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나의 삶 (69) 무용지용 (無用之用)

안녕하세요 보스턴 언우 (言友) 임박사입니다.

김은숙 작가님이 쓰신 ‘미스터 션샤인 (Mr Sunshine)’ 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는데요 그 드라마에 나오는 배우 중에 변요한 배우님이 연기한 김희성은 여주인공 김태리 배우님이 분한 고애신을 연모하고 도와주는 역할로 나오죠. 아버지는 중인 출신으로 돈을 위해 친일 부역자로 돈을 많이 모은 사람이었지만 그 아들인 김희성은 일본에 유학해서 문학을 공부하고 귀국해서 나중에 신문사를 세워 독립운동을 하게 됩니다.

이 김희성의 대사에 이런 말이 나오는데요.

“내 원체 아름답고 무용(無用) 한 것들을 좋아하오. 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 뭐 그런 것들.”

“나는 글의 힘은 믿지 않소. 허나 귀하는 믿소.” “글도 힘이 있소. 누군가는 기록해야 하오. 애국도 매국도 모두 기록해야 하오. 그대는 총포로 하시오”

고애신은 총과 포로 즉, 무력적 방법으로 독립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김희성은 글로 쓴 기록도 힘이 있다고 강변하죠. 결국 글은 역사에 남김으로써 궁극적으로 힘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을 말이죠.

저는 오랜 기간 거의 모든 직장 생활 동안 자본주의에 유용한 일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요즘 생텍스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으면서 ‘보이지 않는 것들의 소중함’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정신적인 것, 감정적인 것, 의식적인 것 등이 그런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학자로 이성적인 것이 항상 우수하다 혹은 탁월하다는 생각에 거의 사로잡혀서 살아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이 이성보다는 감정에 더 크게 반응하고 오래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과연 이성이 맞는가? 사람은 감정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심리학에 대한 책, 철학자의 책 등을 읽으면서 점차 깨닫기 시작했죠. 정말 감정적인 것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고 철학의 방향도 점차 실존주의를 넘어 미학적인 것으로 점차 발전하고 감정적인 면이 강조된다는 걸 보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인문학의 필요를 생각하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아주 긴 논문이나 학술서 보다 한 장의 그림이 더 많은 것을 순간적으로 내포할 수도 있고요 한편의 시가 장편 소설이 오랜시간 말하던 것을 아주 짧고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거죠.

그러다 보니 예술, 미술, 음악, 시, 노래, 소설, 에세이 같은 것에 대해 점점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것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먹고사니즘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자신을 발견하고 성장하는 데에는 꼭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의 주제는 ‘무용지용 (無用之用)’입니다. 무용지용은 장자가 한 말인데요 ‘언뜻 보기에 쓸모없는 것이 오히려 큰 구실을 한다‘는 뜻입니다.

[김승호의 룸펜교사] 무용지용(無用之用), 교육의 쓸모 – 교육플러스 5/7/2021

장자는 제자들과 길을 가던 중 잎만 무성한 나무를 나무꾼이 쓸모가 없다고 해서 자르지 않는 것을 보고 “저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자기 수명을 다 한다“고 말했다. 장자의 무용지용은 이른바 발상의 전환이다.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쓸모가 없을 수도 혹은 쓸모가 있을 수도 있는 것이 된다. 곧고 굵은 나무는 인간에게 쓸모가 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일찍 베인다. 반면에 곧지 않고 잎사귀만 가득한 나무들은 쓸모없어 나무꾼에게 외면 받지만 오히려 자기다움을 유지하며 산다.

예술과 철학이 무용지용의 예로 하이데거가 얘기하고 있는 것 같아요. 예술과 철학이 모든 진리의 생성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무용지용의 미학 – 이런 삶을 즐기며 지향하며 살아가 보고 싶습니다.

BOOK CLUB (5) 어린 왕자와 생텍쥐페리의 비행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제가 회사를 옮긴 후에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일주일에 이틀은 집에서 일할 수 있는 특권 (?)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집에서 일하는 날을 제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서 좋고요 또한 집에서 일하는 날은 마치 휴가를 즐기듯이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집에서 일하는 날이 일이 없다거나 강도가 적다는 뜻이 아니고요 환경이 회사 사무실에서 일할 때보다는 조금더 편안하다는 것이죠. 옷도 평상복 차림이고요 아침에 라떼를 한잔 마시고 쿠키를 먹으며 미팅과 컴퓨터 작업을 하지요.

제가 우리 집에서 가장 사랑하는 공간은 Porch인데요 저희 집에 와 본 사람들은 이 공간을 가장 좋아하곤 하구요 이 공간은 옆의 3면과 바닥이 스크린으로 가려져 있어서 벌레가 들어오지 않는 반면 자연의 소리와 바람은 그대로 느낄 수 있어요. 이 공간에 있으면 우리 고양이 모나가 제 곁을 지키곤 합니다. 밖에 나가지 못하는 모나에게는 이 곳에서 바라보는 바깥 풍경과 나타났다 사라지는 다양한 동물친구들 – 칩멍크, 토끼, 새, 칠면조 등등 – 이 마냥 신기할 따름이죠.

오늘은 조금 어린이와 같은 마음이 되어 제가 이번 주에 읽은 책을 나눠 보려고 합니다. 사실 분량도 얼마 되지 않고 특별히 읽어야 할 가치를 느끼지 못해서 책꽂이에 그냥 방치되어 있던 책이었는데요 하도 유명한 책이다 보니 다시 꺼내어 읽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의 가치에 눈을 뜨게 된 것 같아서 기쁜 마음과 벅찬 마음을 가지고 이 책에 대해 독후감과 함께 제가 조사한 내용들, 그리고 생각을 나눠 보려고 합니다. 오늘 책은

어린 왕자

입니다. 프랑스의 생텍쥐페리 (Antoine de Saint-Exupery, 1900-1944, 44세)가 실종되기 이년 전인 1942년에 뉴욕에서 쓰고 일년 후 그러니까 비행기 사고로 실종되기 일년 전인 1943년에 영어와 프랑스로 출간한 책이 이 책입니다.

