 환자들의 삶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면 세상은 혁신신약개발을 위해 치룬 대가를 숭고한 투자 이익으로 되돌려 줄것이다.
Corporate Development
The cliché is true: BD deals are never done until the ink is dry: 딜이 이루어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Companies are bought not sold – but with caveats: BD licensing에 충실하라.
Going public really isn’t for everyone: 가능한한 오랜동안 비상장 상태로 있으라.
Raising venture capital funding is never easy: 자기 분야에 투자경험이 있는 VC가 투자확률이 높고 현재 투자자의 네트워크에 있는 투자자들이 투자할 확률이 높으니 이들에 집중하라.
Investment fatigue is real and can lead to loss of equipoise:
Board governance
Boards shouldn’t just be quarterly cheerleaders: 이사진은 분기에 한번씩 와서 출석체크하듯이 잘한다 잘한다만 반복해서는 안된다. 경영진을 채근하고 더 나은 경영을 할 수 있도록 적절히 재촉할 줄 알아야 한다.
Owner-Directors are critical voices in the Board: 주주 이사진을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Avoro, Baker, BVF, Deerfield, EcoR1, Orbimed, Perceptive와 같은 대형 후기 투자자들이 이사진을 구성하면 새로운 관점을 배울 수 있다.
Get independent viewpoints on Boards early in the life of a startup: 사외이사진의 경우에도 예스맨이 아니라 경영진과 다른 이사진에게 도전을 줄 수 있는 이사진을 초기단계 (예, 시리즈 A) 부터 꾸리는 것이 중요하다.
Compensation philosophy and execution is a core responsibility of the Board: Comp consultants work for the Board, and specifically the Compensation Committee (CC) of the Board. Having a clear understanding of this relationship is important, and they should have a direct line of communication to the chair of the CC. 급여 컨설턴트는 급여 결정 위원회 위원장에게 직접 보고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좋다. 경영자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Resource allocation is how strategy gets implemented and must be a key part of good Board governance: 투자결정을 적절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리드 프로그램과 후속 프로그램에 대한 적절한 자산 배분, G&A에 대한 적절한 배분, 고정비용 (리스나 FTE)에 대한 너무 갑작스런 상승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 등등이 중요하다.
Investor syndication
Big syndicates are like herding cats – a big headache:
Which venture firm certainly matters, but which Partner matters more: choose wisely: when raising capital or trying to syndicate a deal, pick the one you “fit” with most and ask them to lead the deal. 벤처캐피탈 회사보다 어느 벤처 파트너와 일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기와 맞는 파트너를 찾아서 그에게 펀딩을 리드해 달라고 요청하라.
There is no place for free-riders in early stage biotech venture investing: 끝까지 함께 할 투자자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해서 지난 3번에 걸친 Bruce Booth 박사님의 회고록을 마쳤는데요. 역시 마지막인 3회가 가장 중요한 시사점을 많이 가지고 있고 배울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투자회사 파트너와 함께 일할 것인지에 대해 잘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매주 수요일은 일하는 주의 중심에 있어서 그런지 수요일은 뭔가 한주의 축이 넘어가는 정점에 있는 지렛대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얼마전에 수요일에 출근을 하는데 정말이지 너무 길이 막히고 어렵게 회사에 도착을 했는데 주차장에 자리가 거의 없어서 간신히 차를 주차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수요일은 웬만하면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미팅을 하다보니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꽤 되는 것 같더군요.
한동안 항체 관련한 글을 올리지 못했는데 제가 이 분야에 대해 여전히 배움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많아서 그런건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면이 있습니다. 그래도 혹시 자꾸 배우다 보면 서당의 개가 풍월을 읊을 수 있듯이 뭔가 잘 모르더라도 안목이라도 생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항체치료제에 대한 회사를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얘기할 회사는 Deren Bio라는 회사인데요 2019년에 Dr. Nenad Tomasevic라는 세르비아 출신 과학자가 창업한 회사입니다. Dr. Nenad Tomasevic는 세르바이에서 박사학위를 하고 미국 NIDDK에서 포스닥을 한 이후에 줄곧 바이오텍에서 일을 한 바이오텍 스타트업 베테랑입니다.