어린왕자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작가 소개를 좀 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텍쥐페리는 귀족 가문 출신이었지만 4살 때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게 되면서 몰락한 귀족 가문의 어려움을 겪으며 자라게 됩니다. 생텍쥐페리는 위로 누나 3명이 있고 아래로 남동생이 있었는데 남동생은 15살 때 병으로 죽게 됩니다. 그 죽는 모습이 마치 서서히 나무가 쓰러지는 것 같았다고 하고요. 이 모습은 어린 왕자가 나중에 뱀에 물려 쓰러지는 장면에서 묘사됩니다. 동생이 죽은 후 집안의 유일한 아들이 된 생텍쥐페리는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생활 전선에 뛰어 들게 되죠. 원래는 해군 시험을 보았지만 낙방하고 어렸을 때부터 비행술을 배워서 공군 조종사가 됩니다. 생텍쥐페리는 비행기 조종사로 있으면서 처음에는 우편물 수송기를 몰고 아프리카, 유럽, 남아메리카 등지를 돌다가 이후에는 프랑스 공군 조종사로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되는데요 1940년에 프랑스 괴뢰정부가 세워지면서 그는 미국으로 가게 됩니다. 31세 때에는 미망인인 과테말라 여성 아내를 만나 결혼을 하게 되는데요. 두사람 모두 외도를 하는 특이한 결혼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순간에는 또 함께 했다고 해요. 생텍쥐페리는 비행기를 운전하면서 책을 읽거나 글을 썼다고 하고요 착륙을 해서도 책을 다 읽을 때까지 기다렸다고 할 정도로 책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많은 사람들이 나오는데요 이 사람들은 그가 전세계를 비행기로 다니고 직업을 여러번 바꾸며 일하면서 만났던 사람들의 면면이라고 합니다. 비행기 사고도 많이 겪었는데 특히 1937년에 리비아 사막에 불시착해서 거의 죽을 뻔했는데 현지인의 도움으로 물을 먹고 살아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나 그 후유증으로 몸이 좋지 않았다고 하고요. 1942년에 드골이 임시정부를 만든 후 생텍쥐페리를 프랑스 괴뢰정부의 부역자로 공공연히 말해서 매우 스트레스를 받았고 술에 쩔어 살았다고 합니다. 사실 생텍쥐페리는 괴뢰정부를 공격했는데도 말이죠. 그의 나이 40대는 본래 비행사가 될 수 없는 나이였지만 그는 비행을 하게 해 달라고 졸라서 결국 아이젠하워 장군의 승낙을 받게 되고 대신 5번만 비행하라고 했지만 9번째 비행이 있었던 1944년 7월 31일에 실종이 되게 됩니다.

생텍쥐페리의 이야기를 이렇게 길게 한 이유는 어린왕자의 화자가 바로 생텍쥐페리이고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비행기 추락사고가 아마도 리비아 사막에 떨어져 4일간 죽을뻔하고 현지인의 도움으로 물을 마시고 살아난 것 그리고 남동생의 죽음, 아내와의 결혼 생활, 사회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어린 왕자는 B-612라는 혹성 (astroid)에 사는 소년입니다. 그 혹성은 아주 작고 두개의 활화산과 한개의 사화산이 있었는데 어린 왕자는 이 화산을 매일 솔로 깨끗이 청소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장미 씨앗이 혹성에 날아와 살게 되는데 어린 왕자는 이 장미를 정성껏 키우게 되죠. 하지만 장미는 꽤 까다롭고 요구가 많아서 결국 어린 왕자는 이 곳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어린 왕자가 떠나기로 한 걸 안 장미는 갑자기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아쉬워 하고요 하지만 어서 떠나라고 합니다.

어린 왕자는 6개의 작은 별을 방문해서 왕, 허풍쟁이, 술꾼, 지리학자, 전등 끄는 사람, 전철수 등을 만나게 되는데요 왕, 허풍쟁이, 술꾼, 지리학자는 자기만 알고 세상과 관계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지리학자를 통해서 지구에 가면 20억명의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듣게 되고 그래서 그는 7번째 별인 지구로 향하게 되죠.

지구에 간 곳은 사막이었습니다. 어린 왕자가 가장 처음 만난 건 뱀이었습니다. 뱀은 그에게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과 함께 언제든지 자신이 돌아온 곳으로 돌아가게 해 줄 수 있다고 하죠. 그리고 여우를 만나게 되는데 여우는 어린 왕자에게 ‘길들여지는 것 (관계)’가 중요하다는 얘기를 해 줍니다. 그리고 화자인 비행 조종사를 만나게 되는데 그 조종사는 사막에 불시착해서 비행기를 고치는 중이었죠. 이 조종사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게 되고 목이 말라진 두사람은 사막을 걸어서 마침내 우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조종사에게 부탁을 해서 우물의 물을 마시게 되죠.

이러한 일련의 일이 있던 중 어린 왕자가 B-612를 떠난 지 일년이 다가오게 됩니다. 어린 왕자는 뱀을 찾아가 별로 돌아가게 해 줄 것을 요구하고 어린 왕자는 뱀에 물려 나무가 쓰러지듯 서서히 쓰러지게 됩니다.

어린 왕자를 어릴 때에도 본 적이 있는데요 전 당시 보아뱀 그림을 보고 이상한 책이라고 생각해서 더 이상 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읽어보니 이상한 책이라기 보다는 진리를 담고 있는 책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실존주의 철학자인 하이데거가 특히 좋아했다고 하고요. 사르트르도 인용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본래 생텍쥐페리는 미국에 오기 전부터 이미 작가로 잘 알려진 사람이었는데요 뉴욕에 갔을 때 동화를 써보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을 받고 어른들을 위한 동화인 어린 왕자를 쓰게 됩니다. 이 그림도 생텍쥐페리가 그린 것이죠.

어린 왕자는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에게 정말 좋은 교훈을 주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에서 얘기한 것 중에서 전 두가지가 가장 와닿았는데요 하나는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길들여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우리가 보는 현상에 따라서만 산다면 돈을 벌고 겉으로 멋지고 부러울만한 모습으로 사는 것 그런 것이 세상에서는 중요하겠지만 결국 인생의 실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렇게 겉으로 드러나고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감추어진 것을 발견하고 찾아내는 것이라는 것이죠. 자신만의 내면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길들여지는 것” 즉 다른 사람들과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길들여지기 위해서는 인내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여기에 나오는 여우는 교수를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여우는 가르쳐 주지만 어린 왕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합니다. 결국 직접적인 도움은 뱀이 주게 되죠.

또 하나 생텍쥐페리의 삶을 보면서 제가 좀 깨달았다고 해야 할까요? 배운 점이 있어요 그건 뭐냐면 생텍쥐페리가 비행을 하면서 책을 읽고 글을 썼다는 사실이에요. 이게 가능하다는 거죠. 인생을 단지 이분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에 대한 생각도 했어요. 만약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를 나중에 쓸 생각으로 미뤄 놓았다면 우리는 영영 이 책을 볼 수 없었겠죠. 물론 생텍쥐페리의 다른 책들도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인간의 대지’라는 책은 꼭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아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송태효 교수님의 논문 “실존주의적 직업관 이해”라는 제목의 자료를 링크합니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다양한 주제들과 배경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어린 왕자를 읽고 생텍쥐페리의 저서를 전작주의로 읽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쉽게도 한국어 번역서는 그리 많지 않군요. 영어 번역본을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보스턴 시인 (1) 엄마 소풍 오시는 날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이제 곧 8월이 되겠군요. 8월은 저의 어머니께서 하늘 나라로 가신 날입니다. 벌써 8년이 되어 가네요. 올해에도 동생들과 함께 추모예배를 드릴텐데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군요. 얼마 전에 ‘천국보다 아름다운’이라는 드라마를 봤는데요 이 드라마에서 손석구 배우가 연기한 남편은 천국의 우편배달부였죠.

저도 우리 어머니께서 하늘나라에서 잠시나마 휴가를 나와 우리와 소풍을 가는 걸 상상해 봤어요. 그래서 졸작이지만 시같은 느낌을 내 봅니다.

엄마 소풍 오시는 날

  • 엄마 소풍 오시는 날
  • 식초밥
  • 달걀, 단무지
  • 시금치 돌돌말아
  • 맛있는 엄마 김밥
  • 엄마 소풍 오시는 날
  • 새벽별
  • 예쁜 치마
  • 하얀 셔츠
  • 화사한 스카프
  • 엄마 소풍 오시는 날
  • 아침 햇살
  • 정다운 엄마 미소
  • 사느라 지친 우리들 보러
  • 엄마 소풍 오시는 날
  • 구름 벅찬 가슴
  • 파아란 하늘 소식
  • 한아름 안고
  • 빛바랜 사진 속 우리 엄마
  • 우리 향해 활짝 웃고 계신다
  • 엄마 보고 싶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

BOSTONIAN (59) 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 – 영화 “쇼생크에서의 구원 (쇼생크탈출)”에 대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이 곳 보스턴도 7월 중순부터는 본격적인 휴가 기간이 시작됩니다. 벌써 휴가를 다녀온 사람들도 있구요 8월에 여름휴가를 계획하는 동료들도 많이 있습니다. 전에 글을 썼는지 모르지만 저는 올해 4월말부터 새로운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는데요 아직 고작 3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직장에서 사귀고 알게 된 새로운 동료들을 만나며 그 전에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인생을 느끼고 매일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금 직장은 예전에 다니던 직장보다는 좀 규모는 작지만 그렇다고 임직원들의 능력과 역량은 탁월하다고 느낍니다. 사람을 뽑을 때 매우 신중하게 선택한다는 느낌을 받았고요 저를 선택해 준 동료들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다들 여전히 저를 지지해 주고요 만나면 항상 농담도 하고 함께 웃으며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터라는 느낌보다는 과학을 매개로 한 어떤 다인종 공동체에 들어온 느낌이 드는 희한한 현상을 만끽하고 있어요. 저희 회사는 창업자들이 인도인 이민자들이어서 그런지 인도인들이 많은데요. 그 전에도 인도인들과 일해 본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다양한 (?) 인도인들을 만난 적은 거의 처음인 것 같아요. 정말 다양한 재능을 가진 다양한 인도인들을 만나면서 매주 신기해 하고 있는 중입니다.

얘기가 길어졌네요. 각설하고 이번 주에는 갑자기 영화 생각이 들어서 예전에 봤던 영화 “쇼생크탈출 (Shawshank Redemption)”이라는 오래된 영화에 대해서 얘기를 좀 해 보려고 합니다. 쇼생크탈출은 1994년 그러니까 지금으로 부터 무려 31년전에 개봉된 아주 오래된 영화에요. 제가 이 영화를 보고 나서 그 느낌이 정말 강렬해서 그랬는지 지금까지도 이 영화에 대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군요.

쇼생크탈출은 Stephen King의 소설 “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이라는 중편소설 (Novella)을 각색한 영화입니다.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이 소설을 원서로 읽고 있는데요 쉽지는 않지만 영화와 또다른 세밀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배경은 2차대전이 끝난지 몇년 되지 않은 1947년에 Andy Dusfresne이 Shawshank 감옥에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어 1966년까지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사실 이 시대에 살지 않았기 때문에 그 당시 분위기를 알 수 없죠. 우리로 치자면 ‘응답하라 1988’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영화에서는 1947년에 인기있던 배우들이 많이 나옵니다. 특히 여배우 Marilyn Monroe나 Rita Hayworth와 같은 배우들의 이야기가 등장하죠. 소설의 제목도 그래서 Rita Hayworth and Shawshank Redemption입니다. Andy Dufresne는 30대의 아주 잘 나가는 은행원 간부였는데 그의 미모의 아내가 골프 선생과 바람을 피우는 것을 알게 되고 술이 잔뜩 취한 어느날 밤 아내와 골프 선생이 살해 당하게 되면서 주인공인 Andy는 살해 용의자로 재판을 받아 Shawshank 감옥으로 오게 됩니다. 이 감옥은 가상의 감옥이긴 하지만 미국 Maine 주에 위치한 것으로 나옵니다. 소설가 Stephen King이 Maine 주 출신이기 때문이죠.

처음에 Andy는 아주 어려움에 처하게 되죠. 하지만 교도소장의 세금문제를 해결해 주게 되고 교도관들의 세금이라든가 재산 문제에도 도움을 주기 시작하면서 Andy의 교도소 생활이 순조롭게 되는 것 같게 됩니다. Andy에게는 필요한 물건을 구해주고 돈을 받는 교도소 동료가 나오는데요. Morgan Freeman이 연기한 Elis Boyd Redding입니다.

이렇게 어느 정도 교도소에 적응하게 될 무렵 절도를 하다가 잡혀온 젊은 죄수 Tommy Williams (Gil Bellows 분)이 들어오게 됩니다. Tommy는 결혼한 처지여서 교도소에서도 공부를 하기 원하고 Andy는 Tommy의 고등학교 검정시험을 준비하는 것을 도와주게 됩니다.

그러다가 Tommy로 부터 자신의 아내를 죽인 진범을 다른 교도소에서 만난 얘기를 듣게 되죠. 이 사실을 알게된 Andy는 교도소장에게 이 사실을 얘기하며 재심을 받고자 하지만 이미 자신의 세금탈루 등 비밀을 알고 있는 Andy가 풀리는 것을 꺼려한 교도소장의 계략에 의해 Andy의 재심은 무산되고 Tommy는 이 과정에서 죽게 됩니다.

Andy의 동료 중 도서관 사서를 하며 평생 감옥에서 있는 죄수 Brooks를 알게 되는데 그가 어느날 흉기를 가지고 큰 문제를 일으키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 사건의 발단은 Brooks가 감옥에서 사면되게 되었는데 세상에 나가는 것이 두려워진 Brooks가 문제를 일으키게 된 것이죠. 결국 Brooks는 사면이 되어 감옥에서 나가게 되지만 결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느날 자살을 하게 됩니다.

그러던 중 어느날 아침 점호시간에 Andy가 모습을 나타내지 않게 되고 그 날 Andy의 교도소 방에서 Rita Hayworth의 사진 뒤로 감춰진 커다란 통로가 발견되죠. 하지만 이미 Andy는 탈출을 하고 교도소장의 비리서류를 언론사에 보낸 상태여서 교도소장은 결국 자살로 마감하게 됩니다. Andy가 탈출을 하기 전에 친구인 Elis에게 Texas에 가서 편지를 찾으라는 얘기를 하는데 Andy가 탈출하고 얼마 후 Elis도 사면을 받게되어 세상으로 나옵니다.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Elis도 어렵다는 생각에 Brooks가 죽었던 곳에 도달하게 되고 그러나 Andy의 말이 떠올라 Texas에 가서 Andy의 편지와 돈을 발견하게 되고 거기에 있는 멕시코의 주소로 가서 Andy와 재회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영화에서 얘기하는 것은 어떻게 사느냐? 희망에 대한 문제가 아닐까하고 생각하는데요. 다음과 같은 대사가 나옵니다.