Dren previously closed a $6 million Seed Financing in 2019 led by 8VC with participation by Mission BioCapital and prominent industry veterans…Dren Bio, Inc., a company developing powerful protein-engineering technologies for depletion of cells, protein aggregates and other disease-causing agents, announced the closing of a $60 million Series A investment round. The round was led by SR One and Taiho Ventures, LLC , with participation from existing investors 8VC and Mission BioCapital and new investors including BVF Partners L.P., HBM Healthcare Investments, and Alexandria Venture Investments.
2019년에 8VC 등으로 부터 Seed rounding $6 Million을 하고 DR-01과 DR-02를 개발했습니다.
Though Pfizer is a new investor, the Big Pharma partnered with Dren at the beginning of this year to develop therapeutic bispecific antibodies for certain oncology targets. Dren received $25 million upfront as part of the deal, which is valued at more than $1 billion in potential cash payments plus potential product sales royalties.
$65 M 시리즈 B와 함께 Pfizer로 부터 $25 M upfront를 포함한 총 규모 $1 Billion의 연구계약을 체결했고 DR-01의 임상1상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Dren Bio’s Targeted Myeloid Engager and Phagocytosis Platform
이 플랫폼에 노바티스에서 $150 Million의 upfront, $25 Million 지분투자를 포함한 총 규모 $2.85 Billion의 연구계약을 체결했습니다. Dren Bio는 Drug Candidate를 개발하고 그 이후 개발부터 생산, 임상, 상용화까지는 노바티스가 맡는 조건의 계약이었습니다.
Dren Bio’s lead asset is DR-01, which targets autoreactive CD8 T cells and is currently in phase 2 trials for cytotoxic lymphomas. The biotech’s platform is designed to activate myeloid cells by engaging a phagocytotic receptor that is only expressed on those cells.
DR-01은 CD8 T cells를 표적으로 하고 cytotoxic lymphoma에 대해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의 플랫폼은 phagocytotic receptor를 통해서 myeloid cells를 활성화하는 것으로 Myeloid Cell Engager (MCE)라고도 합니다.
그리고 올해 3월에 Sanofi가 $600 Million upfront를 포함한 $1 Billion 딜로 CD20-directed antibody (DR-0201)이라는 bispecific myeloid cell engager를 확보했습니다. 현재 이 약물은 B-cell non-Hodgkin lymphoma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인데 임상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robust” B-cell depletion을 확인했다고 사노피가 공시했습니다.
Sanofi is handing over $600 million upfront for Dren Bio’s clinical-stage bispecific antibody, with more than $1 billion in biobucks also attached to the deal.
The CD20-directed antibody, dubbed DR-0201, is a bispecific myeloid cell engager Dren has been evaluating in a phase 1 trial for B-cell non-Hodgkin lymphoma. While the biotech has yet to announce any clinical results for the antibody, Sanofi implied in a March 20 release that it’s pleased with the “robust” B-cell depletion it has seen so far.
Dren Bio의 홈페이지에 보면 MCE 플랫폼의 약물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Targeted Myeloid Engager and Phagocytosis Platform
Dren Bio’s Targeted Myeloid Engager and Phagocytosis Platform is a bispecific antibody-based technology that induces potent depletion of pathogenic cells, protein aggregates, and other disease-causing agents by engaging a novel phagocytic receptor that is selectively expressed on myeloid cells. Bispecific antibodies generated from the platform are specifically engineered to enable controlled myeloid cell activation only in the presence of the target antigen, which may result in greater therapeutic indexes and offer superior safety profiles compared to other therapeutic modalities such as T-cell engagers and Antibody Drug Conjugates (ADCs). The platform is being deployed across various therapeutic areas and has generated multiple bispecific antibody programs to address unmet need in oncology, immunology, and neurology.
현재 아주 다양한 파이프라인이 있는데 주로 파트너쉽을 통해서 개발부터 상용화까지는 빅파마가 하고 Dren Bio는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I’ve been continually impressed by Dren Bio’s scientific rigor and productivity,” said Lewis Lanier, Ph.D.,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In just a few short years, the team has made remarkable strides in transforming outcomes for patients lacking effective therapies through a first-in-class approach that selectively depletes autoreactive cells — an extraordinary achievement.”
“Dren Bio’s work exemplifies the kind of smart, creative and transformative science that the Prix Galien Award was created to celebrate,” said Miriam Merad, M.D., Ph.D., Icahn School of Medicine at Mount Sinai. “Among the many emerging myeloid-targeting strategies, their Targeted Myeloid Engager and Phagocytosis Platform is one of the most exciting developments in the field today.”