Hope is a good thing. Maybe the best of things, and no good thing ever dies. (희망은 좋은거야. 아마 가장 좋은 것이겠지. 좋은 건 결코 사라지지 않아.)

Get busy living, or get busy dying. (바쁘게 사느냐 아니면 서둘러 죽느냐)

이 영화는 실제로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어요. 투자금의 두배 정도되는 매출을 얻어서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긴 수준이었다고 하죠. 그리고 상도 하나도 타지 못한 무관의 제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제일 좋아하는 영화 1, 2위에 나오는 영화 중 하나라고 합니다.

The Guardian: “Is ‘Shawshank Redemption‘ Really the Greatest Film Ever Made?”

짜투리 정보 중 하나는 여기에 나오는 모든 배우들이 거인들입니다. Andy Dufresne역을 한 Tim Robins는 196cm이고요 Morgan Freeman은 188cm이고요 교도소장역의 Clancy Brown은 192cm입니다. 이렇게 장신들이 연기를 하다 보니 Morgan Freeman은 상대적으로 작게 보였죠. 착시현상이라고 할까요?

[공간사회학] 쇼생크 탈출은 실화? 쇼생크 교도소 어디?…아는 만큼 보인다 – 뉴스 스페이스 7/15/2024

이 영화는 가상일까요? 실화일까요?

이 영화는 가상이지만 어떤 실화를 각색한 것입니다.

The real Shawshank Redemption – J. H. Moncrieff 1/31/2017

Andy Dufresne의 실제 모델은 Frank Freshwaters라는 사람인데요 이 사람은 1957년에 집행유예를 받았다가 1959년에 가중처벌로 20년형을 받고 오하이오 감옥에 복역하게 되었고요. 그로 부터 2년후 농촌 노동형을 하다가 도주를 해서 숨어 살게 됩니다. 그러다가 1975년 그러니까 도망친지 14년후에 West Virginia 주에 있는 Charleston에서 붙잡히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 사람이 도망자 생활을 하는 동안 너무나 성실하게 산 것이 알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주지사는 Frank Freshwaters를 오하이오 교도소로 보내는 것을 거부하게 되고 Frank는 다시 잠적하게 됩니다. 그 이후에는 Florida에서 William Harold Cox라는 이름으로 살기도 했고요. 현재는 89세로 Ohio주 Akron에서 살고 있다고 합니다. Frank Freshwaters의 별명은 The Shawshank Fugitive (쇼생크 용의자)이기도 합니다. 2015년에 호주 Melbourne에서 붙잡혀 결국 죄를 일체 자백하고 Ohio 교도소에 복역하게 되는데요 그를 아는 수많은 지인들의 투서로 그는 결국 9개월만에 가석방되어 현재까지 자유인으로 살고 있습니다. Frank는 죄를 지은 적이 있지만 충분히 좋은 사람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예로 알려져 있죠.

Frank Freshwaters – Wikipedia

쇼생크 탈출 영화와 소설을 통해서 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과연 산다는 것이 무엇일까요? 매일 챗바퀴 돌듯이 사는 것이 산다는 것은 아닐 것 같습니다. 그건 그냥 ‘Get busy dying (서둘러 죽느냐)’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고요. 그렇다고 ‘Get busy living (바쁘게 사느냐)’도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자신이 무엇을 할 것인지 알고 주체적으로 그 목표와 희망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

그것이 이 영화 쇼생크 탈출에서 얘기하는 진정한 삶의 이유가 아닐른지요?

BOOK CLUB (4)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 – 정재찬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아주 오래된 얘기이지만 저는 어렸을 때 “국어”라는 과목을 어려워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많이 안 읽어서 그런가 보다 그래서 책을 열심히 읽기도 했는데요 별 도움이 되지 못했어요. 아무래도 “주제를 찾으시요”하는 식의 국어 공부법이 저에게 잘 맞지 않은 것이 아닐까? 라고 지금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책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물론 어떤 분들은 1년에 책을 수백권씩 보시는 분들도 계신 것 같지만 저는 그렇게 다독을 하는 사람은 못되고 대신에 같은 책을 여러번 읽는 식의 “다독”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아무래도 미국에 살다보니 한국 책을 읽기에 좀 어려운 면이 있어서 그렇게 된 면도 있는 것 같아요. 보통은 소설이 저에게는 가장 잘 맞는 장르였고 철학 관련한 책들 – 철학 전문 도서는 아니구요 – 도 좋아하는데요 어렸을 때 국어를 제대로 못 배웠다는 것 때문일까요? 저는 국어국문학과에서 학부부터 다시 배워 보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국어국문학과에서 배우고 싶은 이유 중 하나는 “시”에 대한 갈증 (?) 때문이기도 한데요. 소설이나 미술, 음악에 대해서는 제가 어느 정도 이해를 하는 것 같은데 정작 “시”에 대해서만큼은 너무 어렵고 어떻게 이해를 해야할지 도무지 감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에 오늘 정재찬 교수님의 책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것들”이라는 책을 읽게 되었는데요.

Youtube를 통해서 정재찬 교수님의 강연은 몇번 들은 적이 있고 조곤조곤 시적인 표현과 좋은 시를 소개해 주시는 감동을 느끼곤 했는데요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은 도움을 받은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인생에 대한 주제들 – 밥벌이, 돌봄, 건강, 배움, 사랑, 관계, 소유 – 에 대해 좋은 시와 수필 등을 통해서 잘 설명을 해 주셨어요. 특히 좋은 시를 소개하시기 전과 후에 그 시가 의미하는 것들을 잘 소개해 주셔서 저와 같이 시에 문외한인 사람에게 왜 시를 읽고 암기해야 하는지를 잘 소개해 주신 것 같아요.

이 책 안에서 두,세개의 대중가요가 나오는데요 첫번째 것은 “엄마가 딸에게”라는 노래입니다. 양희은님이 엄마이고 악동 뮤지션의 수현님이 딸로서 노래를 하는데요. 참 눈물나는 노래입니다.

난 잠시 눈을 붙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늙어 있었고 넌 항상 어린 아이일 줄만 알았는데 벌써 어른이 다 되었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너에게 해줄 말이 없지만 네가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하는 마음에 내 가슴 속을 뒤져 할 말을 찾지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난 한참 세상 살았는 줄만 알았는데 아직 열다섯이고 난 항상 예쁜 딸로 머물고 싶었지만 이미 미운 털이 박혔고 난 삶에 대해 아직도 잘 모르기에 알고픈 일들 정말 많지만 엄만 또 늘 같은 말만 되풀이하며 내 마음의 문을 더 굳게 닫지 공부해라 그게 중요한 건 나도 알아 성실해라 나도 애쓰고 있잖아요 사랑해라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 나의 삶을 살게 해줘! 왜 엄만 내 마음도 모른 채 매일 똑같은 잔소리로 또 자꾸만 보채? 난 지금 차가운 새장 속에 갇혀 살아갈 새처럼 답답해 원망하려는 말만 계속해 제발 나를 내버려두라고! 왜 애처럼 보냐고? 내 얘길 들어보라고! 나도 마음이 많이 아퍼 힘들어하고 있다고 아무리 노력해봐도 난 엄마의 눈엔 그저 철없는 딸인 거냐고? 나를 혼자 있게 놔둬! 공부해라 아냐 그건 너무 교과서야 성실해라 나도 그러지 못했잖아 사랑해라 아냐 그건 너무 어려워 너의 삶을 살아라! 내가 좀 더 좋은 엄마가 되지 못했던 걸 용서해줄 수 있겠니? 넌 나보다는 좋은 엄마가 되겠다고 약속해주겠니? 랄 라랄 라랄 라랄 라랄 라랄 라라 라랄 라라 라랄라 엄마, 나를 좀 믿어줘요! 어려운 말이 아닌 따스한 손을 내밀어줘요! 날 걱정해주는 엄마의 말들이 무겁게 느껴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게 무섭게 느껴져 왜 몰래 눈물을 훔쳐요? 조용히 가슴을 쳐요? 엄마의 걱정보다 난 더 잘 해낼 수 있어요! 그 무엇을 해내든 언제나 난 엄마의 딸로 다 버텨내고 살아갈 테니 걱정하지 마요! 말하지 않아도 난 알고 있다고 엄만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단 걸! 그래서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엄마처럼 좋은 엄마 되는 게 내 꿈이란 거! 말하지 않아도 다 알고 있다고 엄만 그 누구보다 나를 사랑한단 걸! 그래서 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는 게 바로 내 꿈이란 거!

엄마은 나이만 들었다 뿐이지 인생에 대해 모르는게 여전히 많고 딸은 몸만 컸을 뿐이지 아직 이룬 것도 없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아직도 길을 찾아가는 여정이어서 어려운데 좀 엄마가 잔소리를 하시니 힘들고…

이런 마음을 잘 나타낸 것 같습니다. 노래는 운율이 있는 시라고 하잖아요?

그리고 이문세님의 옛사랑이라는 노래를 소개해 주셨어요.

그리고 송창식님의 “귀촉도”라는 노래의 가사를 미당 서정주님으로 받은 얘기는 참 감동적이었습니다. 무명의 송창식이라는 젊은 가수가 시를 주지 않기로 유명한 미당 서정주 시인에게 가사를 받고 작곡을 만들었다는 얘기인데 참 대단합니다.

이번 기회에 시에 대해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한국에 가게 되면 시집을 몇권 사와야 겠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62) 심혜경님 –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7월 중순의 뉴잉글랜드의 여름은 적당히 덥고 또 적당히 건조한 그런 때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집에서 재택근무하는 날이어서 Porch에 앉아서 일을 하고 있는데 곤충들의 소리, 자동차 소리, 오토바이 소리 등이 어우러져 있고 제 곁에는 우리 사랑하는 고양이가 제 곁에서 편안하게 세상 밖을 구경하며 즐기고 있습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라는 글을 연재하면서 제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나는 누구일까?”를 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제가 부러워 하는 어떤 분들은 결국 제가 되고자 하는 혹은 되려고 하는 어떤 사람을 먼저 한 분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죠. 그래서 부러우면 지는거다 의 글이 저에게는 나름 삶의 희망이자, 촉매제이고 또 한편으로는 도전을 유발하는 촉진제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 나누고 싶은 분은 67세의 심혜경님입니다. 심혜경님은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라는 책을 쓰신 작가이시기도 한데요. 본래 직업은 도서관 사서이셨습니다.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를 전공하고 평생을 중앙도서관 사서로 일을 하시면서 새로 들어오는 책을 매일 읽을 수 있다는 즐거움으로 사셨다고 하는데요. 심혜경님은 50대 초반에 새로운 결심을 하시게 됩니다.

바로 방송통신대학교에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이었죠. 지금까지 영어, 중국어, 일본어, 프랑스어를 배우셨다고 합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작가 ① – 조선일보 Top Class 2022년 12월호

할머니가 가진 스테레오타입을 가볍게 뛰어넘으며 스스로를 ‘공부하는 할머니’라 칭하는 심혜경 작가는 위트 있고 동시에 박식했다. 그는 27년 동안 서울시 공공도서관 사서로 일했고 방송통신대학교를 다니며 영어영문학, 중어중문학, 일본학, 프랑스언어문화학을 공부했다. 동시에 태극권과 뜨개질, 클래식 기타와 피아노, 다도, 수채화도 배웠다. 지금은 13년 차 번역가이자 공저를 포함해 네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공부는 ‘뜨겁게 불타올라 빠르게 연소시켜야 할 무언가’가 아니라 현재에 갇히지 않고 새로운 생각이 자라도록 물을 주는 일이다. 그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카페’와 ‘공부’와 ‘할머니’의 개념이 모두 담을 넘어 확장되는 기분이었다. 이 셋은 모두 ‘무엇이든 될 수 있다’는 점이 비슷했고, 심혜경 작가는 바로 그 사례였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심혜경 작가 ② – 조선일보 Top Class 2022년 12월호

매번 새로운 책을 읽으니까요. 매일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느낌이에요(웃음). 일을 쉬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해본 것처럼 책을 그만 읽고 싶다는 생각도 한 번도 안 해봤어요

역시 심혜경님은 꾸준한 공부와 독서를 통해서 본인의 삶을 보다 더 윤택하고 활력하고 유쾌하게 만들어 나가고 계신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심혜경님에 대한 다른 기사도 있습니다.

[단상]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 한국일보 04/10/2023

지루한 시간을 덜어내려고 인생에 끌어들였던 공부가 어느새 취미가 되어 버렸다.

로마의 정치가 카토는 여든의 나이에 그리스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예순을 넘긴 나이에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 또 아흔 살의 나이로 생을 마친 미켈란젤로의 좌우명은 “나는 아직도 공부한다.”였다고 한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을 하면서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나이에 대한 의무감과 선입견이 많다.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공부의 목적을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 두고 즐긴다면, 부담을 내려놓고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다.

“꿈을 밀고 가는 힘은 이성이 아니라 희망이며, 두뇌가 아니라 심장이다. 우리에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 그 가능성을 스스로 믿는 만큼 성공하고 행복해지는 것이다.” (도스토옙스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그녀는 예뻤다 – 10/19/2022 50플러스재단

스스로 학구파 아닌 학교파(공부가 아니라 학교 가는 것을 즐긴다는 의미)라고 하는 그녀는 졸업한 지 오래라 대학원 입학에 도움(석사 학위 취득 때 영어 성적 필요)이 될까 싶어 들어간 방송대(한국방송통신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후 대학원을 마치고 다시 방송대 중어중문학과, 일본학과, 프랑스언어문화학과를 각 3학년에 편입하여 세 개의 학위를 더 받았다. 40여 년 전 학위까지 총 다섯 개다.