5-6년만에 정말 대단한 플랫폼의 성장 속도와 파트너쉽 속도입니다. 올해 상을 받았군요. 지금보다 향후 미래가 더욱 주목이 됩니다. 이 정도의 파트너쉽 모델이라면 IPO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기대가 많이 되는군요.
Q. 의사가 되려다 뒤늦게 피아노를 전공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 후 많은 방황과 고뇌의 시간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작가님을 다잡아주었던 한 곡의 클래식은 어떤 것일까요?
책에도 소개한 음악인데, 말러의 교향곡 2번입니다. 특히 5악장 <부활>의 합창 부분을 좋아해요. 원래 말러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방황과 고뇌의 시간에 큰 울림을 제게 줬어요.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한 순간에 전부를 잃은 건 아니니 다시 일어나라고 말하는 그 음악이 눈물 나게 고마웠어요. 이 곡은 말러가 지휘자 한스 폰 뷜로의 장례식에서 들었던 시 <부활>에 영감을 받아 음악을 붙인 건데, 저는 이 곡으로 인해 용기를 얻었습니다.
Q.클래식을 배경음악으로 듣지 않고 집중해서 들어보는 경험이 안목을 넓힌다고 하셨는데요. 클래식 입문자에게 권하는 클래식 감상법은 무엇인가요?
자기 귀에 머무르는 음악, 본인이 좋아하는 음악부터 시작하세요...좋아하는 음악을 집중해서 들어보면 흘려들었을 때는 듣지 못했던 여러 음악적 뉘앙스를 발견할 거예요. ..음악을 듣고 기록해보셨으면 해요...음악에 어울리는 자기만의 제목을 붙여보거나 곡에 어울리는 스토리를 떠올려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Q.실제 작가님 일상의 클래식 감상 루틴이 있을까요?
일단 일어나자마자 클래식 라디오를 들으면서 모든 프로그램의 선곡표를 쭉 훑어요. 사업하는 분들이 아침마다 여러 종류의 조간신문을 보면서 경제 동향을 살피듯, 저는 그날그날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어떤 음악을 준비하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특별한 연주회나 이슈가 있을 때는 유난히 자주 등장하는 곡이 있는데 그런 음악은 강의할 때 꼭 소개해드리는 편이에요.
저자는 “클래식은 귀로 듣는 보약“이라며, 매일의 음악 감상이 일상의 리듬을 단단히 세워주는 습관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클래식 음악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낮추고 세로토닌·도파민 등 행복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하며, 음악이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정신적 영양제’임을 강조한다.
“아침 10분 독서, 스트레칭, 명상처럼, 클래식 듣기를 하나의 생활 루틴으로 더하라“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주중에 3일은 회사에 나가고 2일은 재택근무를 하는 Hybrid 형태로 일을 한지도 벌써 7개월여가 지난 것 같네요. 저는 회사에 나가는 날이면 꼭 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계단 오르내리기
입니다. 보스턴 시내는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고층건물이 많이 있는데요. 지금 다니는 회사는 무려 14층까지 있습니다. 이전 회사는 10층이었는데 번아웃 증후군이 온 날부터 사무실을 1층에서 10층으로 올리고 나서 마음껏 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했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건강이 회복이 되었죠. 그리고 작년 이맘때 즈음 우리팀이 Waltham이라는 곳으로 옮겨 왔는데 2층 건물에 2층은 올라가지 못하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많이 아쉬웠죠.
그런데 올해 4월부터 다니기 시작한 지금의 회사는 전체 14층 건물에서 2층, 6층, 7층의 세층을 쓰고 저는 6층에서 주로 일을 합니다. 사실 Mobile office여서 아무 층에서나 일하면 되는데 아무래도 저희 팀 사람들이 6층에 있기 때문에 6층에 주로 앉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로 6층을 오르락 내리락 했는데요 오늘 처음으로 끝까지 한번 올라가 봤습니다. 그랬더니요 왠걸? 14층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15층도 있고 16, 17…층도 있더군요. 물론 15층 이상은 사무실이 아니라 옥상으로 가는 어떤 계단이었습니다. 오늘은 15층까지 마음껏 걸어 다녔네요.