토크 말미에 그녀는 필즈상 수상자 허준이 교수의 서울대 졸업 연설 중 일부를 들려주었다.

“취업 준비, 결혼 준비, 육아, 교육, 승진, 은퇴, 노후 준비를 거쳐 어디 병원 그럴듯한 1인실에서 사망하기 위한 준비에 산만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무례와 혐오와 경쟁과 분열과 비교와 나태와 허무의 달콤함에 길들지 않길, 의미와 무의미의 온갖 폭력을 이겨내고 하루하루를 온전히 경험하길, 그 끝에서 오래 기다리고 있는 낯선 나를 아무 아쉬움 없이 맞이하게 되길 바랍니다.”

허준이 교수님의 서울대 졸업생을 위한 연설문은 저에게도 마치 저의 회사원으로서의 삶의 졸업을 위한 축사처럼 느껴지기도 하는군요. 하루 하루를 온전히 경험한다는 것… 이걸 항상 기억하며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난 카페서 공부하는 할머니”…방송대 4개 학사 따고 번역가로 제2인생 – 동아일보 02/23/2022

그는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침에 남편과 아이들이 밖으로 나가면 하루 내내 집에 사람이 없지만 은퇴한 난 카페로 출근한다”며 “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카공족’이 바로 나”라고 웃었다. 그는 볕이 잘 드는 카페 창가에 앉아 매일 3, 4시간씩 공부를 하거나 번역 업무를 한다. “매일 어느 카페에 갈 지를 고른 뒤 외출복으로 갈아입고 집을 나서요. ‘집순이’에서 출근하는 직장인으로 나를 전환하는 거죠. 경복궁역 근처 프랜차이즈 카페 의자, 동네 개인 카페의 창가 자리, 서울 종로구 서촌의 골목길에 있는 한옥 카페 구석이 제 방입니다.”

그는 은퇴 전부터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번역가 양성 학원도 다녔다. 번역을 배우면 원서를 직접 읽을 정도로 외국어 능력이 오르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취미라고 생각했지만 수업은 한번도 빠지지 않고 꼬박꼬박 참석했다. 그러다 우연히 번역 업무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조금씩 번역 일감을 받다간 사서 은퇴 후엔 출판 번역가로 산다. 이젠 강연회에도 불려갈 정도로 번역가로 커리어를 쌓았다.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하는 번역가 양성학원에 다니셨다고 하는데요 원서를 직접 읽고 싶어서 시작했던 공부가 결국 은퇴 이후 번역가로 사는 인생 2막의 부캐가 되셨네요. 끊임없이 공부하고 호기심을 갖고 부딪히며 움직이는 것이 결국 심혜경님의 60대의 인생에서 활기를 갖게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시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BIOTECH (186) 신라젠의 파이프라인 다각화

(사진: 박상근 신라젠 전무 R&D 부문장)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한국 바이오에 대한 글을 쓴지 좀 지난 것 같네요. 사실 수년간 신라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는데요 작년에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의 김석관님이 신라젠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신 것이 있어서 이것을 함께 읽어 나가면서 생각을 좀 해 보려고 합니다. 논문 전문은 아래에 링크했습니다.

신라젠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글들이 있지만 이 논문을 읽는 자체로 어느 정도 정리는 될 것 같습니다.

신라젠이 주력으로 하던 펙사벡이 간암 임상3상에서 실패한 2019년 이후 6년이 지났습니다.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이 배임, 횡령 혐의로 구류된 상태인데요 그 이후에 경영진의 교체가 있었습니다.

엠투엔바이오가 신라젠을 인수하고 최대주주로 등극하면서 2021년 10월에 새로운 경영진을 발표했고요. 이 때 엠투엔바이오 대표이사였던 박상근 전무님이 R&D 부문장으로 취임하면서 현재까지 신라젠의 파이프라인 확대와 펙사벡 임상 확대 및 BAL0891 등의 개발을 이끌고 있습니다.

펙사벡 원툴(One tool)? 신라젠, 파이프라인 다각화로 ‘새로운 도약’ 나선다 – 팜뉴스 12/14/2022

상폐위기 맞았던 ‘신라젠’…바이오 대장주 다시 꿰찰까 – 비즈워치 05/12/2025

신라젠은 우성제약 합병을 통한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R&D 영역에서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과거에는 항암 신약 ‘펙사벡’을 간암치료제로 개발하는데 역량을 쏟았지만 미국 임상3상에 실패하며 좌절을 겪은 후 현재는 신장암, 흑색종, 전립선암 등 적응증(치료범위) 개발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R&D 활동이 활발한 건 외부에서 도입한 파이프라인인 ‘BAL0891’이다. BAL0891은 신라젠이 지난 2022년 스위스의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했던 약물이다. 신라젠은 BAL0891의 권리를 온전히 확보하기 위해 최근 BAL0891의 원개발사인 네덜란드의 크로스파이어로부터 특허 및 권리를 약 35억원에 일괄 인수했다. 이에 따라 바실리아에 최대 3000억원에 달하는 마일스톤 지급 의무에서도 벗어나게 됐다. 

신라젠의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꼽히는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 시리즈’는 항암 바이러스의 정맥 투여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후보물질로, 전임상을 마치고 임상1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신라젠이 펙사젠의 간암 임상 3상 실패와 함께 어려운 시기를 보냈지만 다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신라젠의 도약을 기대합니다.

BIOTECH (185) EsoBiotec – In Vivo CAR-T acquired by AstraZeneca

(Photo: Jean-Pierre Latere, CEO of Esobiotec. Image C/O Esobiotec website)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암치료제를 개발하는 많은 회사들은 CAR-T 치료제의 가능성을 잘 알고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이미 환자의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Autologous CAR-T 치료제는 여러개가 승인이 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Off-the-shelf CAR-T 치료제는 승인된 예가 없지요. 오늘 소개하려는 회사도 이러한 In Vivo CAR-T 치료제 개발 회사 중의 하나입니다.

2021년에 창립한 이후로 EsoBiotec이라는 회사에 대해서 그리 많지 않은 정보만이 존재했는데요 이 회사는 올해 3월에 AstraZeneca에게 인수되게 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EsoBiotec이라는 벨기에의 작은 스타트업은 아직 임상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회사였습니다.

현재 ESO-T01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었죠. Multiple Myeloma와 Autoimmune disease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인데 현재는 Multiple myeloma에 대한 임상이 진행 중인 상태였습니다.

AstraZeneca Makes Potential $1B Cell Therapy Play in EsoBiotec Buy – Biospace 03/17/2025

AstraZeneca has recently been investing heavily in the cell therapy space, including two acquisitions for TeneoTwo and Gracell Biotechnologies. AstraZeneca is fronting $425 million, with an additional $575 million on the line to acquire Belgium-based EsoBiotec and its cell therapy-focused pipeline and platform.

Monday’s acquisition, once complete, will boost AstraZeneca’s cell therapy capabilities through EsoBiotec’s ENaBL platform, which uses lentiviral vectors in an attempt to gain high cell-type specificity and avoid the body’s immune response. These vectors will deliver a genetic payload that can, in turn, reprogram immune cells, boosting their function. The potential differentiating factor for AstraZeneca in the buy is that ENaBL cell therapies can engineer a patient’s immune cells inside their bodies, without the need to harvest these cells or to subject patients through lengthy lymphodepletion procedures.

그런데 오늘 이 회사의 첫번째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가 되었습니다. 4명의 암환자에 대한 임상결과인데 2명은 완전 관해이고 나머지 2명은 부분관해라는 놀라운 결과입니다.

Cell therapy biotech shares first clinical data for in vivo CAR-T that attracted $1B AstraZeneca acquisition -FierceBiotech 07/07/2025

Lancet에 ESO-T01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현재 임상 시험은 중국 우한에 있는 한 병원에서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첫번째 환자에 대해서는 2 x 108 transduction unit을 맞추었고 Promethazine hydrochloride를 처방했는데 이 경과를 보고 Protocol을 변경하여 환자 2-4에게는 여기에 추가로 20mg의 Dexamethasone을 처방한 후 약물을 주입했습니다. 첫번째 두번째 환자는 완전관해를 얻었고 한달이 늦는 세번째와 네번째 환자는 부분관해라고 보고를 했습니다. 네명 중 세명은 Grade 3 Cytokine release syndrome의 부작용이 있었고요.

All the patients ultimately developed cytokine release syndrome, three at grade 3 and one at grade 1, and the patient with the most cancerous tissue also developed grade 1 immune effector cell-associated neurotoxicity syndrome (ICANS). Other side effects included blood toxicities like neutropenia, leukopenia and thrombocytopenia, as well as lung infections.

One patient’s cancerous lesions and malignant blood cells in the bone marrow disappeared completely by day 28 after infusion, and another’s disappeared by two months after treatment. The other two patients had partial responses, with lesions shrinking and cancer cells reduced.

Lentiviral vector에 대해 빅파마들의 관심이 있다고 하는데 저는 사실 이 설명이 맞는지 좀더 확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Lentiviral vectors like those used by EsoBiotec have sparked interest for their low toxicity and ability to infect both dividing and nondividing cells. Orchard Therapeutics’ approved metachromatic leukodystrophy therapy Libmeldy uses the vectors, as does Zynteglo, bluebird bio’s sickle cell treatment.

한편 EsoBiotec에 대한 스토리가 BioXconomy에 나와서 흥미롭게 읽어봤습니다.

From family funding to acquisition: EsoBiotec’s success story – BioXconomy 05/21/2025

Cardio3BioScience (now known as Celyad)라는 회사에서 생산과 BD를 경험한 Jean-Pierre Latere의 가족 중에 암환자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CAR-T에 대해 관심을 가졌는데 Autologous CAR-T를 개발해 보니까 그 생산의 어려움을 알게 되어 창업을 결심하게 되고 같은 Celyad의 동료였던 사람을 CSO로 고용하면서 가족들로 부터 초기 Seed Money를 얻어서 시작을 하게 됩니다.

“So, we started the company, basically and that was in January 2021. No venture capital (VC), [just] family and friends. And then I hired the first employee that was the chief scientific officer –  the most expensive, extremely good CSO,”

정부 자금과 함께 2천2백만 유로의 Series A를 하고 아주 보수적으로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생산과 임상을 중국에서 하게 된 것도 이러한 부족했던 자금력에 기인한다고 합니다.

In September 2021, the company announced €6 million pre-series A round made up of non-dilutive funding from the Walloon Government including seed investments from VC firm Thuja Capital and regional funding agencies Sambrinvest and SRIW Life Sciences.

While competitors raised hundreds of millions, EsoBiotech operated on a comparatively modest €22 million. “When you’re capital constrained, you have to be creative,” Latere explained. This constraint forced disciplined decision-making and strategic partnerships, including manufacturing collaborations in China that accelerated their timeline.

EsoBiotech의 press release를 보고 AstraZeneca에서 찾아왔다고 합니다. 그리고 Due diligence를 하면서 데이타를 보게 되었고 이것이 회사를 매입하게 된 계기가 됩니다.

EsoBiotech’s approach – delivering the same CAR-T functionality but in vivo – caught the attention of AstraZeneca following a press release. The firm reached out immediately, and after reviewing initial data, was reportedly “shocked” by what they saw.

EsoBiotec은 고형암에 In Vivo CAR-T를 적용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중입니다. 향후 좀더 많은 암환자들의 임상결과를 지켜보면서 이 분야의 새로운 치료제로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합니다.

내가 쓰는 나의 삶 (68) 제대로 나이듦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2017년에 한국방송에서 방영된 것인데 지금 봐도 좋은 것 같아서 이 곳에 링크를 남기고 시간이 날 때마다 조금씩 보며 자극을 받고자 합니다.

여기에 네분의 시니어분들이 나오시는데요. 네 분 모두 배울 점이 많지만 이 분들 중에서 가장 연장자이시면서도 계속해서 노력하시는 박경희님을 사진에 올렸습니다.

‘1박 2일’ 50년 만에 이대 졸업의 목표를 이룬 박경희 할머니의 메시지, “거북이처럼 기어도 정상에 갈 수 있더라” – 국민일보 06/26/2016

박경희 할머니는 1956년에 학교에 입학했으나 50년 만인 2005년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했다. 박 할머니는 “안녕하세요. 학교를 60년 만에 왔어요”라고 학생들에게 첫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어 “1956년 학교에 입학했지만 3학년 때 시집을 가게됐다”며 “당시에는 시집을 가면 학교에 다니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8남매 중 맏이라 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시집을 가게 됐다”며 “학업을 도중에 그만두게 된 것이 너무 아쉬워 매일 밤 시험을 보는 꿈을 꿨다”라고 사연을 전했다.

2003년 금혼 학칙이 폐지되면서 학업을 재개할 마음을 먹었다는 할머니는 “67세의 나이에 학교에 다시 돌아오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다”며 “돌아와서는 경비 아저씨가 나를 전단지 나눠주는 사람으로 알고 잡으러 다녔다”고 힘들었던 학교생활을 설명했다. 많은 고난이 있었음에도 할머니는 “죽기 전에 열 종류의 악기를 다루고 싶어 공부한 탓에 지금은 7개를 다룰 수 있다”며 “오늘 학생들에게 하고픈 얘기를 편지에 써 왔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학생들에게 “요즘 여러 고민으로 많은 학생들이 힘들어하더라, 힘들 땐 너무 애쓰지 말아라. 일부러 기를 쓰고 막 애쓰지 않아도 된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언제라도 반드시 이뤄지더라. 거북이처럼 기어도 정상에 갈 수 있다. 천천히, 두려워 말고 시작하세요. 모두 행복하시고 자기를 사랑하길 바란다”고 마지막 조언을 전했다.