이렇게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하다보면 왠지 마음이 가볍고 여행하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참 신기하죠? 회사 건물에서 계단 오르내리기가 무슨 여행이라공….
그런데 저는 그래요. 그렇다고 운동하듯이 막 숨차게 빨리 걷거나 하지 않고요 아주 서서히 힘 닿는대로 오르고 내려갑니다. 내려 갈 때는 오를 때보다 더 천천히 내려가죠.
오랜만에 한국에 있는 남동생과 통화를 했습니다. 사실 얼마전에 동생의 생일이어서 가족 카톡에 축하문자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서 마음이 덜컥했어요. 그래서 통화를 했는데 역시 이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다행히 많이 좋아진 것 같아서 다행이었고 오랜만에 각자 사는 얘기 하면서 1시간 정도 수다를 떨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식사하고 집에서 설겆이를 하면서 평소처럼 유튜브를 들었는데요. 요즈음 유튜브에서 저의 검색어는 “책”이거든요? 책을 치면 여러 명사분이 하는 책에 관한 소개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렇게 하나 하나 듣다가 소설가 김영하님이 말씀하시는 걸 들었는데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는 거에요.
세가지 방법을 말씀해 주셨는데요.
하나는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것을 글로 가능한한 상세하게 묘사해 보는 것이랍니다.
둘째는 그 지역의 소리를 녹음하는 것이라고 해요. 사진은 지나고 나면 어디인지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소리는 그곳만의 독특한 점이 있다고 하는군요.
셋째는 그림을 그리신다고 합니다.
이 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아! 여행을 기억하는 방법도 정말 다양하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림도 잘 그리시더라구요. 그림을 여행 끝나고 그리시는데 몇달씩 그리기도 하신다고 해요. 정말 멋진 취미죠?
소설가 김영하(51)는 자신을 스스로 “우선 작가였고, 그다음으로는 여행자였다”고 소개한다. 『살인자의 기억법』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등 많은 베스트셀러를 쏟아낸 저자가 최근 여행에 대한 근본적인 사유를 담은 에세이 『여행의 이유』(문학동네)를 펴냈다.
김영하는 “많은 사람이 여행을 좋아하지만, 왜 여행을 가는가에 대해 아무도 묻지 않는다. 흔한 여행기 말고 여행에 근본적으로 다가서는 책을 쓰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여행은 일상과 달리 우리에게 특정한 서사를 경험하게 한다. 시작과 끝이 있고 그 안에는 특정한 스토리가 있다. 처음 여행을 시작할 때는 누구나 설레고 낯설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익숙해지고 아쉬움 속에서 일상으로 귀환한다. 이렇듯 모든 여행은 비슷한 서사 구조를 갖는데 서사는 소설처럼 ‘의미’를 부여하는 힘이 있다.”
“여행은 불필요하고 의미 없는 부분들이 최소화된다는 점에서 집중도를 높인다. 여행 중에 우리는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수많은 잡무로부터 해방된다. 오롯이 지금 내가 느끼는 것에 집중할 수 있는데, 이게 여행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이유다. 이와 달리 일상은 방해 요소가 많아 집중력이 떨어지고 무의미한 반복처럼 느껴진다.”
일상을 여행처럼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일상에서 벗어난 스토리를 경험하는 것이다.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소설 읽기를 추천한다. 소설 만큼 일상과 다른 세계에 몰입할 수 있는 수단은 없다. 소설로 어떤 스토리를 맛본다는 것은 여행하는 것과 같다. 관성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분명하게 돌아보게 한다.”
본인의 여행 스타일이 있다면. “한 번에 모든 것을 보려 하지 않고 여러 번에 걸쳐 온전히 즐긴다. 그러다 보니 갔던 곳을 여러 번 건 적이 많다. 특히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음식과 분위기 등이 너무 좋아서 7~8번 정도 갔다 왔다. 같은 장소에 여러 번 가면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고, 성장한 내면을 깨닫기도 한다.“
역시 김영하님의 인터뷰 기사와 대화의 희열의 내용을 보니 소설을 읽고 한번에 모든 것을 보려 하지 않고 조금씩 여러번 보는 방법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진도 찍지만, 소리도 녹음하고, 글로 바꾸어서 써보기도 하고 아니면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도 참 좋은 여행하는 삶,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하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렇게 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