나이가 들은 것이 경륜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의 시대는 AI/ML의 시대여서 모든 것이 디지털화 되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맞는 나이든 사람의 모습은 (1) 매일 배우는 사람 (2) 계속 노력하는 사람 (3) 끊임없이 세대를 떠나 소통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박경희님은 80대에 접어드시면서 7개의 악기를 배웠다고 합니다. 대단하죠? 늦은 때는 없는 법인 것 같습니다. 여기에 나오는 조재성님은 70대에 순대국밥집을 창업하시고 SNS를 통해 사이클 동호회에 가입하고 등산 동호회에 가입해서 자녀와 같은 분들로 부터 끊임없이 배워 나가는 삶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여용기님은 젊은이 스타일에 도전하는 재단사로 계속 배우고 소통하시고 계십니다.

다들 대단하신 분들이신데 언제 죽어도 괜찮다고들 하셨습니다.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사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는 거죠. 오늘도 배웁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61) 최정남님 – 실명퇴치 운동본부

안녕하세요 보스턴 임박사입니다.

부러우면 지는거다 시리즈 글을 60회까지 쓴 이후에 좀 뜸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에 61회의 주인공으로 제가 나누고자 하는 분은 최정남님입니다. 최정남님은 2004년에 희귀망막질환을 진단받으시고 본인과 같은 유전질환의 조기발견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공부를 하면서 정보를 공유하다가 이에 호응한 500여분의 분들과 함께 실명퇴치 운동본부를 설립하시고 이에 더해서 바이오텍 회사를 설립하고 연구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는 분입니다. 오늘 우연히 이 분에 대한 기사가 나서 읽게 되었는데 이 분의 인생은 본받을 점이 많다고 생각해서 나누고자 합니다.

Spark Therapeutics에서 개발한 Luxturna (voretigene neparvovec-rzyl)라고 RPE65-related retinal dystrophy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가 미국 FDA에서 2017년에 승인되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Novartis를 통해서 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최정남님의 질환은 CNGB1 mutation이어서 이 약물과는 직접적인 효과를 얻기 어렵지만 다른 환자들이 이 약물로 치료를 받을 수 있슴에도 불구하고 비용으로 인해 자신의 유전질환을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를 막기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계십니다.

최정남님은 소녀시대의 멤버인 수영님의 아버지시기도 하셔서 수영님이 이 활동에 함께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계신 것 같아요.

‘소녀시대’ 수영의 아버지, 최정남씨 실명퇴치운동 그 아름다운 동행 – 국민일보 12/07/2011

인기 걸그룹 소녀시대 ‘수영’(21·본명 최수영)씨의 아버지인 최 대표는 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대우 근무와 무역업을 하다 망막성 질환으로 진단받은 뒤 2006년부터 실명퇴치운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 해 2월 서울대 안과와 연계, ‘퇴행성 망막질환 연구회’(회장 유형곤 교수)를 창립했다. 이를 통해 국내 퇴행성 망막질환의 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망막질환만을 전문적으로 연구할 계획이다. 관련 유전자 분석과 망막세포 연구, 줄기세포 치료 연구, 유전자 치료 연구로 시각장애 치료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다. 둘째 딸인 소녀시대 수영은 물론 동료 티파니 유리 서현 등도 그의 사역을 물질 등으로 돕고 있다.

최정남님의 둘째딸인 수영님도 10년 이상 실명퇴치운동본부의 일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소녀시대 수영,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사에 투자기금 전달 – 한국경제신문 08/21/2023

21일 순천향대 부천병원에 따르면 수영은 최근 실명퇴치운동본부 회원들과 함께 조성한 환우 투자기금을 치료제 개발회사 ‘올리고앤진 파마슈티컬’에 전달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안과 박태관 교수가 설립한 이 회사는 희귀질환인 다양한 유전성 망막질환에 사용될 수 있는 범용 치료제를 개발하는 곳이다.

[Interview] Doctors said he’d go blind. So he launched a biotech startup to cure it. – Korea Biomedical Review 07/04/2025

By 2023, Choi founded Singularity Biotech with 300 million won scraped from fellow patients who “weren’t rich, but refused to wait.” The eight-person team includes scientists and one nearly blind CEO working out of a fourth-floor office near Gangnam-gu Office Station. There’s no elevator. His driver takes his arm on the stairs.

The company’s lead asset is a retinal progenitor cell therapy derived from human embryonic stem cells. These cells are extracted from retinal organoids — lab-grown, retina-like spheres developed from pluripotent stem cells — then injected into the eye to slow degeneration. Unlike gene therapy, which targets specific mutations, Choi said the organoid-derived cells work regardless of the genetic cause. They aim to stabilize photoreceptors and preserve vision.

20년의 노력, 이제 결실로…“실명 환자에게 ‘빛이 되는 치료제’ 개발 목표” – 더바이오 03/17/2025

20년 전인 2004년의 어느 날이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운전하던 중, 양쪽 눈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반대편 차선의 헤드라이트가 어색하게 보였고, 시야가 좁아지는 듯했다. 주차하다가 기둥에 차를 들이받기도 했으며, 밤 운전은 점점 더 불편해졌다. 이러한 불편함을 느끼며 동네 안과가 아닌 유명한 대형 병원을 찾았다. 2~3시간에 걸친 정밀 검사가 이어졌다. 의사는 “검사 결과가 나왔습니다”라며 진료실로 불렀다. 결과는 ‘망막색소변성증(Retinitis Pigmentosa, RP)’이라는 유전성 망막질환이었다. 사실상 ‘실명(失明) 선고’였다. 5분 만에 진단명을 듣고 멍한 채로 진료실을 나왔다.

하지만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 다시 진료실로 들어가 의사에게 원인을 물었다. 의사는 “원인을 모른다”고 답했다. 당시만 해도 망막색소변성증에 대한 정보는 매우 부족했다. 그해 유전성 망막질환 환우회인 ‘실명퇴치운동본부’에 가입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나를 포함해 이 병을 앓고 있는 환우들에게 이 질환을 알리겠다고.

최 회장은 “당시만 해도 망막색소변성증에 대한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며 “주요 포털 사이트에도 유전병이라고 설명이 돼 있다 보니, 많은 환우들 중에서도 특히 젊은 환우들에게 유전병이라는 낙인은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이게 어떤 질환이고, 왜 눈이 멀게 되는지 그 이유를 찾아내고자 했다”며 “그해 실명퇴치운동본부에 가입해 나와 비슷한 환우들을 만났는데, 대다수가 눈이 멀었고, 당시만 해도 치료 연구도 활발하지 않을 때여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나도 저렇게 눈이 머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2004년부터 망막색소변성증이라는 질환을 파고들기 시작한 최 회장은 자신과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들을 위해 미국 최신 연구 논문 등을 번역해서 읽어가며 이를 실명퇴치운동본부에 올리기 시작했다. 그는 어느덧 희귀 난치성 유전질환인 망막색소변성증의 전도사가 됐다. 자연스레 실명퇴치운동본부 학술이사를 맡게 됐고, 이후 회장으로 활동하며 이 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에도 나섰다.

최정남님이 하시는 모든 활동을 통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 저에게 큰 자극과 모범이 됩니다. 건승하시길 기대합니다.